IT유통메카 ‘용산전자상가’, ‘혁신’ 있어야 ‘미래’가 있다(23)
IT유통메카 ‘용산전자상가’, ‘혁신’ 있어야 ‘미래’가 있다(23)
  • 이광재 기자
  • 승인 2019.04.2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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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의 유통 시장을 보면 그 나라의 경제를 전망할 수 있다”

어느 경제 학자가 한 말로 한 국가의 경제지표를 자국 내 유통 시장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의 유통 시장을 대표하는 곳은 어디일까?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 시장은 대부분 서울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는 지금 현재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는 동대문 시장, 평화시장, 경동시장, 용산전자상가, 구로 공구상가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를 세계적 강국으로 만들었던 IT 산업의 유통 메카는 단연 ‘용산전자상가’다.

국제전자센터, 테크노마트와 함께 서울 3대 전자상가로 불리는 용산전자상가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1987년에 개장한 이곳은 과거 청계천 세운상가에 있던 전자상인들을 당시 용산역 서부에 있던 청과물 시장 부지로 이전시키기 위해 기존의 청과물 시장을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새롭게 조성된 일종의 계획상가라고 한다.

1990년대 용산 전자상가 전경. (사진=용산구청)
1990년대 용산 전자상가 전경. (사진=용산구청)

이후 용산전자상가는 서울의 대표적인 전자상가로 자리매김하며 컴퓨터 하드웨어, 주변기기, 게임 소프트 등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성지나 마찬가지로 여겨졌다.

용산전자상가에게도 왕년에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처럼 정보가 많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 당연하던 시대에는 전자기계를 사고자 하는 이들이 너나할 것 없이 용산전자상가부터 찾는 덕분에 1980~1990년대에는 최고 인기를 자랑했었다. 특히 상점이 몰려있어 직접 효과가 크고 여러 군데를 돌아보며 비교해볼 수 있는 것은 용산전자상가의 장점으로 손꼽혔다.

용산전자상가 모습 (사진= 다음 로드뷰)
용산전자상가 모습 (사진= 다음 로드뷰)

용산전자상가는 용산전자랜드, 선인상가, 나진상가, 원효전자상가, 관광터미날상가, 서울전자상가 등 대형상가를 포함하는 4000여개의 매장이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전자 유통단지다.

용산전자상가는 1990년 말까지만 해도 컴퓨터·전자제품 유통 1번지였다. 하지만 IMF 사태 이후 인터넷 쇼핑 시대가 열리면서 옛 명성을 점점 잃어가더니 현재는 유통상가로써 명맥만을 유지할 뿐 과거의 명성에 맞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9년 용산전자랜드 전경 (사진=컴퓨터타임즈)
2009년 용산전자랜드 전경 (사진=컴퓨터타임즈)

2018년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의 매장 수는 약 4000개, 공실률은 지난해 6월 기준 약 20%에 달한다. 매출 규모는 과거 1990년대 연간 10조원에 이르던 게 현재 5~6조로 줄어들어 과거 대비 약 5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인들은 이처럼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매출이 줄어든 또 다른 이유로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은 점을 꼽았다. 지하철역에서 거리가 멀고 오가는 버스도 너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해 용산전자상가는 날개를 달고 다시 날아가기 위한 ‘변화’의 시동을 걸었다.

서울시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살아있는 역사인 용산전자상가를 다시 살려보고자 도시재생사업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의 기존 잠재력에 4차산업의 경쟁력을 융합한 '디지털 메이커시티' 및 'Y밸리' 조성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의 기존 잠재력에 4차산업의 경쟁력을 융합한 '디지털 메이커시티' 및 'Y밸리' 조성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현재 시설 노후화와 소비시장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용산전자상가가 수십 년 간 축적된 산업 생태계와 상인들의 경험이 살아있다고 판단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새로운 산업 기능과 첨단 제조업의 인프라 구축을 더해 대한민국의 산업 혁신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용산전자상가의 인기를 직접 겪었던 상인들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예전의 인기가 다시 살아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관련 업계 종사자 및 학계, 그리거 언론계는 회의적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정부 지원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용산전자상가에서 일하는 상인 및 상가 소유주들의 마음가짐이 바뀌지 않는 한 개선의 여지는 어렵다는 것이다.

2008년 용산전자상가(위)와 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선 2018년 9월 모습 (출처=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641576&memberNo=19850389)
2008년 용산전자상가(위)와 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선 2018년 9월 모습 (출처=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641576&memberNo=19850389)

실제 상가 소유주의 경우 터미널상가가 없어지고 호텔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좋은 가격에 상가를 매각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또 ‘용팔이(용산+팔이)’라는 별로 좋지 않은 이미지가 지금도 소객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동종 업계 상인들기로 서로 헐뜯는 것도 비일비재한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일부 고객들의 이야기다.

더불어 현 4차산업혁명 시대에 있어 각 상가들의 대표가 모여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용산전자상가를 주요 취재처로 삼고 있는 기자들도 상가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하는 상황이다. 물론 걱정이 앞서기 때문에 안따까움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대한민국 IT유통 메카’ 용산전자상가. 이 지역이 발전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상인 및 상가 관련자들이 모두 현 시장의 트렌드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고객 응대 및 고객 유치 환경 조성, 상가 환경 리빌딩 등이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혁신’이 매우 즁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용산존자상가가 다시한번 기지개를 펴기를 희망해 본다. [파이낸셜신문=이광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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