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 120년⑨] 해방후 금융기관 단기업무 치중...중앙은행인 조선은행 ‘신용통제력’ 결여
[한국금융 120년⑨] 해방후 금융기관 단기업무 치중...중앙은행인 조선은행 ‘신용통제력’ 결여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9.04.22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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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후 우리나라의 금융경제는 그간 일본의 식민지 정책과 군수동원체제로 인해 경제상황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더구나 8.15 해방으로부터 2개월간은 무정부 상태와 다름이 없었다. 1948년 8월 정부수립전에는 미군정청의 주도로 기본 행정력 확보 및 단기적인 시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해방후 1,2차에 걸친 금리개정 그리고 무진·신탁회사 보통은행 전환, 외국무역 정상화를 위한 조선환금은행이 설립됐다.

78년 재무부가 발행한 한국금융 30년사에 따르면, 1947년말 금융기관 체계는 다음과 같다.

먼저 조선은행은 은행권 발행, 재할인, 국고업무 등 중앙은행으로서의 기능을 일부 수행하면서 타금융기관과 경쟁적으로 일반은행업무를 취급했으며, 통화가치의 안정을 위한 통화신용의 조절권한은 부여 받지 못했다.

조선식산은행은 기채(起債)시장의 상실과 국내 인플레이션 격화 등으로 경영난에 빠져 장기산업금융활동이 극히 부진했으나 조선은행차입 및 ECA대충자금 등을 재원으로 한 융자실시로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명맥을 유지했다.

일반은행은 모두 5개 은행으로 조선상업은행과 조흥은행은 상업금융에, 조선상호은행과 조선신탁은행은 중소기업금융에 치중했다. 그리고 조선저축은행은 저축 및 서민금융에 주안점을 두었으나 사실상 모두 비슷하여 단기상업금융에 치중했다.

이들 일반은행은 1950년 4~6월에 그 명칭을 변경했는데 조선상업은행은 한국상업은행으로, 조선신탁은행은 한국신탁은행으로, 조선저축은행은 한국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얶다. 그리고 조선상호은행은 상호은행으로 개칭후에 다시 한국상공은행으로 각각 이름을 바꾸었다.

남북이 갈라짐에 따라 조선을 상호로 사용하던 이름에서 조선을 빼고 그 자리에 한국을 넣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행됐다.

한편, 미군정청 직할기관으로 외국환 업무를 점담하던 조선환금은행은 1948년 9월 우리나라 정부에 이양되었다. 그러나 ‘바터’ 무역(구상무역)이 성행하던 당시로서는 활동이 미미한 가운데 1950년 6월 한국은행에 흡수되었다.

이 건물은 1907년 일본 제일은행이 사용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으나, 1909년 대한제국의 중앙은행으로 (구)한국은행이 설립되어 준공 이후에는 (구)한국은행 건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구)한국은행이 조선은행으로 개칭되고, 1912년 건물이 완공된 뒤에는 조선은행 본점 건물로 이용되었다./사진=임권택 기자
이 건물은 1907년 일본 제일은행이 사용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으나, 1909년 대한제국의 중앙은행으로 (구)한국은행이 설립되어 준공 이후에는 (구)한국은행 건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구)한국은행이 조선은행으로 개칭되고, 1912년 건물이 완공된 뒤에는 조선은행 본점 건물로 이용되었다./사진=임권택 기자

금융조합과 금융조합연합회는 해방 후 채권발행의 정지 등으로 자금조달원이 막혀 농업금융은 곤경에 빠졌고 그나마도 1년미만의 단기금융에 그쳤다.

그러나 1946년 7월에 조선은행 차입에 의한 정부통제물자의 구입 및 배급업무, 1949년에는 ECA 원조에 의하여 도입된 사료의 구입 및 배급업무를 취급하게 함으로써 정부대행기관으로 변모했다.

이렇듯 해방후 수년간 우리나라는 정치사회적 혼란과 극심한 인플레이션하에서 금융질서 또한 체계적이지 못했다. 특히 각 금융기관은 단기상업금융기관으로 동질화 했으며 중앙은행인 조선은행도 신용통제력이 결여됐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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