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존도 70% 투명전극, 국산 전도성고분자로 대체
일본 의존도 70% 투명전극, 국산 전도성고분자로 대체
  • 이광재 기자
  • 승인 2019.10.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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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 전도성 고분자에 레이저 조사하는 물리적 방식 공정기술 개발

스마트폰 터치패널이나 각종 IT기기의 디스플레이에는 빛은 그대로 투과시키면서 전기를 잘 통하게 하는 투명전극이 들어간다.

박막 형태의 핵심부품인 이 투명전극의 소재는 인듐 주석 산화물(Indium Tin Oxide, 이하 ITO)이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데 전기 전도도가 높은 반면 휘거나 굽혔을 때 쉽게 깨지는 단점이 있다.

최근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깨지기 쉬운 ITO 전극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투명전극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투명전극은 현재 일본 의존도가 70% 달한다. 하지만 최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분야 일본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관련 소재인 ‘인듐 주석 산화물(ITO)’의 대체 기술이 우리나라에서 개발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나노·광융합기술그룹 윤창훈 박사가 투명전극 제작에 사용되는 PEDOT:PSS 용액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생기원)
나노·광융합기술그룹 윤창훈 박사가 투명전극 제작에 사용되는 PEDOT:PSS 용액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생기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은 16일 플렉시블 투명전극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전도성 고분자에 레이저를 조사해 ITO 전극 수준만큼 전기 전도도를 높일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도성 고분자는 전기가 잘 통하는 플라스틱 소재의 일종으로 형태 변화가 자유로운 고분자 특성상 압력을 가해도 깨지지 않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적합하다.

반면 ITO 대비 10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전기 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유기용매, 계면활성제 등의 화학첨가제를 사용해 친환경 공정 개발이 어렵고 전도도 또한 ITO 수준에 못 미쳐 상용화에 걸림돌이 돼 왔다.

생기원 나노·광융합기술그룹 윤창훈 박사 연구팀은 대표적 전도성 고분자인 ‘PEDOT:PSS’ 투명전극에 1064㎚ 파장대의 적외선 레이저를 조사하면 전도도가 약 1000배가량 높아지는 물리적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공정에 적용했다.

PEDOT:PSS 투명전극은 전도성이 있는 PEDOT을 PSS(Polystrene Sulfonate)가 전선 피복처럼 둘러싸고 있는 실뭉치 형태의 고분자 박막으로 전도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PSS를 최대한 녹여 PEDOT끼리 서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이 용액에 1064㎚ 레이저를 쏠 경우 PEDOT이 열을 먼저 흡수해 온도가 올라가고 이때 둘러싼 PSS가 전선 피복이 녹는 것처럼 녹으면서 PEDOT이 다량 노출되어 전도도가 높아지는 원리다.

이번 성과는 기존 화학적 방식에서 벗어나 레이저를 활용한 물리적 처리 방식으로 ITO 박막 수준의 전도도를 구현해낸 사례로 특히 이미 상용화돼 있는 PEDOT:PSS 용액과 1064㎚ 파장대의 레이저 장비를 활용하는 후처리 공정이기 때문에 구현이 간편하고 전극 제작비용도 저렴하다는 것이 생기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PEDOT:PSS 용액은 국내 조달이 가능한 만큼 대일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ITO 소재를 대체할 수 있어 투명전극 분야의 소재 자립화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또 전도성 고분자 용액을 기판에 바른 후 레이저를 조사할 때 패터닝(Patterning) 작업까지 동시에 가능해 투명전극에 원하는 패턴을 새기면서도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윤창훈 박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레이저를 쏘면 발광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연구하던 중 유사물질인 전도성 고분자에 레이저를 조사했더니 예상과 달리 전기 저항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며 “개발된 공정기술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사용자 맞춤형 웨어러블 기기, 폴더블 태양광 패널 제작 등에도 폭 넓게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신문=이광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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