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엘리엇 제안 배당확대는 급진적" 칼 토마스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인터뷰] "엘리엇 제안 배당확대는 급진적" 칼 토마스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9.11.1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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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북미·유럽 글로벌 사외이사 2명 선임…전문성 바탕으로 미래차 경영환경 신속대응
노이먼 이사 "현대차, FCEV분야 '퍼스트 무버'"…"엘리엇이 제안한 배당확대는 급진적 수준"지적
칼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오른쪽)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함께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현대모비스)
칼 토마스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오른쪽)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함께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업계에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글로벌 사외이사를 2명이나 선임했다. 

창사 이래 최초로 4대 그룹 내에서도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 전문성 확보를 위해 2명의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 글로벌 사외이사 중 한 명인 독일 출신의 칼 토마스 노이먼(Karl-Thomas Neumann) 박사는 폭스바겐, 오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서 CEO를 역임했으며, 얼마 전까지 북미 전기차(EV) 스타트업에서 최고경영진으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미래차 이동수단을 연구하는 또 다른 스타트업을 창업했으며, 자율주행·전동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미래차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한명의 사외이사인 브라이언 존스(Brian D. Jones)는 미국 출신의 재무전문가로 현대모비스의 경영전략 자문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주주가치 제고정책의 일환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수차례 강조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인 이들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급변하는 자동차 환경에 대응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적을 불문하고 각 분야에 정통한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이사회를 구성해 다양성을 넓히고 신속한 경영체계를 구축한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방침이다.

노이먼 이사는 지난달 24일 서울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 참석한 후 다음날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 그룹은 FCEV(수소전기차)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시장 주도자)로, 앱티브와 JV(조인트벤처)로 단번에 그 자리에 도약하게 됐다"며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리더십이 많은 도움이 됐고, 모비스에도 많은 기회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급변하는 자동차산업 환경에 일조하기 위해서였고, 모비스를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처음 연락을 받고 모비스가 어떻게 미래차 시장에 대응하려는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것도 알고 있었고, 외국인 사외이사로  회사에 전략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지난 8개월 동안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그룹은 최고경영진들이 주변 얘기를 경청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칼 토마스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오른쪽)가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칼 토마스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오른쪽)가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노이먼 이사는 현대차그룹이 앱티브나 벨로다인 등 해외 기업과 협업 또는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 "정확하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며 "자율주행에 뛰어든 많은 회사들이 있지만, 관련 기술분야는 광범위해서 1개 회사 단독으로 감당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혼자 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이 작동은 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 표준에 맞춰 함께 개발하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현대차그룹의. 앱티브 JV 투자는 미래차 시장에 ‘롤 모델’과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회사와 글로벌 회사간 문화차이에 대해 노이면 이사는 미국, 독일, 중국 등 여러 회사에서 사내외 이사로 근무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각 국가별 기업들 마다 독특한 문화와 법규를 가지고 있으며, 높은 수준의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출신국가와 상관없이 문화적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며 "각 회사들도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려 하듯이 현대차그룹도 많은 사람들이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갖췄다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이먼 이사는 현대차그룹이 협업 사례를 늘리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자율주행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자율주행은 시간과 장소가 문제인데, 대다수가 예상한 시점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장소가 특히 중요"하다면서 "제한된 장소에서 자율주행은 지금도 가능하며, 고속도로나 군집주행 등은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또한 "현대차그룹이 얘기하는 '모빌리티'는 변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기회 역시 많다"며 "현대차그룹이 협업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이며, 앞으로도 모빌리티 서비스 공급자와 더욱 많은 파트너쉽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지난 12일 고속도로를 나란히 군집주행으로 달리고 있는 현대차 엑시언트 자율주행트럭의 모습. (사진=현대차)
사진은 지난 12일 고속도로를 나란히 군집주행으로 달리고 있는 현대차 엑시언트 자율주행트럭의 모습. (사진=현대차)

 

노이먼 이사는 미래 자동차 시장이 100% 전동화 차량으로 대체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전기차냐 수소전기차냐와는 다른 문제로 100% 전동화는 시간 문제일 뿐 향후 모든 차량에 전기모터가 탑재될 것"이라며 "인도나 다른 3세계까지 확산되려면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지구온난화 문제나 이산화탄소 배출을 낮추기 위해 각 국 정부 규제가 활발하게 추진 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현대모비스의 3분기 경영실적에서 보듯이 전동화차량부품 매출이 급증했다"며 "현대차그룹은 이 분야에서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고, 미래차시장을 위해 좋은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이먼 이사는 2025년까지 전동화차량 글로벌 2~3위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현대차의 친환경차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현대모비스의 조력자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배터리셀은 다른 업체에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전동화 차량에 기술 장벽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높지 않다"며 "현대모비스는 배터리모듈, 전기모터 등에 자체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전동화차량용 플랫폼만 구축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전동화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인데, 전기차가 어려운 이유는 이익창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효율적인 생산체계로 비용을 줄이고, 어떻게 판매하느냐, 고객을 위해 어떤 기술을 적용할지 끊임없이 배워여 하는데, 그룹이 방향을 잘 설정했다"고 이이갸했다.
 
노이먼 이사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전동화 차량 선두업체는 폴크스바겐"이라며 "다음으로는 현대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고급전기차 분야에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쟁관계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매우 효율적인 대규모 양산시스템을 구축한 점을 현대모비스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전동화차량 핵심부품을 비롯해 센서와 같은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것을 높게 평가했다.
 
그렇지만,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대·기아차 외에 다른 완성차 업체도 고객사로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이먼 이사는 현대차 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제안에 대해 "엘리엇이 제안한 내용 중 일부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기술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 등을 고려하면 그들이 제안한 배당확대 등은 급진적인 수준"이라며 "지난 이사회에 참여하며 회사가 좋은 방향성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고, 지배구조, 투자계획 등에 좋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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