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매너-47] 샴페인 세리머니로 품격을!
[비즈니스 매너-47] 샴페인 세리머니로 품격을!
  • 파이낸셜신문
  • 승인 2019.11.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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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대 동문선 사장

고생 끝에 우승해 놓고 고작 맹물 세리머니 하나 때문에 매너가 깡통임이 드러나고 마는 한국 골퍼들! 우승을 열 번을 해도 신분상승 못한다. 선수 본인이야 금메달이나 우승컵이 소중하겠지만 세상이 기억해주는 것은 이미지의 품격이다. 그 우승 세리머니 사진 한 장에 본인 인격과 코리아 국격이 오르내린다.

◇ 공만 잘 치면 그만인 한국 골퍼들

신성대 동문선 사장
신성대 동문선 사장

무엇보다도 이해가 안가는 건 LPGA나 PGA 투어에서 뛰는 그 많은 한국 선수들이 허구한 날 글로벌 선진문명사회권 출신 우승자들의 ‘격조 있고 우아한’ 우승 세리머니를 보고도 맥주, 맹물 끼얹기, 도망 다니기를 계속해왔다는 사실입니다.

어려운 일도 아니지요. 그냥 남들 따라 그대로 하면 될 일입니다. 현지의 코치들과 투어를 하는 다른 외국의 선수들이 보다 못해 한번쯤 충고나 언질을 줬을 만도 하지만, 매너는 규정이 아닌 개인적인 약점이기 때문에 절대 지적해주지 않습니다.

더욱 어이없는 것은 그 긴 세월, 숱한 경기에 참가하면서도 샴페인 우승 세리머니 매너 하나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주변인들, 한국 골프계, 한국 체육계 인사들 중 어느 누구도 이 간단한 매너조차 가르쳐줄만한 인물이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우승이 더없는 영광이기는 하지만 본질은 그게 아닙니다. 어느 스포츠에서나 우승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자 주류사회 상층부로 올라가는 디딤돌입니다. 특히 골프가 그렇습니다.

글로벌 대회에서의 우승은 신분 변화, 신분 상승, 상류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기본 매너가 되는 미셸 위는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자 유명 잡지에 표지모델로 뜨고, 전 세계 사람들이 관심 갖는 미국의 유명 TV 토크쇼에 초대까지 받았습니다.

우승으로 카메라 세례를 받을 때 자신의 품격을 글로벌 상류층에 각인시키지 못하면 선수 생명 끝남과 동시에 인생도 끝입니다.

우승 후 상류층 인사들로부터 라운딩 제의를 못 받았다면 그 선수의 장래는 별 볼 일 없다고 짐작해도 무리가 아닙니다. 본인이야 ‘명예의 전당’에 올라서 영광으로 여기겠지만 기실 ‘명예의 전당’ 품격만 떨어뜨린 겁니다.

◇ 신데렐라도 왕자님 만날 내공 안 되면 부엌데기

미국의 대부분 사교클럽 및 스포츠클럽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컨트리클럽 회원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렴 동양인에겐 더더욱 어렵지요. 멤버가 되기 전 상당 기간 동안 회원들과 함께 라운드를 하며 얼굴을 익히는 것은 물론 입회하려면 두세 차례 면접을 거쳐야 합니다.

골프 기량보다는 매너와 사회적 평판을 보는 거지요. 심지어 부부동반으로 초청돼 멤버들 앞에서 사교성을 테스트 받는 등 까다로운 절차도 따릅니다. 그리고 멤버 중 단 한 명만 반대해도 입회 못합니다. 그 사회의 주류층에 든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입니다.

현재 한국 골퍼들의 의사소통 능력, 식사 매너, 건배 매너, 복장, 주최측에 대한 감사 표시 생략, 불성실한 인터뷰 등등 교양과 처신, 품격은 글로벌 수준에선 거의 낙제점입니다.

언제 제대로 배울 기회도 없었을 테지요. 하여 이제는 한국 선수가 글로벌 메이저 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한들 글로벌 상류층 어느 누구에게서도 라운딩이나 식사 초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직 승리와 우승 상금만을 목적으로 경기를 하는 안쓰러운 한국 골퍼들. 우승 상금, 스폰서 기업 후원금, 국내 광고 모델료까지 보태져 그동안 땀 흘려 바친 젊음에 대한 보상으로 만족하면서 남은 인생을 골프코치 혹은 골프용품숍 여는 것으로 마감하겠다면 굳이 이런 지적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자는 게 아니던가요? 글로벌 상류무대로 진입하자는 게 아니던가요?

상류층 사교골프 이너서클의 레귤러 멤버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그런 길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당연히 방법도 알 리 없지요. 그러니 허리와 관절이 녹아나도록 오르지 골프채만 휘두르고 있는 겁니다.

처음 골프채 잡을 때 매너의 기본기부터 익혀야 합니다.

◇ 우승은 끝이 아니라 시작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했습니다. 매너가 그렇습니다. 우승 세리머니 하나만 보고도 그 선수의 매너 내공이 다 들여다보입니다. 나머지 테이블, 비즈니스, 사교, 소통 매너 등등은 아예 볼 것도 없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유명한 챔피언일지라도 함께 놀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는 겁니다.

글로벌 세계에서 오직 샴페인만이 축하용으로 사용됩니다. 꽃잎 대신 거품인 거지요. 색종이를 대신하기도 하지만 그걸 잔디밭에 뿌렸다간 치우는데 문제가 많지요.

그렇지만 맹물, 맥주는 절대 축하용이 아닙니다. 그걸 끼얹는 것은 인격에 대한 모욕이니까요. 그 희한한 광경을 보고 세계인들이 한국인들을 어찌 생각했을까요?

아니나 다를까? 지난 8월에 LPGA에서 수차례 우승한 모 여성 골퍼의 결혼식 사진이 신문에 올랐습니다. 한데 어이없게도 신랑이 샴페인 거품을 쏴-! 하고 기세 좋게 터뜨려 자축하는 사진입니다.

정작 샴페인을 터뜨려야 할 때에는 못 터뜨리면서 엉뚱하게 정결하고 엄숙해야 할 결혼식에서 터뜨리다니! 턱시도에 드레스에 화장까지 했으니 샴페인 거품 세례를 받을 수도 없는 노릇! 결혼을 승리로 착각한 게지요.

많은 한국인들이 이처럼 샴페인의 용도에 대해 무지할 뿐 아니라 도리어 무례한 사람이란 인상을 주어 망신을 자초합니다. 결혼식에서라면 꽃잎(색종이)이어야 합니다. 김빠진 샴페인으로 축배를? 그걸 누구더러 마시라는 건가요? 축배를 위해서라면 김을 뺄 일이 아니라 잔에 따라 건배로 축하해주는 것이 매너입니다.

골퍼들뿐만이 아닙니다. 거의 대부분 한국 스포츠 스타들이 우승 순간 교교 졸업식 같은 철부지 세리머니로 자기가치, 부가가치, 인간존엄을 곤두박질시키곤 합니다.[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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