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교역환경 악화...“세계분업구조 근본적 재편 시작”
글로벌 교역환경 악화...“세계분업구조 근본적 재편 시작”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9.12.18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통위 의사록 공개..일부 금통위 위원 “글로벌 가치 사슬 악화시 韓, 영향 크다”

17일 공개된 한국은행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일부 위원들이 글로벌 분업구조 약화를 제기하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지난 11월29일 개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은 “최근 세계교역 평가 및 향후 전망”에서 금년 중 글로벌 교역이 성장 흐름에 비해 이례적으로 크게 위축된 현상이 내년에는 되돌려질 것”으로 전망됐다며 “즉, 교역탄성치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사진=파이낸셜신문DB
한국은행/사진=파이낸셜신문DB

그러면서 “지난 2015∼2016년 당시의 세계교역 부진에 대해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때문인지, 아니면 성장률 둔화에 교역탄성치 하락이 가세했기 때문인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며 “이제 와서 보면 교역탄성치도 같이 낮아지면서 세계교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장기시계열로 볼 때 교역탄성치가 전반적으로 하향하는 모습이며, 그 수준도 2000년대 초반 1.5 정도에서 이제는 1.0 아래로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세계분업구조 등 글로벌 교역환경이 과거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교역이 확대되면서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어 갔던 모습과는 크게 달라지는 상황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 세계분업구조, 즉 교역탄성치와 밀접히 연계되어 있다”며 “만약 현재 세계분업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면 우리나라가 그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위원은 “만약 내년 중 세계경제 성장세가 매우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제할 때, “이는 경기적으로는 상승요인이 있지만 구조적 요인의 제약이 매우 커 아직은 어떤 방향성 있는 예측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어 “대표적인 구조적 요인으로 글로벌 분업체계의 약화를 들 수 있는데, 일부 위원이 언급한 대로 교역탄성치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중요성이 매우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위원은 “지난 10년 정도를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경기상승 국면으로 보지 않았다가 지나고 나서야 경기는 상승국면이었지만 구조적인 제약요인이 크게 작용했음을 확인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글로벌 경제 차원에서의 구조적인 요인이 우리 잠재성장률에도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일부 위원은 “최근 우리 경제는 작년 말 시작된 경기부진 및 물가부진 상황을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먼저 실물경기를 살펴보면 경기부진의 최대 요인인 세계교역의 둔화가 큰 폭으로 진행되면서 수출과 기업의 설비투자, 나아가 경제주체의 전반적인 기대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교역의 둔화는 하락추세가 시작된 작년 말 무렵에는 기저원인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널리 거론되었으며, 정치적 동기에 의해 추동된 현상이므로 조만간 협상을 통해 해소될 일시적 충격으로 전망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원은 “이후 현재까지 유례없이 심화되고 있는 세계교역 둔화세의 정도, 그리고 자동차 산업, IT 등 둔화 주도 산업의 양상은 흔히 글로벌 가치사슬로 지칭되는 세계분업구조의 재편이 보다 중요한 근저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따라서 “미·중 무역분쟁 자체도 이 같은 세계경제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등장한 표면적 현상이거나, 또는 이미 시작된 세계분업구조의 재편을 촉진하는 촉매요인이라는 해석과 전망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위원은 “세계교역은 상품교역량의 경우 올해 세계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4분기와 3/4분기 상품교역량이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며 “이 같은 유례없는 큰 폭의 둔화는 최소한 기술적 반등에 의해 내년도 세계교역이 올해에 비해서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을 했다.

그러면서 “이에 동의하지만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이라는 구조변화 지속이 유효하다고 할 때, 내년도 우리나라의 수출 환경, 그리고 그와 연계된 설비투자 환경이 기저에서 올해와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