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공급∙수요∙실물∙금융 동시 타격 '복합위기'...'넥스트 노멀' 철저 준비"
김용범 "공급∙수요∙실물∙금융 동시 타격 '복합위기'...'넥스트 노멀' 철저 준비"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0.05.0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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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금융회의...과감한 비상조치 마련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큰 상황"
"2분기 저점으로 실물경제 침체나 실업 등 본격적인 충격은 이제 시작"
신흥국 리스크·유가하락 국제금융시장 위험요인 작용
국난극복의 핵심은 '일자리'..'한국판 뉴딜' 프로젝트 발굴

김용범 차관은 4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도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며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인 -4.8%(전기비연율)를 기록했으며, 2분기 성장률은 더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도 내수·고용 등 민생경제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3월(-0.7%)까지 비교적 선방했던 수출도 4월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24.3%)하고 무역수지도 99개월만에 적자 전환(-9억달러)되는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거 위기와 달리 코로나19 사태는 공급-수요측 충격, 실물-금융부문 타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위기"라며 "정부는 전례없는 경제 전시상황을 빠르게 극복하고자 내용과 규모 면에서 모두 과감한 비상조치를 마련해 왔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08:00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위협하고 있는 점은 글로벌 경제ㆍ금융시장의 또 다른 부담"이라 밝혔다.

사진은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기재부
사진은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기재부

김용범 제1차관은 모두발언에서 "세계경제가 깊지만 짧은 침체 후 반등할 것이라는 견해와 ‘Greater Depression’의 서막이 올랐다는 비관론이 공존하고 있을 만큼 향후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진단했다.

이어 "최근 한 달간 글로벌 금융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최악은 지났다(The worst is over)'고 평가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일시적 소강상태는 시작의 끝일 뿐 진정한 끝의 시작으로 보기는 어렵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2분기를 저점으로 전망하고 있어 실물경제 침체나 실업 등 본격적인 충격은 이제 시작"이라 평가했다.

이어 "IMF 등이 전망하고 있는 세계경제 충격은 우리가 그간 분석했던 수준에 대체로 부합하고 있으나, 글로벌 실물경제·금융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을 감안하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김차관은 국제유가, 신흥국 리스크, 글로벌 경제ㆍ금융시장 불확실성, 미중 무역갈등 재연 등을 꼽았다.

먼저, 국제유가가 한때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할 만큼 저유가 기조 하에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수요 감소,저유공간 부족 우려 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국제유가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산유국들의 성장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되고 경상수지, 재정수지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산유국 경제 불안과 금융시장에서의 오일머니 회수 가능성 등은 세계경제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에너지 업체들을 필두로 한 하이일드 채권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등 유가하락이 국제금융시장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대외충격에 취약한 신흥국 상황 역시 예의주시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라 밝혔다. 코로나19가 신흥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충격이 선진국보다 더 깊고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IMF에 따르면 이미 100개 이상의 신흥국들이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거나 문의했다.

또 대다수의 신흥국들은 낙후된 보건의료체계로 감염병 확산에 속수무책이며, 급격한 자본유출, 통화가치 급락, 외환보유액 감소를 겪는 등 금융시장마저 불안한 상황이나, 정책 대응 여력은 매우 제한적인 실정이라 밝혔다.

한편,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해외에 진출한 제조업체들이 본국으로 회귀하고 있으며(reshoring), 국가부채 증가와 은행 건전성 악화에 직면한 남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반(反) EU 정서가 고조되고, 감염병 확산의 책임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다시 무역갈등으로 재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다행스럽게도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줄고 있다면서 전세계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우리 경제가 즉각 반등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 발표된 4월 소비·기업 심리지수는모두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되는 등 아직까지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김 차관은 "지금까지 발표해 온 대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여 내수-수출 동반위축 상황을 돌파해 나가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새로운 경제 질서와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대비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 밝혔다.

김 차관은 "정부는 전례없는 경제 전시상황을 빠르게 극복하고자 내용과 규모 면에서 모두 과감한 비상조치를 마련해 왔다"며 "사상 최초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도 지급될 예정"이라 밝혔다.

이어 "175조원 + α의 민생ㆍ금융안정패키지를 포함하여 총 245조원 규모의 직접 지원 대책을 마련했으며, 만기연장, 납부유예 등 간접 지원까지 더하면 지원규모는 총 594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본격화될 경제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강력한 ‘경제 방역’이 필요한 때"라며 "지난주 출범한 경제 중대본을 구심점으로 삼아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하여 분야별 리스크 점검, 대책 추진상황 점검 및 보완, 경기 회복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추가대책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 밝혔다.

특히 "국난극복의 핵심은 '일자리'라며,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지원에 총력을 다 하는 한편,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 밝혔다.

아울러 "디지털 기반의 대형 IT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비대면 의료서비스, 온라인 교육 서비스와 같이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 등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기획하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차관은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McKinsey & Company)는 코로나19가 단순한 전염병 위기를 넘어서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며 넥스트 노멀(Next Normal)로 가는 다섯 단계(5R)을 제시했다"며 "그것은 사태 해결(Resolve) → 충격에서의 회복(Resilience) → 복귀(Return) → 미래에 대한 구상(Re-imagination) → 개혁(Reform)"이라 언급했다.

따라서 "경제 질서 변화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단순한 감염병 사태 해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충격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해야 한다"며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포용적 회복력(inclusive resilience)을 한층 강화하는 등 경제ㆍ사회 전반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혁신적 창조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역에서 우리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세계적인 방역 모범사례를 만들어 나갔듯이, 경제에서도 위기상황의 조기 극복은 물론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ㆍ넥스트 노멀에 대한 대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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