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이유 : 출산·육아로 업무공백 우려(44%), 업무능력 편견(29%), 남성중심 조직문화(10%) 順
여성인재 활용 위한 최우선 과제 ... 여성직장인, 편견 해소 31% vs 인사담당자, 사회적 인프라 확대 38%
사회환경이 급속히 변화됨음에도 직장인 여성 10명 중 7명은 여전히 회사생활에서 남성보다 불리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여성직장인 300명과 기업 인사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직장인은 승진·평가·업무기회 등 회사생활 전반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71.0%)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반면 기업 인사담당자는 81.0%가 여성직장인에 대한 '차별 없다'고 답해 상호간 큰 인식차이를 보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제도적으로는 일·가정 병행, 채용·평가 및 승진에서의 차별금지 등을 갖추고 있지만 기업 현장에서 여성직장인의 체감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업이 여성인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직장인에게 기업내 승진, 성과평가, 업무기회에 대해서 여성으로서 유불리를 물었더니 '불리하다'는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승진에 있어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4.3%가 그렇다고 답했고 보통 21.0%, 아니다 14.7%로 응답했다. 기업에서 여성 관리자 임명을 기피하는지에 대해서는 44.7%가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응답했다.
'성과평가시 여성을 어떻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낮게 평가한다는 응답(66.7%)이 차이 없다(30.7%)의 두 배를 넘었다. 회사내 인정과 승진으로 연결될 수 있는 주요 업무 배치 등 업무기회 측면에서도 여성직장인의 65.7%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응답했고 차이 없다는 29.0%에 그쳤다.
여성직장인들은 회사생활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보는 이유로 출산·육아로 인한 업무공백 우려(44.1%)를 첫 손에 꼽았다. 이어 여성 업무능력에 대한 편견(29.1%), 남성중심 조직문화(9.8%) 등이 뒤를 이었다.
육아휴직과 회사복직 후 인사상 불이익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35.7%)가 그렇다(27.3%)보다 많았다. 복직 후 인사상 불이익에 대해서 여성직장인 44.3%가 걱정한다고 답했고 걱정 않는다는 9.0%에 불과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작년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학교·보육시설 휴업으로 육아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여성인재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도를 적극 운영해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스마트워크 추세에 부합하는 평가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내 여성인력 활용 확대를 위해 필요한 과제로 여성직장인은 기업문화 변화를 첫 손에 꼽은 반면, 인사담당자는 인프라 확충을 가장 많이 답해 시각차를 나타냈다.
여성직장인들은 '여성에 대한 편견 해소'에 가장 많은 31.3%가 응답하였으며, '종일 돌봄·방과후 학교 등 사회적 인프라 확대'(26.3%), '성과평가·승진기준 명확화'(24.0%), '갑작스러운 야근·회식 지양 등 일하는 방식 개선'(16.3%)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같은 질문에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종일 돌봄·방과후 학교 등 사회적 인프라 확대(37.7%)를 1순위로 꼽았으며, 다음으로 성과평가·승진기준 명확화(22.2%), 여성에 대한 편견 해소(18.5%) 순이었다.
박준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여성인재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2019년 기준 민간기업의 여성관리자 비율이 20.9%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업내의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성과평가 기준 명확화 등을 통해 양성평등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조사는 7월17(금)~8월3일(월) 까지 국내기업 300개사 인사담당자 (대기업 104개, 중견기업 33개, 중소기업 163개)와 국내기업 여성직장인 300명 (대기업 120개, 중견기업 30개, 중소기업 150개)을 대상으로 전화 및 웹(이메일)로 조사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