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A 활성화 시급...글로벌 IT산업 M&A 한국 정체
한국 M&A 활성화 시급...글로벌 IT산업 M&A 한국 정체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0.09.2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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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IT 산업 M&A 점유: 미국(1위, 25.5%), 중국 (5위, 4.4%), 한국(12위, 2.3%)
M&A 발판 삼아 몸집 커진 글로벌 IT기업들, 구글 237건(20년간)·알리바바 713건(10년간)
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산업 지각 변동에 韓 기회 잡으려면 M&A 활용도 높여야

코로나 이후의 글로벌 M&A 시장 활성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IT기업 M&A를 통해 단계를 압축하여 성장하는 중국에 비해 한국은 M&A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이 지난 15년간 이루어진 전 세계 IT산업 M&A 시장 점유율(인수기업 기준)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IT M&A의 3분의 1을 미국이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으로 23일 밝혔다. 중국은 연평균 증가율 1위(22.9%)로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 15년과 최근 5년간의 점유율 비교 결과 역시 미국이 1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나 점유율은 감소(32.6%→25.5%) 추세이며, 중국이 9위에서 5위(2.4%→4.4%)로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한국의 경우 지난 15년과 최근 5년간의 M&A 시장 점유율이 모두 12위(1.9%→2.3%)에 머무르며 수년째 현상 유지 상태였다.

지난 10여 년(2008~2019년 2월) 간 M&A 투자 건수는 텐센트가 713건으로 가장 많았다./사진=텐센트홈페이지캡처
지난 10여 년(2008~2019년 2월) 간 M&A 투자 건수는 텐센트가 713건으로 가장 많았다./사진=텐센트홈페이지캡처

IT 세부산업별로 M&A 현황을 살펴본 결과,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모든 분야에서 M&A 활용이 한중일 중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2020년 글로벌 반도체 M&A 건수는 미국(103건)>한국(92건)>중국(74건)>일본(44건)>대만(27건) 순으로 나타났다. 2019년 반도체 시장점유율 순위가 미국(47%)>한국(19%)>일본(10%)>대만(6%)>중국(5%)순인 것을 고려할 때, 중국이 활발한 반도체 M&A를 통해 미국·한국을 바짝 추격한 것이다. 

중국은 IT 하드웨어 분야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M&A를 통한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이 뚜렷이 드러났다. 소프트웨어 등은 전통적 강자인 영미·EU 국가들이 장악하여 한중일의 M&A 활용은 미흡했다.

국가 간 M&A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주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연방 국가들과 M&A를 진행했고, 한국은 베트남, 일본은 싱가포르, 중국은 홍콩 기업들을 많이 인수했다.

한국의 IT기업은 주로 아시아권 신시장 진출 또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강화 차원에서의 이루어진 M&A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IT산업 발전의 핵심이 되는 소프트웨어와 통신 서비스에 대한 M&A 활용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전경련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알짜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규모는 거래건수 기준 전년대비 32% 감소(10,155건 → 6,938건)했으나, 1~2분기 감소하던 거래규모가 3분기 들어 조금씩 회복 추세다.

상반기 시장 침체에도 불구, 전체 M&A 중 기술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대비 오히려 증가(15.4% → 22.4%)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Ernst&Young에서 46개국 글로벌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향후 1년 내 M&A에 적극 나설 계획’이며, 38%가 코로나19 M&A 전략으로 ‘인수대상 기업의 가치하락을 노린다’고 응답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포스트-코로나 M&A 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

전경련은 그동안 IT산업의 판도를 바꿨던 미국 IT 기업들의 혁신사례는 M&A가 기반이 되었던 만큼, 코로나 이후 M&A의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은 M&A 시장이 위축되었던 글로벌 금융위기를 활용해 M&A전략을 적극 추진, 중국 해외M&A 규모는 금융위기 이전(2005~2007년) 세계 M&A의 0.6%를 차지했으나, 금융위기(’08~’11년)를 기점으로 7.3%로 약 12배 급증했다. 금융위기시 M&A가 에너지·자원 확보 및 제조업 기반 강화 중심이었다면, 이후에는 첨단기술 획득을 통한 산업고도화 수단으로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IT 대표기업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공격적인 M&A 전략을 통해 현재 세계 시가총액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유일한 非미국기업 2개사로 성장했다. 지난 10여 년(2008~2019년 2월) 간 M&A·투자 건수는 텐센트 713건, 알리바바 502건에 달한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 침체(-32%)에도 중국의 M&A 활동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상반기 M&A 거래규모는 전 세계에서 가장 타격이 적은 전년대비 7% 감소(770건 → 713건) 에 그쳤다.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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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구글은 M&A 통해 차세대 사업 핵심역량 확보를 위해 지난 2015년에 지주사 알파벳을 설립했으며 2001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총 237건의 M&A를 진행했다.

안드로이드 인수(2006)로 독자 OS생태계 구축, 어플라이드시맨틱스 인수(2003)로 핵심 수익모델인 인터넷 광고기술 탑재, 유튜브 인수(2006)로 동영상 플랫폼 선점 등 M&A를 통해 핵심역량을 구축했다.

또한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2014) 인수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를 비롯한 차세대 신산업 투자를 확대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인수하여 2014년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은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도약했다. 중국 IT 대표기업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공격적인 M&A 전략을 통해 현재 세계 시가총액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유일한 非미국기업 2개사로 성장했다.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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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김봉만 국제협력실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많은 기업이 정리된 반면, 새로운 기회의 발생으로 신산업 관련 기업이 크게 성장했다"며 "현재 코로나 위기 뒤에도 산업계의 글로벌 지각변동에 따른 황금기회가 곧 올 것"고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경제가 크게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M&A 활성화를 적극 고려해 볼만 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디지털 이코노미 시대 기술 M&A는 글로벌기업의 핵심 성장전략으로, 중국은 블랙홀처럼 글로벌 첨단기업들을 빨아들이고 구글, 애플, 아마존 등도 M&A로 신성장동력 확보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이루고 있다"며 "그간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M&A 활용전략에서 한국이 뒤처지지 않으려면, 해외 유수의 기업이 그러하듯 M&A를 기업의 성장전략으로 인정하는 문화와 함께 지주회사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허용을 하루 빨리 제도화하는 등 기업 M&A에 최대한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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