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교보생명 이홍구 노조위원장 "IPO 미이행이 현 노사 갈등 발단"
[인터뷰] 교보생명 이홍구 노조위원장 "IPO 미이행이 현 노사 갈등 발단"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1.02.08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주 간 분쟁 해결 시급…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의원 총회 불법 개최"

교보생명 노사 간 갈등의 폭이 해가 바뀌었음에도 해결되긴 커녕 오히려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재무적 투자자(Financial Investors·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과 풋옵션 관련 갈등으로 법정 공방을 이어가는 와중에 내부에서는 사측이 현 노조 관계자들을 제외하고 우리사주조합 대의원 총회를 개최해 노조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는 현재 사측이 현 조합장 등 관계자들을 배제하고 총무팀 주관만으로 우리사주조합 대의원을 선출한 것부터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절차상 하자는 일절 없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한 사안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이에 교보생명 노동조합 이홍구 위원장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노사 간 갈등 양상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홍구 교보생명 노조 위원장 (사진=교보생명 노조)
이홍구 교보생명 노조 위원장 (사진=교보생명 노조)

- 지난해 12월 우리사주조합 노조 관계자들을 제외하고 대의원 총회를 여는 등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019년 4월 우리사주조합과 노동조합이 주관이 되어 주주 간 분쟁으로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하고자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당시 노조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던 터라 주주 간 계약서 관련 FI 어퍼니티 컨소시엄과 가격을 산정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간 유착 관계가 의심되어 노동조합 법무법인 (유)원앤파트너스 도움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교보생명 임원과 어퍼니티 회장, 안진회계법인을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을 했다.

이때까지도 사측은 주주 간 분쟁으로 인한 조정 관련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정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노조가 나서 금융감독원 FI 관련 모범규준을 근거로 문제점을 지적했고 작년 4월 노조 자문 변호사를 통해 안진회계법인을 공인회계사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12월에는 또 다른 법무법인을 선임해 안진회계법인 공인회계사를 기소했다.

그런데 문제는 사측에서 지난 3년여간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다가 2020년 4월 '우리사주조합 지원업무를 총무팀이 담당한다'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자본관리팀에서 수행하던 우리사주조합 지원업무를 이관해갔다. 연말에는 총무팀장이 "조합장 임기가 종료됐다"며 제6기 임원 선출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공고해 대의원 13명을 선출했다.

구성원 면면을 살펴보니 3년 전 노조 선거에서 낙선한 사람들 현장 노무 담당, 인력지원실 산하 부서 출신 등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지난 1월 8일 임원 선출을 위한 대의원대회를 불법적으로 공고했다.

- IPO 이슈로 FI와 법적 분쟁 당시, 회사의 든든한 방패막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위원장을 대하는 태도가 왜 변했나.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들은 기업공개(IPO) 미이행으로 풋옵션이 실행되어 지금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교보생명의 주가다.

2018년 FI들이 가격을 산정한 시점부터 생보사 주가는 하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우리사주주식은 비장장 주식으로 조합원들끼리 거래 시 20여만 원이지만 삼성생명·한화생명 기준으로 보면 8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이니 중재로 인한 가격 결정 다툼에서 어느 한 쪽이 승리하더라도 결국 매입가인 24만 5천원 이상 가격이 산정되어야 하는데, 현재 생보산업 및 향후 미래비전으로는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신창재 회장과 FI들은 교보생명 주가 구하기를 위해 혼란 속에서도 '우리사주조합 장악'이라는 공동의 목표에는 암묵적으로 동의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IPO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은 무엇인가.

보험사 상장 전, 우리사주 주식을 받은 삼성생명, 한화생명, 오렌지라이프, 동양생명 모두 이익은 고사하고 엄청난 원금손실을 당한 전례가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신창재 회장과 FI 모두 IPO시 가격이 중요해졌다. 이를 밀어붙이기 위해 우리사주조합장과 임원들이 회사 친화적인 사람으로 구성도 해야 하는데, 어려운 보험 환경 속에서 주가를 부양하려면 인력조정 이외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렇기에 노동조합 위원장과 우리사주조합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홍구 위원장에 대해 징계도 하며 압박하고 우리사주조합장 자격 시비를 빌미로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8월 13일 사측과 임단협 체결을 위한 면담 신청 과정에서 발생한 화분 파손 사건에 대해 최근 일부 조합간부는 '기물 손괴 및 업무방해'로 외부 법무법인·노무법인을 선임, 고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임단협에서 직무급 일반직 확대로 6개월 교섭이 진행됐다. 해당 과정에서 노사 신뢰는 금이 간 상태였던지라 2019년 교섭부터는 본교섭 및 실무교섭 이후 회의록에 노사대표자가 서명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6월 10일 상견례를 시작해 코로나19로 빠른 시기에 교섭을 마무리하고자 매주 본교섭 체제로 운영해 7차까지 본교섭이 진행됐다. 8월 13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마치고 임단협 협약식을 진행한 후 본교섭 회의록을 확인하던 중 향후 노사협의회 및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등 기타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한 사무직 급여체계, 일반직 직무승진 등의 내용이 빠져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사장과 면담하고자 본사 사옥을 방문했는데, 회사 팀장 경비들이 저지에 나섰다. 이를 피하려다 1층 안내데스크에 있는 화분이 파손됐다. 이후 회사는 위원장을 종로경찰서에 신고했고 이외 2018~2019 임단협 과정 중 노조위원장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개인의 일탈로 몰아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사내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사용자 위원을 하는 인력지원실장, 대검 차장 검사 출신 법무지원실장, 변호사협회 이사로 활동한 준법감시인 외 우수 재원이 다수 포진해 있다.

그런데도 사측은 노조위원장이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징계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해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노동전문 변호사를 투입했다. 또 부당 노동행위와 부당 전보, 부당 징계 등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진정 사건에도 노무법인 '세종' 등을 선임해 대응하는 등 그야말로 총력전에 나섰다.

사업비 절감을 외치는 회사가 엄청난 비용을 내가면서 외부에 사건을 맡긴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 반면, 노조 측에서도 사측에 대해 고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 내용은.

노조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징계효력정지 가처분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위에 말씀드린 사건 3건. 기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단체협약 위반 및 부당노동해위로 진정을 했지만 거대한 자본과 인력으로 밀어붙이는 회사를 혼자 상대하기가 벅찬 상황이다.

- 오는 8일 개최하는 대의원대회가 '규약을 위반 소집 요구일'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조합 간부는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9조(소집의 절차)를 보면 '총회 또는 대의원대회는 회의 개최 7일 전까지 그 회의에서 부의할 사항을 공고하고 규약에 정한 방법에 의해 소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그분들이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요구서를 지난 1월 29일과 2월 1일 대의원들에게 받았지만 정작 위원장에게는 전달하지도 않고 이튿날(2월 2일)에 통보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현재 코로나19 거리두기 실천 방안의 일환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으며 50명 이상 모임도 자제 중이다.

법과 규약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 노동조합 법무법인 변호사, 노무법인 노무사 등에게 자문을 구해 문제점을 확인했고 이를 그분들에게 전달했다. 절차적 하자로 인해 개최된 대의원대회는 아무런 효력을 갖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개최를 요구하는 그분들의 의도를 모르겠다.

- 교보생명에는 지금 복수의 노조가 있다. 신생노조의 설립 배경과 역할은 무엇인가.

2011년 법에 의해 복수노조가 허용되어 제2노조인 민주노조가 설립됐고 이후 제3노조인 바른노조가 설립됐다. 처음엔 다소 불편하고 감정이 상할 수도 있지만 상호 소통하고 회사를 상대로 공동 대응하면 노동자의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지난 6년간 위원장을 하면서 민주노조, 바른노조에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지 못한 것이 죄송할 따름이다.

그래도 이번 대표노조 위원장 징계 소식을 듣고 바른노조 위원장이 탄원서를 작성해 보내주었다. 그동안 오해로 공정대표의무 위반 및 여러 건으로 교섭대표노조를 제소했었는데 노동자를 대변하는 위원장으로 회사로부터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은 사실에 격분도 해주고 탄원서를 보내주어 저 또한 많이 배우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2021년은 복수노조 출범 후 10년이 되는 해다. 3개 노조가 상호 간 협조하고 건전하게 경쟁하는 사이로 발전해 공동 교섭도 진행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노조 임원 임기와 관련해 일부 조합 간부들 간 규약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제14대 노조 위원장 선거에 일부 간부들은 현 위원장의 출마가 불가하다는데.

위원장 선거 시기가 도래하면 매번 불거지는 일이다. 2000년 초반에 운영위원회의에서 위원장 선거 관련 재선의 의미를 '2번 이상'으로 해석했다. 이후 2014년 선거에서 위원장에 당선된 이후 이를 명확히 하고자 대의원대회에서 규약을 정비했다.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 해석과 법무법인 노무법인 의견에서는 '위원장 본인 임기 중 변경된 규약은 본인에게 적용되지 않으며 새로운 임기 시에 적용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모 법무법인은 "위원장 출마를 조합원 총회도 아닌 대의원대회서 제약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문제 제기까지 했다.

게다가 일부 간부는 노동조합 노무법인이 아닌 두레 법무법인에 의뢰해 위원장인 저를 징계하려 했지만 위원장은 징계가 아닌 탄핵을 하여야 하는 대상이다. 그런데도 저들은 운영위원회와 대의원대회에서 위원장을 징계한다면서 저에게 출석해 해명하라는 상식 이외의 행동을 하고 있다. 이날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회사와 부당 노동행위로 3건의 심판사건이 있는 날이다. 위원장 혼자 회사 법무법인 1곳, 노무법인 2곳을 상대한다.

- 현 경영진에게 당부하고픈 바가 있다면.

법과 원칙을 세운다고 노조 위원장을 고소하고 징계하는 회사가 정작 임원 및 팀장의 불법과 무능에는 관대하다. 특히, 임원의 보수 지급과 관련해 상법,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근로기준법, 법인세법 위반을 지적해도 회사 담당자 의견만 무조건 신용하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교보생명은 백년을 가야 하는 기업이다. 우리사주 및 노동조합 선거는 소속 구성원들이 현명하게 판단해 진행하면 되는 사안이다. 회사가 간섭하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지금이라도 주주 간 분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점검하고 향후 조직원 노령화로 인해 발생할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외에도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직원 위생 관련 복지에 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전 직원에게 1인 1일 1매 마스크 공급 및 업무 공간 내 코로나19 예방 칸막이 설치 등이 시급하다.

회사의 안전과 청결 유지를 위해 일하는 직원들의 사무실과 휴게실이 지하에 있는데, 이를 지상의 공실로 옮겨주고 경비 근로자들의 근무체제를 24시간 2교대제에서 24시간 3교대제로 바꿔주었으면 한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호
  • 등록일자 : 2009-0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