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OECD에 디지털세 과세대상 최소화 건의 전달
전경련, OECD에 디지털세 과세대상 최소화 건의 전달
  • 조경화 기자
  • 승인 2021.06.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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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대상, 매출액 200억달러 이상, 디지털서비스업종으로 한정
글로벌 최저한세, 세율 12.5% 이하, 정상적 생산·투자활동 적용 배제
보완장치, 유예기간(3년 이상) 부여 및 분쟁 조정기구 설립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8일(화), 한국 경제계를 대표하여 디지털세 과세대상 최소화, 글로벌 최저한세의 제한적 적용, 제도 시행 전 유예기간 부여 등을 골자로 하는 건의서를 마티어스 콜먼 OECD 사무총장과 찰스 릭 존스턴 BIAC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9일 밝혔다.

BIAC((Business and Industry Advisory Committee to the OECD)는 OECD 정책결정 과정에 민간 경제계의 의견 반영을 위해 설립된 독립자문기구로 한국의 전경련을 비롯하여, 미국 상공회의소,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OECD 홈페이지 영상 캡처
사진=OECD 홈페이지 영상 캡처

OECD는 디지털경제의 확산으로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디지털기업의 조세회피 문제가 대두되면서 새로운 조세기준 정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기업이익에 대한 과세는 물리적 사업장 존재 여부에 따라 결정됐으나,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영업장 없이 사업을 영위하는 디지털서비스 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존 과세체계 상 사각지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인 구글이 서버를 해외에 두고 앱을 한국 소비자에게 판매할 경우, 現 사업장 기준 조세체계에서는 한국 과세당국이 구글의 앱 판매수익에 대해 법인세 과세가 불가하다.

이에 OECD는 시장소재지국 과세(Pillar 1)와 글로벌 최저한세(Pillar 2)로 구성하여 논의 중이다. 시장소재지국 과세(Pillar 1)는 다국적기업의 글로벌 이익 중 일부를 각 국가별 매출액에 따라 배분 후 해당국에서 과세한다. 글로벌 최저한세(Pillar 2)는 자회사가 해외에서 납부한 법인세 실효세율이 최저한세율에 미치지 못한 경우, 미달분을 본사 소재지국에서 과세한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디지털세 과세 대상 확대 및 글로벌 최저한세율 인상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디지털세는 글로벌 디지털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디지털세의 대상과 세율을 과도하게 확대·인상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정상적인 기업활동마저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전경련은 미국의 주장대로 매출액 200억 달러이상 전 업종에 디지털세 부과 시, 연간 국내 법인세수의 8.5%인 4조7천억원이 디지털세의 영향권에 있어 경우에 따라 이 중 일부가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라고 우려했다.

2020년 매출액 22조원 이상 기업(연결기준, 공기업 제외 16개사)의 2020년 법인세비용은 7조7천억원에 달한다. 국내 주요 기업의 매출액 해외비중(61.3%, 2019년 10대기업 기준)고려 시, 약 4조7천억원이 디지털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OECD가 2020년 10월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시장소재지국 과세’ 대상에 구글 등 디지털서비스기업은 물론, 가전, 휴대폰, 자동차 등 소비자대상사업(B2B 제외, ex)반도체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미국은 최근 시장소재지국 과세 대상을 전 업종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과세대상의 무분별한 확대는 글로벌 디지털기업의 조세회피 방지라는 당초 디지털세의 도입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다수 제조업 영위 기업들은 세계 각국에서 생산 및 판매법인을 통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과세당국에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경련은 조세회피 가능성이 낮은 제조업을 과세권 강화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된다면서, 디지털세 적용 대상을 매출액 200억 달러 이상 디지털서비스기업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경련은 글로벌 최저한세에 대해서 기업투자 유치를 위한 국가 간 건전한 조세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자유시장경제의 경쟁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글로벌 최저한세가 도입될 경우, 그동안 낮은 법인세로 기업투자를 유치해왔던 국가들의 법인세 인상이 예상되며,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선, 글로벌 최저한세는 불가피하게 도입되더라도 시장소재지국 과세로 해결할 수 없는 조세회피문제에 대한 보완적 수단으로만 활용되어야 한다면서, OECD가 제시한 12.5% 또는 그 이하로 책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21.0%), G7(15.0%)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최저한세율 상향 주장에 대해 자국의 법인세 인상을 염두에 둔 일부 선진국이 기업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면서, 제조업 분야의 정상적인 생산·투자활동에 대해서는 최저한세율 적용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경련은 새로운 조세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 해소를 위해 유예기간 부여 및 분쟁조정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이번 디지털세의 도입은 기존 조세체계의 대대적 변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세부 과세기준도 복잡하기 때문에, 디지털세 도입 초기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국가 간 조세조약 체결, 국가별 국내법 개정 등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해야하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과거 OECD에서 추진했던 금융정보 자동교환협정(MCAA) 당시에도 국가 간 합의 이후 제도 시행까지 약 3년이 소요됐다면서, 이번 디지털세 도입에도 최소 3년 이상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도 시행 초기에 과세권을 둘러싼 국가 간 분쟁 가능성이 높은 만큼, 특정 국가의 이해관계가 일방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OECD 주도로 독립적인 분쟁조정기구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파이낸셜신문=조경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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