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간 수직적 무역구조 특성으로 인해 중국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면 중간재 수출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대중 수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중국 통화정책 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중국 통화정책 변화는 무역경로뿐만 아니라 금융경로를 통해서도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통화정책은 인민은행이 금리정책의 탄력적 운용을 위해 다양한 장단기 금리정책 수단을 활용하고, 취약부문에 대한 선별적 유동성 공급 수단을 도입하고, 외환시장 안정 목적을 위해 통화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과거 경기 침체기의 대응과 비교해 볼 때, 최근 미·중 갈등 및 코로나19에 대응하여 중국 인민은행은 전면적 대규모 부양책보다는 선별적인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한 취약부문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영한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통화정책 완화는 글로벌 자금 흐름의 재조정, 지역내 투자심리 개선, 원유·원자재 등 요소가격 변화 등을 통해 우리나라 금리 하락, 주가 및 물가 상승 등을 유발했다.
중국의 성장 패러다임 변화, 한·중 간 금융연계성 심화, 중국 금융시장 개방의 점진적 확대 등으로 인해 앞으로 중국 통화정책이 우리 대중 수출 및 외환·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경로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한 최근 중국의 쌍순환 방식으로의 성장 패러다임 전환이 한·중 간 무역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기술자립을 위해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등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차세대 통신, 신소재, 신에너지 등 신흥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어 한·중 간 경쟁 및 무역 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됐다.
조유정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향후 중국 내수시장이 확대되어 우리 대중 최종재 수출 비중이 증가할 경우 소득수요효과 경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의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중국의 외환·금융시장의 대외개방 의지도 확고하여 중국의 경기 변동 및 투자자금 흐름 변화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