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잠재위험 현실화...올해 금융안정이 최우선 과제"
고승범 "잠재위험 현실화...올해 금융안정이 최우선 과제"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2.01.13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위원장, 경제・금융시장 전문가들과 간담회 개최
최재영 "2022년은 新균형점 모색의 해, 잠재 리스크 대비 필요"
한상춘 "2022년 세계경제 키워드는 ‘초불확실성’"
김영익 "글로벌 자산가격 폭락과 경기침체의 악순환 우려"
이철호 "2022년은 포스트 코로나 원년, 유동성 파티의 끝물"
신용상 "자영업자 대출과 비금융권發 리스크 관리 시급"
서영수 "부동산 가격 조정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필요"
안유화 "중국의 목표는 체제유지와 경기부양 두 마리 토끼"
노형복 "글로벌 공급망(GVC)의 패러다임 변화 중"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3일 "그동안 '회색코뿔소'로 비유되던 잠재 위험들이 하나둘씩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올해도 금융안정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 14층 회의실에서 열린 경제・금융시장 전문가들과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한상춘 논설위원,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 이철호 칼럼니스트, 김영익 서강대 교수, 신용상 금융연 리스크센터장,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 노형복 산업은행 리서치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연초부터 미국의 통화긴축 속도와 폭에 전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보이던 美 FOMC에서는 12월 들어 테이퍼링을 가속화하면서 이제는 금리인상과 양적 긴축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여전히 종식되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상황과 중국 경기 둔화, 미중 갈등 같은 이슈들도 가시화되면서 새해 우리 경제·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잠재 위험 현실화에 대비하여 우리도 작년 하반기부터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왔다며 특히, 금융권의 협조로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를 추진하여 역대 최고치를 연달아 갱신하던 대출 증가율과 집값 상승률이 둔화되는 등 ‘금융불균형’ 완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많이 있다고 말한 고위원장은 "먼저, 가계부채 관리를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긴축전환 과정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차주 분들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타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통화긴축에 따른 금리상승까지 더해지면 대출 부담과 부실화가 우리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권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현재의 경제‧금융여건을 냉철히 평가하고 불확실성 확대와 금융불균형 누적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면서 잠재리스크에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고 위원장은 "2022년에 가장 중점을 두는 아젠다는 '금융안정‘이다"며 "일관된 목표 하에서 그 외연을 가계부채와 함께 자영업자와 금융권發 리스크 관리까지 넓혀서 앞으로의 상황변화가 가져올 충격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제・금융 전문가들도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다양한 조언을 내놓았다.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2022년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해’로서, 새 균형 모색과정에서 그동안 잠재되었던 리스크들이 드러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언급했다. 레버리지 비율이 높고 유동성이 급등한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 정상화에 따른 리스크 파급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한, 미국의 긴축에 따른 신흥국의 긴축발작이 세계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긴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과, 중국경제의 성장둔화도 리스크 요인으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상춘 논설위원은 위험관리 측면에서 ’22년 키워드는 ‘초불확실성’으로, 이전의 ‘불확실성’ 시대보다 변동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질서의 측면에서 종전의 규범이 희석되며 IMF, UN 등과 같은 국제기구의 위상이 감소하고, 미중갈등이 심화될 것이라 했다.

한편 국제경제 측면에서, 글로벌 긴축기조가 가속화*되면서 금리인상 등에 따른 충격도 현실화 될 것입이라 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가계부채의 규모와 질이 취약한 상황이므로 금리인상에 따른 부채발 리스크 전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美연준의 금리인상 시사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채 수익률은 적정 수준보다 낮아 실질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장기적으로 실질 GDP 성장률과 유사하게 유지되는 실질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경제주체들이 경기위축을 예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미국*의 경우자산가격의 급락으로 인한 경기침체 악순환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작년 4월부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로 지속되고 있어 향후 침체로 인한 시장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철호 칼럼니스트는 올해는 포스트 코로나 원년으로, 이례적 금융완화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로 全세계적 통화긴축 및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인상은 장기화된 저금리 환경 하에서 누적된 금융불균형과 자산가격 급등을 완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다만, 금리인상시 우려되는 가계부채 부실과 부동산 거품 붕괴에 사전적으로 충분히 대비하여 연착륙을 유도해야 하며 연착륙에 실패하여 가계대출 부실이 현실화되고 자산가격이 폭락하는 경우,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의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그동안의 가계부채 대책의 성과로 부채의 증가속도는 일정수준 통제되고 있으나, 자영업자 대출관련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원리금상환유예 장기화로 부실이 이연되었을 우려가 있으며, 高금리 비은행권 중심으로 대출이 확대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非은행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대출 등이 증가하며 경기변동시의 잠재 리스크가 확대되었으며 특히, 非은행권의 자금조달-운용, 부채-자산간 만기·통화·담보 미스매치와 레버리지 영업양태는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취약차주 및 비은행권發 리스크 확산에 대비하여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책 마련과 함께 비금융권에 대한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시스템 리스크로 파급되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시, 담보가치가 하락하게 되면서 신규대출 급감 및 만기연장 축소 등 신용경색 발생 우려가 있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의 조정이 금융부실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 정부는 체제유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종 경제, 사회적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헝다사태 이후 침체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여부에 따라 2022년 중국 경제의 성과가 판가름 날 것이며, 체제유지(시진핑 3연임)를 위한 사회안정 조치(분배강화, 기업규제 등)는 경제안정과 조화되는 수준에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긴축 기조의 확대,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 지연에 따른 물가 압력 지속 등 여러 리스크 요인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의 상반기 금리인상이 유력하게 전망됨에 따라 중국의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성이 저해될 수 있고, 글로벌 공급망 회복의 지연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은 무역에 의존하는 중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노형복 한국산업은행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생산시설 폐쇄·물류정체 등 글로벌 공급망(GVC)의 취약성이 부각되며 비용중심의 GVC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과거의 GVC는 비용과 생산효율성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안보 및 생산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변화가 진행 중이다. GVC 변화에 따른 기회요인과 리스크요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회요인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

GVC 개편은 한국이 경쟁력을 보유한 반도체 등 분야에서 기회요인이지만, 대중국 원자재 수입과 관련한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급망 관련 선제적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시설 및 공급망 다변화 등의 전략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