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씻어줄 아름다운 음악 블루스
아픔 씻어줄 아름다운 음악 블루스
  • 최형선 컬럼리스트
  • 승인 2009.04.30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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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멋있게 살아간다는 것은 자기 희생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자신만이 대단하다고 말하는 것은 왠지 모르게 치졸해 보인다.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린네는 종 명명법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인간을 표현하는 호모 사피엔스란 말도 그의 명명에 따른 것이다. 특히 식물을 24강으로 분류했는데 그의 명명법은 과거 식물의 특징을 완전히 설명하여 길게 나열하는 방식을 탈피해 라틴어로 간단히 표현했다.

그는 외국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스위스 유학 외에 스웨덴을 벗어난 적이 없었지만 뛰어난 후학들을 많이 배출하였다. 덕분에 재능 있는 제자들이 세계에서 보내주는 정보에 의존해 그 정보들을 체계화시키는 일을 진행했다.

결국 유명한 유럽의 박물학자가 된 린네는 귀족 작위까지 받았다. 하지만 그는 좀처럼 남을 칭찬하는 법이 없었고 공을 스스로에게 돌리는 치졸함을 보였다. 그는 의사의 충고까지 무시했고 자신의 고집대로 살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인생을 하직했다.

치졸하게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좋은 의미의 단어를 도용한 예도 역사 가운데 살펴볼 수 있다. 러시아의 모스크바에 가 보면 붉은 광장이 있는데 정확히 크렘린 성벽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붉은 광장의 ‘붉은’에 해당하는 크라스나야는 원래 ‘아름다운’이란 의미를 가진 말이었다가 어의가 바뀌면서 붉은 광장이 된 것이다.

사실 붉은 광장을 떠올리며 붉은 색상을 기대했다가 실제 광장을 보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들 한다. 구소련 시절 각종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고 역사적으로는 선언이나 판결 및 포고가 이루어졌던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이데올로기가 좋은 의미의 단어를 다른 의미로 바꾼 셈인데 너무 과해도 문제가 발생하고 너무 부족해도 결례가 생기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 블루스는 흑인 노예들의 인고와 애환의 산물이다.


아무리 멋있고 거침이 없는 사람도 욕심이 과하게 내면 문제가 된다. 나폴레옹은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란 말을 하면서 불가능하게만 보이던 전쟁을 승리한 재주 외에도 나라를 잘 다스리는 재주도 타고 났었다.

그는 유명한 나폴레옹 법전을 만들었는데 그 내용에 보면 여자도 남자와 똑같이 부모의 재산을 상속할 수 있도록 정하였고 신분과 인종이 달라도 평등하게 법의 보호를 받게 했다. 그의 법치주의는 그의 사후에도 여전히 많은 나라에 귀감이 되었다. 민주주의의 기틀이 되는 이념을 만든 셈이다.

하지만 그의 야심은 그칠 줄 몰랐다. 꿈에도 바라던 공화정을 실현했고 마침내 황제가 된 나폴레옹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러시아, 프러시아를 차례로 항복시켰다. 그러나 그의 시대도 거기에서 끝이었다. 인생은 그칠 때도 알아야 한다.

인생은 아픔과 애환 속에서 아름다움을 빛내는지 모르겠다. 미국의 흑인들은 원하지 않는 가운데 아프리카로부터 노예로 팔려 미국 남부의 목화 등을 재배하는 농장으로 옮겨졌다. 노예해방이 일어난 후에도 그들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농장주들은 흑인들을 혹독하게 다뤘다.

어떤 여자들은 주인이 아이 낳을 시간도 주지 않아서 목화 따는 바구니 위에 애를 낳기도 했다. 이렇게 시달리고 힘들었던 그들이지만 그들의 아픔을 씻어줄 블루스라는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 원래 블루스는 노동을 하는 가운데 박자를 맞추기 위해 흥얼거리는 노동요였는데 이제는 세계인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난 인생이 자기 희생을 통해서 고귀해지며 다른 이들을 존중하고 적당한 선을 그을 줄 아는 가운데 풍요로울 수 있음을 말하고 싶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흑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음악 가운데 기쁨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그래도 그것을 감사할 줄 아는 것이 지혜가 됨을 명상 가운데 느끼게 되었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 다른 이들을 존중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지혜를 갖는 것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 최형선 프로필

- 現 visionic 컨설턴트
- tecoion 컨설턴트 / 강사
- ‘영문 technical writting 지침서’ 집필
- isis korea 번역 및 리뷰 담당
- ‘tesco design center’ technical writer역임
- brooks automation software technical writer 역임
- 臺灣, 日本, 싱가폴, 한국서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 하이닉스(hynix) 반도체 자동화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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