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2라운드…은행계 "출혈경쟁 할까 말까"
CMA 2라운드…은행계 "출혈경쟁 할까 말까"
  • 임혜현 기자
  • 승인 2009.06.12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품리뉴얼로 맞서자니 어렵고 방치하자니 아까운 시장
은행권이 증권사 cma의 거센 도전에 긴장하고 있다. 그간 높은 금리를 내세운 cma쪽으로 급여 통장을 많이 빼앗긴 기억이 있는 은행권으로서는 cma 신용카드 등장은 물론, 새롭게 혜택을 내세운 각종 cma들의 분투에 예민하지 않을 수 없다.

◆자통법 활용한 제품, 높은 이율에 카드 기능 붙여

금융투자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cma를 취급하고 있는 증권사는 25개사. 한동안 거센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cma는 좌수는 이달 기준 잔고는 38조억원대로 답보 상태에 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한때 20조원대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30조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회복세는 느리다. 이는 cma 특성상 최악의 경우 원금 보장이 어렵다는 점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기 악화가 사실상 끝났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오는 등 경기 침체가 어느 정도 해결 전망이 비치면서 cma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윤 강화나 서비스 강화, 신용카드 기능 부가 등으로 고객 유치전에서 다시 은행과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하나대투증권의 'cma-surprice(surprise와 price를 합성한 단어)' 상품은 가입 초기 연 4.1%의 우대금리 적용 등 고금리 마케팅에 나섰다. 굿모닝신한증권도 금융계열사들을 동원, 여러 가지 혜택을 주겠다는 구상이다. cma와 주식매매 등의 실적에 따라 고객우대 서비스인 '탑스클럽' 혜택을 제공하는 파격적 조건이다. 현대증권은 마이너스 통장 기능을 붙인 게 특색이다. 현대증권 'cma-pro'는 심사를 거쳐 대출 한도를 부여받으면, 공과금 납부일에 잔고가 부족해도 마이너스 통장처럼 자동 납부가 가능하다.

cma 신용카드는 금년 들어 새롭게 도입된 자본시장통합법이 낳은 산물. 종합자산관리계좌와 신용카드가 하나의 상품으로 결합된 것을 말한다.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은행과 증권업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결합상품이 나온 것.

급여통장으로 각광을 받은 바 있는 cma의 가장 큰 장점은 금액 제한 없이 하루만 맡겨도 일반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는다는 것(cma는 연 2.5% 내외의 금리가 제공된다. 최근 일부 하향 조정된 상품도 있다). 여기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증권 투자용 기능을 붙인 증권카드 등을 겸용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같은 경우가 가장 발빠르게 다중 협약을 맺고 cma 신용카드 기능 강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은행권, 맞불 혹은 관망? '고민되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은 급여통장을 cma 2차전으로 더 빼앗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런 경계심리는 일단 은행계 일각에서 각종 기능 강화 노력이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기업은행의 아이플랜통장은 우대 서비스 강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평균잔액이 30만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다른 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현금을 빼더라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쪽으로 전환하는 기능이 있다. 이 은행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신규 가입자라고 하더라도 전자금융, 자동화기기 이용, 타 은행 이체에 따른 수수료를 안 내도 되는 등 혜택이 다양하다. 급여통장을 기반으로 고객 끌어들이기를 본격화하려는 제품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기능 강화를 꾀하는 데에도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게 은행계의 고민이다. 사실상 줄 수 있는 혜택을 미리 다 준 경우가 많기 때문.

<사진=cma 관련 2차전을 앞둔 은행권으로서는 급여통장류의 제품에 이미 우대기능을 많이 제공해 더 이상 꺼낼 카드가 마땅찮은 경우가 많다. 사진=부가 혜택이 우수해 초기 인기몰이를 했던 한국씨티은행 씨티원 통장>
예를 들어, 한국씨티은행의 '씨티원 통장'은 월 평균잔액을 90만원 이상 유지하거나, 월 1회 90만원 이상 입금할 경우에 다른 은행 atm 이용시 출금수수료가 월 8회까지, 이체수수료가 월 5회까지 면제다. 씨티은행의 atm, 인터넷뱅킹씨티 전국 모든 은행과 해외씨티은행에서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수수료 면제 혜택도 이미 제동된 상황이라 새롭게 꺼내들 조건이 많지 않다는 풀이를 낳고 있다.

하나은행의 빅팟 통장 역시 하나대투증권과의 연계로 장점을 만든 케이스(가입시 하나대투증권의 '하나 빅팟cma'가 자동으로 연결되어, 가입고객은 여유자금이 생길 때 마다 cma계좌로 이체할 수 있었다)인데, 하나대투증권이 cma를 강화하는 경우 따로 리뉴얼을 할지가 관건이다. 리뉴얼이 아니라 새 상품을 내놓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나은행이 같은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대투증권과 협력을 모색해 윈윈한 '빅팟의 신화'는 추억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kb국민은행 역시 cma들의 도전에 따라 급여통장 기능 강화를 검토 중이나 일이 쉽지만은 않다. kb국민은행측은 "kb 스타트 통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32세를 넘긴 고객층까지 끌어들이는 역금리 상품(잔액이 적을 수록 금리가 높게 주는 것으로, 직장 초년병을 끌어들이기 위한 kb의 야심작이었다)인 이 제품을 35세까지 가입 확대를 하려 했다는 설도 있었으나, 부담감 때문에 이 문제가 다시 신중론으로 돌아선 것으로 읽힌다.

◆금융지주사 산하 기관 간에는 윈윈 제품 유지 조율 필요성도

이에 따라 은행권과 증권사간 과당 경쟁은 아직 본격적 출혈 경쟁 가능성까지 예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은행들이 이같은 cma 관련 출혈 경쟁을 감당할 정도로 체력이 튼튼한지의 문제다. 국내 최대 은
<무한경쟁보다는 서로 윈윈하는 제품을 만드는 창구를 만드는 노력이 특히 증권과 은행 모두를 아우르고 있는 금융지주 차원에서 조율되면 효율성면에서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하나은행이 하나대투증권과 내놓아 인기를 끈 대표적 상품인 하나은행 빅팟통장>
행인 신한은행도 최근 종합감사에서 대손충당금을 더 쌓도록 주문받았다는 설이 나올 정도로, 은행들은 아직 체력 강화에 더 주안점을 둬야 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때 cma 2차전을 치르는 상품 경쟁이 지나쳐서야 되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주례 임원회의에서 "cma신용카드를 출시하는 관련 금융회사의 지나친 경품제공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문제발생시 즉각 점검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사실상 증권사 뿐만 아니라 은행계에도 같이 경고를 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와 은행권간 cma 관련 과당 경쟁을 방지할 협력 필요가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사 산하의 은행과 증권사 간에는 서로 유사한 상품을 내놓거나 서로 리뉴얼에 나서는 등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기 보다는 협력 상품 개발 노력을 지속하는 방안이 지주사 차원에서 마련될 필요가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