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의 겸영 업무에 대한 규제 체계 마련 시급"
은행법학회, 가상자산의 입법방향 춘계학술대회 "중개·매매·보관 등 대부분의 관련 사업 영위…사업간 이해관계 충돌 위험 우려"
오늘날 가상자산사업자의 가상자산 발행·유통 과정에서 불거지는 이해상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가상자산거래소가 겸영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규제체계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은행법학회는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은행연합회관 14층 세미나실에서 '가상자산법의 입법방향'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김자봉 은행법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내재가치와 시장가치가 심각하게 괴리되어 있고, 법제의 미비로 이용자 피해를 초래할 위험성이 잠재되어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에서 신뢰가 뒷받침되어야만 금융거래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경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거래소의 이해상충 규제 방안' 주제 발표에서 "오늘날 가상자산거래소는 가상중개업, 매매업, 보관업 등 가상자산 관련 거의 모든 사업을 겸영하고 있으므로 거래소의 업무범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여러 가상자산사업의 겸영은 이용자의 편익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있으나, 사업간 이해관계충돌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가상자산거래소의 업무 범위를 규제하려면 가상자산사업의 분류 및 열거가 선행되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이해상충 규제방안 입법 과정에서 류 교수는 자본시장법에 명시된 진입규제, 경영건전성규제, 재무건전성규제, 영업행위 규제 등을 참고할 것을 제안했다.
항목별로 특금법에 규정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진입규제를 가상자산기본법으로 이관하고,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서는 다른 가상자산사업자와 구별된, 좀 더 엄격한 진입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거버넌스 규제 관련해서는 금융사지배구조법 중 임원 및 대주주 자격요건, 내부통제기준 마련 및 준수의무 등이 부과되어야 한다. 재무건전성 규제 면에서는 가상자산 보관과 관련해 이행보증가상자산보관의 의무화, 분별관리감사의무 부여, 분실 시 책임과 입증책임 부담 명시 등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상장과 관련해, 상장기준 마련의무의 주체 및 법적성격의 명확화, 정량적인 상장기준 마련,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부실상장 책임 부여가 필요하다. 이외에 가상자산거래소에 발행인을 대신한 공시책임이나 거래 관여 시 투자권유에 준하는 책임 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김유성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시장 관련 업자규제 및 인프라규제' 주제 발표에서 "가상자산 통합 시세·공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현행 가상자산시장에서는 다수의 가상자산거래소가 경쟁 중인데, 저마다 다른 시점과 내용의 시세·공시가 이뤄지다 보니 이용자 혼란만 초래된다"며 "시세·공시시스템이 다수이다보니 이에 대한 규제 및 컴플라이언스 비용도 함 늘어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가상자산시장 인프라 관련 사업자규제는 가상자산평가업, 가상자산자문업 및 일임업, 공시업으로 구분하고 각 사업자 대상 진입규제, 경영건전성규제, 재무건전성규제, 영업행위규제, 퇴출규제에 기반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별로 가상자산평가업에 대한 규제는 자본시장법상 신용평가사에 대한 규제를 참고하되, 가상자산평가업이 신용위험보다 가상자산의 투자를 위한 가치측정(valuation)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도 함께 유념해야 한다.
가상자산자문업 규제는 자본시장법상 자문업자에 대한 규제를 모범으로 하되, 가상자산시장의 특성상 유사투자자문업자 유형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규제 역시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가상자산공시업 규제는 아직 자본시장법에서도 별도의 업자규제가 없기에 독자적으로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단, 공적 주체가 운영하는 통합공시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이론적·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김 교수는 언급했다.
임재혁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사업자 업무행위 규제방안' 주제 발표에서 "가상자산사업자에 공통인 영업행위 규제와 가상자산사업자별 영업행위 규제로 나누어 각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가상자산사업자 공통 영업행위 규제로는 일반적 의무(투자자 보호의무 등), 업무규제(겸영, 부수업무), 업무위탁규제, 이해상충방지규제, 투자권유규제, 직무관련정보이용금지규제, 그 밖의 규제(광고, 수수료 등) 등을 제시했다.
가상자산사업자별 영업행위 규제는 매매중개업자규제, 자문일임업자규제, 보관업제에 대한 규제를 참조해 각론적인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주제 발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규제 방향은 '분산원장 또는 유사 기술을 사용한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의 도입'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유형별로 상이한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화폐와 자산의 토큰화(tokenization)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이를 통해 제공되는 신뢰의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규제되지 않는 민간발행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변동성으로부터 금융 시스템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대 전임 은행법학회장(국립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은 이날 명예회장으로 추대되고 김자봉 현임 학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았다. 아울러 정 명예회장은 이날 은행법학회 최우수논문 작성자로도 선정됐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