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밸류업 성공은 장기적이고 일관된 자본시장 개혁이 주효"
자본연, 일본 자본시장 개혁의 특징과 정책적 시사점 세미나 쿠로누마 와세다대 교수 "일본 내 자본비용·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경영의 중요성 인식↑" 이효섭 자본연 선임연구위원 "한국도 중장기적 관점 기업가치 밸류업 프로그램 마련해야"
장기간 침체기를 겪었던 일본 자본시장이 올해 들어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으로 10년 넘게 일관성을 갖고 지속해 나가고 있는 자본시장 구조개혁을 꼽을 수 있다.
한국 역시 일본의 성공 사례를 거울삼아 기업가치 밸류업(Vallue-Up) 프로그램을 장기적 관점하에 마련·추진하는 동시에, 성공을 뒷받침할 다양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자본시장연구원은 여의도 금융투자센터 3층 불스홀에서 '일본 자본시장 개혁의 특징과 정책적 시사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신진영 자본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일본 자본시장의 부활 배경에는 그동안 꾸준히 지속된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일련의 개혁조치가 있었다"며 "일본의 시장개혁과 노력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것이 국내 자본시장의 질적 개선에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쿠로누마 에츠로(Etsuro Kuronuma) 일본 와세다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Recent Capital Market Reforms in Japan and Their Effects on Corporate Behaviors' 주제 발표에서 지난 10여년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주요 개혁에 대해 설명했다.
가장 먼저 쿠로누마 교수는 2014년 제정된 일본판 스튜어드십 코드를 언급했다. 그는 "기관투자자의 투자행동과 의결권 행사가 상장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가치 증진과 지속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원칙이 정립됐다"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주요 내용은 책임 이행 방침 수립, 이해 상충 관리, 기업과의 건설적 대화, 의결권 행사 방침 수립 등이다.
2015년에는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한 기업지배구조 코드가 제정됐다. 기업지배구조 코드의 주요 내용은 주주권리 보장, 정보 고액, 이사회 책임 강화 등이 있다. 2021년 개정을 통해 의결권 전자행사 플랫폼 사용, 기후변화 리스크 공개, 독립사외이사 비율 확대 추진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도쿄증권거래소 구조 개혁이 진행됐다. 그중에서도 도쿄증권거래소와 오사카증권거래소 통합으로 인해 투자자 편의성이 떨어지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시장을 프라임/스탠다드/그로스 시장으로 보다 효율적인 형태로 개편했다.
2022년 4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일본 정부는 기업의 자본비용 및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 방침 수립·공개를 권장했다. 그 결과 많은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 강화 등을 통해 주가 상승 도모에 나섰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일본 정부는 기업에게 자본비용 및 기업가치 경영 실현을 위한 정보 고액 강화, 주주와의 대화 촉진 등을 권장 중이다.
쿠로누마 교수는 "자본시장 개혁으로 자본비용과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일본 내 인식이 이전보다 증가했다"며 "기관투자자의 대화 활성화, 기후변화 대응 대화의 중요성이 부각됐으며, 향후 시장 재편에 따른 상장 폐지 및 M&A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자본시장 개혁의 성공 동인 및 국내 시사점' 주제 발표에서 "일본 자본시장 개혁의 성공은 장기간, 일관되게 추진된 다양한 제도들에 기인한다"며 "한국도 장기간 밸류업 지원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일본 상장기업의 주가 수익률 동인을 분석한 결과,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수익성·성장성이 개선된 기업에서 주가 상승이 나타났다"며 "일본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 자율공시를 이행한 기업이 미공시기업 대비 1년간 10.5%의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기업 자율성을 존중하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유인부합적 인센티브가 제시되어야 한다"며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이사회와 경영진의 책임경영 강화, 국제적 정합성을 고려한 세제 개선, 기관투자자 수요 기반 제고, 스타트업 육성 및 좀비기업 퇴출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