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연 "가계부채 1천767조원 ... 부채증가 가구 재무 악화 대비해야"
현대경제연구원, '2023년 부채 증가 가구의 특징과 시사점(2022년 대비)' 분석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재확대된 가운데 부채 증가 가구 중심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2023년 부채 증가 가구의 특징과 시사점(2022년 대비)'에서 "국내 경제에 고금리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한 때 가계부채가 감소세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최근 증가세로 재전환된 가운데 증가 폭마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국내 가계대출은 2022년 4분기 사상 첫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2023년 3분기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2024년 1분기 현재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한 1천767조 원을 기록 중이다.
연구원은 최근의 가계대출은 이전과 달리 고금리 기조 속에서 확대됐는데, 올 3월 기준 가계대출금리는 4.5%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가계대출의 증가 폭이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채가 증가한 가구는 소득이 전년 대비 감소한 한편, 금융부채 규모와 이자 비용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부채 증가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으나, 금융부채 규모는 1.2% 증가하고 이자 비용 또한 1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증가 가구의 재무 건전성을 DTA와 DSR로 평가한 결과에서도 DTA는 전년대비 3.5%p 상승한 30.4%, DSR은 3.3%p 상승한 33.9%로 나타나 보유한 자산을 기준으로 평가한 부채 수준과 소득을 기준으로 원리금 상환 가능성을 평가한 지표가 모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부채 증가 가구를 부채 기보유 여부별로 분류한 결과, 부채 증가 가구의 대부분은 부채를 기보유한 가구의 추가 차입인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 증가 가구의 비중은 2022년(39.2%), 2023년(36.2%)로 30%를 상회하는 가운데 이들 가구의 약 73%가 부채를 기보유한 가구의 추가 차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에는 부채를 보유하지 않았으나 당해 연도에 새로 차입한 가구를 의미하는 신규 차입 가구 비중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26%대를 유지했는데, 이는 고금리 여건에도 불구하고 새로 대출을 받는 가구가 일정 규모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지난해 추가 차입 가구는 생활비 목적의 부채 증가가 주요했던 가운데 DSR 등으로 평가한 재무 건전성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가계대출의 경우 주택 수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일반적으로 부채 증가 요인으로 부동산 구입 목적을 응답한 비중이 크게 나타난다. 그러나 2023년 추가 차입 가구는 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부동산 구입을 응답한 비중이 전년 대비 1.2%p 감소한 28.7%를 기록한 반면에, 생활비 목적을 응답한 가구 비중은 27.1%로 전년 대비 4.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금액을 기준으로도 추가 차입 가구의 평균 부채 규모는 4.4% 증가하였으나 부동산 구입 목적의 대출은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차입 가구는 소득의 증가에도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DSR이 40%를 상회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악화했을 것으로 우려했다.
추가 차입 가구는 지난해 가처분소득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으나, 이자 비용은 20.6% 대폭 증가하면서 채무 부담이 가중됐다. 또한, DTA는 34.3%, DSR은 40.8%로 전년 대비 각각 3.1%p, 2.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부채 누적에 따른 상환 부담 가중과 자산 가치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에서 신규 차입 가구의 지난해 재무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나, 생활비 목적의 차입이 대폭 증가한 가운데 소득과 자산이 크게 감소한 점은 우려했다. 신규 차입 가구는 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부동산 구입을 응답한 비중이 전년 대비 1.2%p 증가한 43.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생활비를 응답한 가구의 비중도 전년 대비 20.9%p 대폭 증가한 35.5%를 기록했.
즉, 부동산 구입이 부채를 새로 얻는 가구의 가장 주요한 요인인 동시에 2023년은 생활비 목적의 신규 차입도 크게 증가한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분포를 기준으로 2023년은 저소득층 신규 차입 가구의 비중이 42.7%로 가장 높게 나타나 투자 목적보다 소득 감소 등으로 인한 생계비 목적의 대출 가구가 유의미하게 증가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규 차입 가구는 단년도 부채 보유 가구라는 특성상 DTA와 DSR로 평가한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소득과 자산이 크게 감소한 점은 우려했다. 신규 차입 가구는 2022년 대비 2023년 가처분소득이 11.2% 대폭 감소하였으며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이 모두 감소하면서 총 자산도 25.1%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신규 차입 가구의 부채 규모 감소에도 이자 비용은 고금리 등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연구원은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재확대된 가운데 부채 증가 가구 중심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먼저,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가 전망됨에 따라 금리 하락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가속화하지 않도록 철저한 모니터링과 사전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음으로, 부동산 시장과 밀접하게 관련된 국내 가계부채의 특성상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도 정책 혼선을 야기하지 않을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최근 저소득층의 신규 차입이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하여 이들이 소득 감소에 따른 채무 불이행에 빠지지 않도록 서민금융 제도의 강화 등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