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심포지엄서 새로운 부동산 정책으로 가계부채 해법 제시

'우리나라 가계·기업 금융의 과제'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 공동 개최

2024-11-05     임권택 기자
5일

한국은행과 한국금융학회는 5일(화) '우리나라 가계·기업 금융의 과제'를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윤수 서강대학교 교수는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수요-공급과 정부정책'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최근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는 주택가격 상승, 주택 관련 금융 서비스 수요증가, 금융회사들의 수익성 중시 경영전략, 전세대출 관련 보증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가계부채 증가는 주택금융 수요와 밀접하게 연관되며, 최근 소위 ‘영끌’ 현상 등 부동산 투자수요 확대하고 있으며 금융기관도 관련 금융서비스 공급을 확대했는데, 이는 가계대출이 기업대출에 비해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고, BIS 기준에도 자본 요건이 낮아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ㄷ했다.

특히 "전세보증제도는 전세대출 증가와 갭투자 확대로 이어져 전세가격과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교수는 "가계부채 건전성 관리는 엄격한 DSR 규제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채의 ‘양’보다는 ‘질적’ 악화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따라서 일률적인 총량 규제보다는 DSR 등 차주별 상환능력을 고려하는 기준을 통해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부동산 투자수요를 억제함과 동시에 담보자산 처분을 통한 부실채권 정리와 가계 채무 재조정, 서울지역 부동산 수요 분산과 공급 확대 등 주거 및 부동산 시장 정책 등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은행의 대출심사에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갭투자 유인 확대와 전세가격 상승을 초래한 전세보증제도는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와 나현주 한국은행 금융안정연구팀 과장은 '리츠를 활용한 주택금융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자산투자기반 한국형 뉴 리츠' 주제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빠르게 증가하여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며, 부동산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어 금리조정이나 대출규제만으로는 누증을 억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를 효과적으로 줄이면서도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교수와 나 과장은 리츠(REITs)를 활용하여 주택구입 및 임차시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부채에서 민간자본으로 대체(Debt-Equity Swap)하는 방안(이하 ’한국형 New 리츠‘)을 제안했다.

가계는 거주와 투자의 결합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채무자에서 리츠투자자로 전환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주거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계는 리츠에 투자하여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고, 리츠 소유 주택에 거주하면서, 리츠 지분을 소유하고, 리츠 지분 매도시 매각차익(capital gain)을 축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출에 기반한 주택 투자 수요를 부동산 간접투자로 전환함으로써 부동산시장과 연계된 가계부채 누증을 완화하는 한편, 양질의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가계의 안정적 주거확보를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주택구입 및 임차시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에서 민간자본으로 대체(Debt-Equity Swap)함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가계와 주택담보대출 취급 금융기관에 집중되었던 주택가격 변동 리스크를 다수의 민간투자자에게 분산함으로써 거시건전성 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차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전문자산관리 업체를 통한 주택관리 등을 통해 양질의 주택 공급을 확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일반투자자에게 건전한 부동산 간접투자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일부 투자자에게 집중된 투자수익이 다수의 일반투자자들에게 재분배하는 효과도 있다.

박지원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환금융의 필요성' 주제 발표에서 "탄소집약적 산업이 저탄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자금을 제공하는 전환금융은 탄소중립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된 안티 ESG 움직임을 완화하고 새로운 투자수요를 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EU,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국은 전환금융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관련 제도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기존의 녹색·기후금융은 친환경적 기업과 프로젝트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고배출 및 탄소감축이 어려운 산업(hard-to-abate)의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서 탄소중립을 촉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 철강, 석유화학 등 고배출 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러한 산업의 질서 있는 탄소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전환금융의 도입이 매우 유용할 것이며, 2030년까지 1,000조원의 수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고탄소배출 산업에 투자가 이루어지는 전환금융의 특성상 녹색금융에 비해 그린워싱 위험이 높아 관련 제도적 기반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어야 하나, 국내에서는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의 전환부문을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기후전환채권 및 전환대출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며, ESG 및 기후 공시에 전환부문을 추가할 필요가 있겠다고 제안했다.

전환금융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자기자본시장을 통한 금융 조달, 금융기관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제도적 장치 마련(예: 금융배출량 산정 시 전환부문 별도 추정 등), 기업의 전환계획에 대한 신뢰성 있는 공시 등 선결 과제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평석 한국은행 금융안정기획부장은 '최근 한계기업 평가 및 시사점'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2023년말 기준,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전체 외감기업 수 기준, 16.4%)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었으며, 전년도 한계기업 중 상당 비중(75.5%)이 한계상태를 지속한 가운데 신규 한계기업(1,815개)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부장은 "부동산업이 가장 큰 비중(차입금 기준, 26.0%)을 차지하였으며, 개별 업종내에서는 숙박·음식업(59.0%), 운수업(49.2%) 등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또한, 은행권이 이들에 대한 신용공여의 대부분을 차지(123.5조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계기업 진입 전후 재무건전성을 분석한 결과, 한계기업은 한계상황 진입 이전부터 정상기업 대비 수익성(-7.7%p)·유동성(-62.4%p) 악화와 차입비용 상승에 직면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한계상황 진입 이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계기업 진입 전 정상기업 대비 높은 차입금 증가율(+8.2%p)을 보였으며, 이는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져 재무구조 안정성을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서 부장은 "개별 업종내 한계기업 비중 상승은 동일 업종에 속한 정상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현금흐름 및 차입조건을 악화시키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내 한계기업 비중이 10%p 상승할 경우, 정상기업의 매출액증가율(-2.04%p), 총자산영업이익률(-0.51%p), 영업현금흐름비율(-0.26%p)이 감소하고 차입금평균이자율(+0.11%p)은 상승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특히 중소기업 및 서비스업에서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 부장은 "기업실적 개선과 통화정책 긴축 완화로 한계기업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한계기업의 증가는 기업 부문의 전반적인 신용리스크를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금융기관은 한계기업 진입 전후의 재무건전성 변화 가능성을 반영하여 기업 금융 리스크 관리를 개선해야 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계기업에 대한 적기 구조조정과 함께 취약업종 구조개선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