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실적·주가만 '추락 중'…미·일·대만과 대조적

CEO스코어, 2020년 이후 4년간 한·미·일·대만 시총 10대 기업 실적·주가 비교 시가총액...한국 12.7%↓ 미·일·대만 53~107%↑ 영업이익...한국 20.3%↓ 미·일·대만 116~123%↑ 한국은 12.3 비상계엄사태로 '추가 급락중'

2024-12-11     임권택 기자
사진=연합뉴스

한국‧미국‧일본‧대만 4개국의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영업이익과 주가를 비교한 결과, 한국 기업들만 유일하게 4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는 그 격차가 훨씬 더 크게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한국‧미국‧일본‧대만 4개국 시총 상위 10개사의 지난 2020년 말부터 올해 11월말까지 최근 4년간 시총 및 실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만이 유일하게 악화됐다.

지난 11월 말 현재 국내 시총 상위 10개사의 시총은 735조4천202억원으로, 2020년 말 842조8천808억원에 비해 12.7%가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일본‧대만(각국 통화 기준)의 시총 상위 10개 기업들은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은 9조2천749억달러에서 19조1천891억달러로 106.9%나 급증했으며, 일본도 114조6천357억엔에서 175조7천745억엔으로 53.3%나 증가했다.

대만 역시 같은 기간 19조5천653억 대만달러에서 35조7천789억 대만달러로 82.9%나 늘어났다. 특히 대만의 경우는 원화로 환산할 경우, 2020년 말 10개사 시총 규모가 756조5천917억원으로 한국의 842조8천808억원보다 10.2%가 작았었다. 그런데 4년이 채 안된 지난달 말에는 1534조5천553억원으로 급증하며, 735조4천202억원으로 쪼그라든 한국의 2.1배에 달했다.

CEO스코어

CEO스코어는 이번 조사에서 한‧미‧일‧대만 시총 10대 기업 중 금융사와 4년 전 비교가 불가능한 기업은 제외했다고 밝혔다.

한국 3개사(LG에너지솔루션·KB금융·신한지주), 미국 1개사(버크셔 해서웨이), 일본 2개사(미츠비시 UFJ 파이낸셜그룹·스미토모 미츠이 파이낸셜그룹), 대만 4개사(푸본 파이낸셜 홀딩·캐세이(Cathay) 파이낸셜 홀딩·CTBC 파이낸셜 홀딩·메가 파이낸셜 홀딩)가 제외됐다.

시총뿐 아니라 영업이익 면에서도 한국 기업들만 유일하게 뒷걸음질쳤다. 한국 시총 10대 기업의 영업이익 총액은 2020년 44조3천132억원에서 올해 35조3천121억원으로 20.3%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2천238억달러에서 4천921억달러로 119.9%나 급증했고, 일본도 5조4천889억엔에서 11조8천714억엔으로 116.3%, 대만 역시 6천517억 대만달러에서 1조4천523억 대만달러로 122.8%나 급증하며 한국 기업들과 대비를 이뤘다.

기업별 실적은 결산월이 나라마다 달라, 한국과 대만은 2019년말과 2023년말을 기준으로 비교했고, 미국은 2020년 9월과 올 9월, 일본은 2020년 3월과 올 3월을 기준으로 비교했다.

국가별 시총 1위 기업만 놓고 봐도 결과는 비슷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483조5천524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지난달 말에는 323조5천622억원으로 33.1%나 줄었고, 영업이익도 27조7천685억원에서 6조5천670억원으로 76.4%나 감소했다.

반면 미국의 애플은 시가총액이 2조2천560억달러에서 3조5천874억달러로 59.0% 늘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63억달러에서 1천232억달러로 85.9%나 급증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역시 시가총액이 25조9천637억엔에서 40조3천9억엔으로 55.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조3천992억엔에서 5조3천529억엔으로 123.1%나 늘었다. 대만의 TSMC 역시 시가총액이 13조7천431억 대만달러에서 25조8천290억 대만달러로 87.9%나 늘었고, 영업이익은 3천727억 대만달러에서 9천215억 대만달러로 147.2% 폭증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시총 상위 10개사 중 최근 4년 새 시총이 늘어난 곳은 5개사였다. SK하이닉스가 86조2천683억원에서 116조4천76억원으로 34.9% 늘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27.0%), 현대차(11.5%), 기아(46.1%), 고려아연(222.5%)도 증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33.1% 감소했고, 셀트리온(-16.2%), NAVER(-31.9%), POSCO홀딩스(-1.6%), 현대모비스(-8.3%)도 줄었다.

영업이익은 삼성바이오로직스(1113.9%), 현대차(319.6%), 셀트리온(70.8%), 기아(477.6%), NAVER(109.7%)가 늘었고, 삼성전자(-76.4%), SK하이닉스(적자전환), 고려아연(-18.1%), POSCO홀딩스(-8.7%), 현대모비스(-2.7%)는 줄었다.

조원만 CEO스코어 대표는 “한국 증시의 고질병으로 저평가 문제가 지적되지만, 지금 한국 기업들은 그보다 더 심각한 저성장의 트랩에 걸려 있다”며, “최근 발생한 ‘12.3 비상계엄 사태’와 뒤이은 ‘탄핵 정국’은 가뜩이나 취약한 한국 기업들에 핵폭탄급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