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신규 사외이사, 재계출신 급증...금융투자 전문가 대거 영입
리더스인덱스, 179개 기업 주주총회 추천 신규 사외이사 125명 지난해와 비교 분석 재계 출신 비중 31.2%로 최고치…2015년 이후 처음으로 학계·관료 출신 앞서 세무회계·법률 전문가 감소…여성 사외이사 비중도 정점 찍고 소폭 하락
국내 30대 그룹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추천한 신규 사외이사 중 재계 출신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계 출신 신규 사외이사의 절반이 금융투자 및 기술 분야 전문가로 채워지면서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과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 계열사 중 지난 7일까지 2025년 주주총회소집공고서를 제출한 179개 기업의 신규 사외이사 125명과 동일 기업에서 지난해 추천된 신규 사외이사 168명의 출신 이력 및 전문 분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사외이사 현황 조사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신규 사외이사 중 재계 출신이 학계와 관료 출신을 앞지르며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179개 기업이 이번 주주총회를 앞두고 제출한 공고에 따르면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56명 중 절반 이상(139명)이 재선임됐으며, 신규로 125명이 추천됐다. 또한 신규 사외이사 수는 지난해보다 8명 증가했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30대 그룹 계열사에 소속된 사외이사의 주요 경력을 학계, 관료, 재계, 법조, 세무회계, 정계, 공공기관, 언론, 정계, 기타로 분류해 진행했다. 전문성은 기업경영, 금융투자, 재무·회계, 법률·정책, 기술, 마케팅, ESG 등 8개 분야에 대해 각사가 공시한 선임 배경과 개인 이력을 기초로 분석했다.
신규 추천된 사외이사를 경력별로 분석해 보면, 재계 출신이 125명 중 39명으로 31.2%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6.7%(28명) 대비 14.5%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반면 학계 출신 사외이사는 지난해 33.3%(56명)에서 올해 26.4%(33명)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관료 출신 비중은 지난해 31.0%에서 올해 30.4%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외에도 세무·회계(3.2%), 법조(2.4%) 출신 사외이사는 전년 대비 각각 2.2%P, 2.4%P 감소했다.
올해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된 재계 출신 39명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금융투자 및 자본시장 분야 전문가들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강도 리밸러싱(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 중인 SK가 대표적이다. SK그룹 산하 계열사들은 이번에 금융투자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했다. SK가스는 투자은행(IB)업계 대부인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SK오션플랜트는 문석록 글로벌자산운영 고문(전 삼성증권 M&A 팀장)을 영입했고, SK케미칼은 박태진 전 JP모건 한국 회장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재계 출신 중에선 기술 전문가들도 9명이 신규 영입되며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위아는 삼성전자 글로벌AI센터장을 역임한 김찬우 고려대 인공지능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또 롯데케미칼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에서 기술연구원 분석센터장을 지낸 조혜성 대상 상담역을 추천했다.
관료 출신 신규 사외이사는 총 38명이다. 이 가운데 검찰 출신은 3명(7.9%)으로 지난해(17.3%) 대비 크게 줄었다.
대표적으로 NH투자증권이 오광수 전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노정연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을, 고려아연의 MBK 측에서는 이득흥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추천했다.
사법부 출신(판사) 신규 사외이사 비중은 지난해 7.7%(4명)에서 올해 18.4%(7명)로 증가했다.
신규 사외이사를 전문성별로 구분하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법률·정책 분야 사외이사가 31.0%에서 24.2%로 6.8%P 감소했다.
이에 비해 재무·회계(13.1%→19.4%), 기술(17.3%→21.0%), 금융투자(16.1%→17.7%) 분야 전문가는 증가했다.
올해 신규 추천된 여성 사외이사는 20명으로 전체의 16.0%를 차지했다. 지난해 17.3%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로, 자본시장법 개정 효과가 정점을 찍고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사외이사 변화 양상을 보면 기존 여성 사외이사 교체가 7명이고, 남성 사외이사를 대체한 사례가 7명이었으며, 나머지 4명은 신규 추가된 경우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