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부동산 대출 쏠림 심화…은행 자금중개기능 약화 초래"

한국은행-금융연구원, 부동산 신용집중 개선 공동 정책 컨퍼런스

2025-04-03     임영빈 기자

최근 5년간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됐다는 감독당국의 지적이 제기됐다.

3일 한국금융연구원(KIF)과 한국은행은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은행연합회관 14층 국제회의실에서 '부동산 신용집중 :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을 주제로 공동 정책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항용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부동산 부문으로 신용공급이 집중되고 있는 현황과 원인을 진단하고 신용공급의 패러다임을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형원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국내은행의 부동산 부문 쏠림에 따른 리스크 현황' 주제 발표에서 국내은행의 대출구조 및 부동산 부문 쏠림 현황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점검한 결과를 제시했다.

먼저 김 국장은 은행권 대출에 대해 "최근 5년간(2019년~2024년) 기업대출 증가율은 8.8%로 가계대출 증가율(4.7%)을 상회하고 있다"며 "다만, 동 기간 담보·보증대출 비중이 72.2%에서 74.4%로 2.2%p 확대됐고, 명목GDP 대비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도 57.2%에서 65.7%로 지속 확대되는 등 부동산 부문 쏠림이 심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은행 대출이 기업대출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담보·보증대출 위주의 보수적 영업관행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신용평가 등에 따른 자본 배분 기능이 저하되어 생산적 부문에 대한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지속 확대됨에 따라 부동산 경기 부진 시 금융권의 시스템리스크 발생 우려도 증가했다"며 "차주의 상환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장기간 소비 위축을 야기하고 국가 경제성장 동력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국장은 "은행 본연의 자금중개기능 및 경제 전반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금융권의 부동산 쏠림 현상에 대한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내 부동산 금융 현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데이터관리체계 정비를 추진하고, 은행권의 자율적 관리 노력을 우선적으로 유도하는 한편, 규제 유인체계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용훈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은 '부동산 신용집중의 구조적 원인과 문제점' 주제 발표에서 부동산 신용집중에 따른 문제점과 부동산 신용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근본적 원인을 다뤘다.

먼저 최 국장은 부동산 신용집중에 따른 대표적 문제점으로 "과도한 민간신용, 특히 부동산으로의 신용쏠림은 소비 위축, 자본 생산성 저하 등을 통해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내외 충격 발생 시 부동산가격 급락 및 이에 따른 급격한 디레버리징이 나타나면서 금융시스템 리스크와 실물경기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신용의 지속적인 확대에 안주해 영업 다변화 및 혁신 노력을 소홀히 할 경우,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 국장은 부동산 신용집중의 구조적 원인을 "가계·기업의 부동산 관련 자금 수요와 금융기관의 이자이익 중심 영업구조 등이 맞물린 가운데, 부동산 대출에 대한 낮은 자본부담 등 규제측면의 유인체계도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금융기관 신용의 부동산 부문 쏠림을 완화하고 생산적인 부문에 대한 원활한 자금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부동산 신용의 증가세를 적정수준 이내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규제를 개선해 금융기관의 부동산 대출 취급유인을 억제하고 생산적 기업대출 취급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금융을 포괄하는 신용공급 체계를 개편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규복 KIF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신용집중의 개선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부동산 중심 관행적 금융에서 사업성 중심 금융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이 1%대로 접어드는 시기에 실물 경제의 재도약 없이 금융산업 역시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공감대 아래 부동산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성 중심 금융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부동산 중심 금융은 부동산의 과거 가치에 기반해 대출을 평가하고 부동산 담보에 의지해 리스크를 회피하는 방식의 금융을 의미한다. 사업성 중심 금융은 사업의 가치에 기반해 대출을 평가하는데, 금융회사가 리스크를 감수하되 리스크 관리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의 금융을 말한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금융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 관리 강화 수단의 예시로 부동산 관련 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전세대출 보증비율 축소,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시 부동산 관련 리스크 확대 분석 등을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사업성 중심 금융 활성화 방안으로 적절한 KPI 기준 마련, 포트폴리오 위탁보증제도 도입, 지역재투자 평가에 사업성 중심 금융 관련 항목 신설 등을 제안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