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금융감독체계, 금감원·금소원 별도 독립기관으로 재편해야"
한국금융소비자학회, '금융감독구조의 혁신, 금융소비자보호의 선진화' 정책 세미나 정대 회장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위상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출범하는 새 정부의 금융감독체계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이 별도의 독립기관으로 각각 분리되고 금융위원회가 이 두 기관을 감독하는 상위기관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학계의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소비자학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B103호)에서 '금융감독구조의 혁신, 금융소비자보호의 선진화'를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정대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은 개회사에서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를 전담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금융감독을 이원화(化)하는 쌍봉형 모델(twin peaks model)의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회장은 "현 체제를 유지한다면, 최소한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위상을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적어도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금감원 내에서 실질적인 2인자의 권한과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석헌 전(前) 금융감독원장은 축사에서 "금융감독의 강화는 선진경제로 진입하는 한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감독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규제 완화가 가능하고, 그래야 민간의 자율과 창의가 발휘되어 금융발전이 가능하며 경제의 지속가능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법, 금융사지배구조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관련 법규가 정비됐음에도 불완전판매로 인한 금융소비자 피해와 금융사 내부사고 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구조 혁신을 미루는 것은 또 한번의 금융위기를 부르는 의미가 있어 대선 정국을 맞은 지금이 구조 혁신의 모색을 위한 적기라고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서울 중성동갑)은 축사에서 "이제는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제도적·조직적으로 실질화할 시점"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위상을 강화하고, 독립적이고 실효성 있는 기구로 개편해야 한다는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새 정부의 초기 국정운영 단계에서, 정부 조직 개편과 더불어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 역시 가시화될 것"이라며 "단순한 조직 정비에 그치지 않고, 금융정책의 방향을 ‘시장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철학과 원칙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한 제언' 주제 발표를 통해 "현행 금융감독체계는 금융산업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의 혼재, 관치금융 등 다수의 폐해를 낳고 있다"며 "새 정부의 금융감독체계는 분리감독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현행 금융감독체계에 대해 "금융위가 정부조직으로써 상급 기관의 성격을 띄고, 산하에 금감원이 있고, 금감원 산하에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있다보니, 금융위 산업정책과 감독정책이 혼재되는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금융위·금감원의 감독집행의 2층구조에서는 합의제가 아닌 독임제 방식이 나타나면서 감독목적에 부합하는 독립성 확보를 어렵게 만든다"며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이 이원화되는 쌍봉형모델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쌍봉형모델에 대해 김 교수는 "현 금융위를 금융감독 정책·집행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한다"며 "금감원과 금융소비자원은 별도의 민간기구로 분리·독립시키고, 이 두 기관은 행정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간접행정 기관의 지위를 부여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각 기관의 세부 역할에 대해 김 교수는 "정부조직이자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금감위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민간 상임위원과 민간 비상임위원의 수는 각각 2명으로 하고, 별도의 사무처를 두는 것이 아닌 단일화된 실무조직을 갖추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감원의 핵심 역할을 금감위 보조·보좌로 설정하고 금감위의 수장이 금감원장을 겸임하게 된다면, 실무조직이 단일화되는 만큼 문제의 소지 또한 없어질 것"이라며 "금소원장은 별도로 임명한다면 두 집단 간 갈등을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관의 독립성이 확보되는 만큼 소비자보호기능 또한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승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금융소비자 보호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금융감독체계 개편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효과성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쌍봉형 감독체계 하에서의 영업행위 규제 전반을 담당하는 감독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이원적 감독 체계는 감독기관 간 책임소재의 불명확, 책임 회피·전가의 소지가 있으며, 이는 금융소비자 보호 취지에 역행한다"며 "감독정책과 감독집행을 동일한 기구가 수행함으로써 시장 모니터링, 정보 수집, 정책 반영, 소비자보호 조치, 제재권 행사 등 일련의 절차에 있어 감독업무의 신속성과 연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쌍봉형 감독체계로 전환된다면, 건전성 규제와 영업행위 규제 간 균형있는 감독권 행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각각의 전담기구가 감독목표에 따른 전문성을 발휘하고 축적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금융교육부터 금융상품 판매, 분쟁, 조정 등 사후관리는 물론, 디지털 금융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새로운 감독 기관의 역할과 중요성도 날로 더해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