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환율 불확실성 장기화되면 韓 성장률 최대 1.1%p 하락할 수도"
자본연,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경제정책 영향과 대응 방향 세미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환율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지속될 경우,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최대 1.1%p 하락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 3층 불스홀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경제정책과 대응 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미국의 무역·환율 정책을 심도있게 들여다보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향 등을 논의했다.
장보성 자본연 연구위원은 '미국 관세 및 무역정책 불확실성의 거시경제적 영향' 주제 발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고강도의 관세 위협과 유예를 반복하면서 불확실성이 전례없이 높아졌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장 연구위원은 "한국에게 있어 미국은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수출 대상국인데, 우리의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 등이 고강도 관세 위협에 노출돼있다"며 "미국의 방침이 계속 변화하면서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고, 국내 기업들은 가장 중요한 경영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지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품목별(자동차·철강 25%) 및 보편 관세(10%)로 국내 GDP는 약 0.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불확실성의 점진적인 하향을 가정한 기본 시나리오와 상향 유지 시나리오를 비교한 결과,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 대비 0.6%p 하락한 것으로 나왔다"고 실증분석 결과를 언급했다.
장 연구위원은 "종합적으로 미국의 보편·품목별 관세 및 무역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 성장률 둔화 효과는 최대 1.1%p 하락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며 "이는 IMF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에서 한국의 성장률이 2.2%(2024년 10월)에서 1.0%(2025년 4월)로 1%p 하락한 것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게는 상호관세 유예 시한 이전 원만한 무역협상 타결이 이상적"이라며 "완화적 통화 및 재정정책으로 관세와 불확실성의 영향을 완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승호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환율정책 분석 및 향후 전망' 주제 발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근래 달러화 약세 유도를 위해 프라자합의를 원용한 'Mar-a-Lago-Accord(이하 마라라고 환율협정)' 추진하려 한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원화절상 요구시 수출경쟁국의 통화 대비 원화의 절상 크기 및 속도가 과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제조업 기반 붕괴와 일자리 감소의 주된 원인을 무역적자로 지목했고, 무역적자의 근본 원인은 강달러에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큰 폭의 관세 인상과 마라라고 환율협정 추진 등을 통해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는 국제무역시스템의 재구성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라라고 환율협정은 미국이 무이자의 초장기국채(100년물 또는 영구채)를 발행한 후 각국에 인수하도록 하여 미국의 기축통화국으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위원회(Fed·연준)와의 통화스왑이나 환안정기금(Exchange Stabilization Fund, ESF)을 활용해 각국에 달러 유동성을 제공하며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지하려 한다"며 "조만간 미국이 관세 및 방위비를 지렛대 삼아 환율조정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미국은 한국 등 개별국에 대한 환율절상 압력을 우선 시도하고 다자간 환율협정은 한국, 대만, 일본 등 동맹국을 대상으로 한 환율압력 행사 이후 상황을 보아가며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대외불확실성과 민간부문(서학개미, 국민연금)의 해외증권투자 증가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위적 환율조정이 쉽지 않음을 설득시켜야 한다"며 "원화환율 하락을 성장률 둔화에 대응한 국내금리 인하 여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라라고 환율협정 추진에 따른 원화 강세 상황에서는 이를 관세·방위 협상에 전략적으로 활용하거나, 역내(아세안+3) 및 한중일 협력 등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 또한 방법"이라며 "과거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의 큰 폭 강세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의 시발점이 됐다는 교훈을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