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금융시장 안정, 환율 변동성 완화부터다"
현대경제연구원, 금융시장 변동성 비교와 시사점 분석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 확대 예방을 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5일 '금융시장 안정, 환율 변동성 완화부터다-금융시장 변동성 비교와 시사점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美 관세정책 발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직전인 올해 4월8일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Volatility Index, CBOE)가 52.3p까지 급등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80.9p), 코로나19 위기(82.7p)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최근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크게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가격 변동성 또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4월 9일 1,484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한 이후 급락세를 이어가 5월에만 연저점을 9차례 경신했다.
연구원은 이처럼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단기간 내 고점과 저점을 모두 기록하면서 투자 심리 및 시장 방향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최근까지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현상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축인 미국과 관련한 복합 리스크(정책·성장·신용)가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4월 9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11~125%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이후, 중국 등 주요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對 세계 실효 관세율이 종전 22.8%에서 올 5월 13.1%로 하락하면서(Fitch Ratings, 5월12일)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편, 최근에는 美 연방법원의 상호관세 철회 명령에 이어 항소법원의 효력 정지 결정 등 정책 자체에 대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고성장세를 유지해 오던 미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전기비 연율 -0.2%의 역성장을 시현했다.
또한, 최근 주요 내수 지표인 산업생산(4월 전월비 -0.01%)과 소매판매(4월 전월비 0.1%)도 둔화하며 성장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최근 Moody’s가 미국의 지속적인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S&P(2011.8), Fitch(2023.8)에 이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은 주요 3대 신용평가사 모두에서 최고 등급을 상실했다.
특히, 2024년 기준 연방정부 부채가 약 35조5천억 달러로 GDP의 123%에 달한 가운데 최근 대규모 감세 정책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Act)’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향후 재정적자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보고서는 금리 인하 지연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원인으로 분석했다. 연준(Fed)이 올해 세 차례의 FOMC에서 기준금리를 4.5% 수준에서 동결한 가운데 6월에도 동결 가능성이 확실시되면서(Fed Watch, 99.9%, ‘25.6.9 기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미국 관세 충격으로 인한 최근 국내금융시장의 변동성을 2000년 이후 VIX가 급등했던 IT버블 붕괴(2002.8.5), 금융위기(2008.11.20), 유럽 재정위기(2011.8.8), 코로나19 위기(2020.3.16), 美 관세 충격(2025.4.8)을 선정하고, 각 시점 전후 2개월의 기간을 분석햇다.
먼저 외환시장과 관련,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과거 위기 시기 대비 낮은 편이었으나, 주요국과 비교 시에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美 관세 충격에 의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최고치 기준)은 0.98%로 나타나, 과거 위기 0.69%(IT버블 붕괴)~4.57%(금융위기)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판단했다.
한편, 주요국의 달러화 대비 환율과 비교시에는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선진국 및 아시아 신흥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과거 선진국 통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 변동성은 최고치 기준 0.70%(IT버블 붕괴)~1.56%(금융위기), 아시아 신흥국은 동 0.57%~1.06%로 한국보다 낮았으며, 2025년에도 선진국(0.72%), 아시아 신흥국(0.56%)으로 이러한 경향이 유지됐다.
자산시장과 관련, 코스피 지수의 변동성은 과거 대비 안정적이었으며, 주요 선진국과 비교 시에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의 코스피 지수 변동성은 최고치 기준 2.61%로, 코로나19 위기(4.70%), 금융위기(5.62%) 등 과거 위기 시기보다 낮아 최근의 美 관세 충격이 과거 위기 대비 주가 변동을 크게 확대시키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했다.
주요국 주가지수와 비교 시에는 선진국보다 낮은 변동성을 보였으나, 아시아 신흥국 대비로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주요 선진국 주가지수는 과거 위기 기간 2.72%(유럽 재정위기)~5.4&%(코로나19 위기), 2025년 3.13%로 타 국가대비 높은 변동성을 시현하였다. 아시아 신흥국은 1.86%(IT버블 붕괴)~4.23%(코로나19 위기), 2025년 2.18%로 모든 기간에서 코스피 지수의 변동성보다 작았다.
채권시장 관련, 국고채금리 10년물로 평가한 채권시장 변동성은 과거 위기 및 주요국과 비교 시 안정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의 국고채금리 10년물은 美 관세 충격 기간 중 0.04%p 변동하여 금융위기(0.10%p), 코로나19 위기(0.06%p) 등 과거 위기 시기 대비 변동성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선진국 국고채금리 10년물은 과거 위기 기간 중 0.06%p(IT버블 붕괴)~0.11%p(코로나19 위기) 변동했으며, 올해에는 0.07%p 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신흥국은 과거 위기 기간 중 0.07%p(IT버블 붕괴)~0.36%p(금융위기), 2025년 0.08%p 변동한 것으로 나타나 타 국가대비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이에 연구원은 최근 美 관세 충격에 의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과거 대비 안정적인 상황으로 판단되나, 아직 위기가 진행 중임을 고려할 때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추가 변동성 확대 예방을 위한 대응책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먼저, 위기 시 외환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원화 가치의 안정화를 위한 정책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을 추가 확대시키지 않도록 글로벌 유동성의 모니터링 강화, 양호한 거시건전성 유지 및 국제 공조 체제 강화 등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금융시장 안정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조속한 경기 안정화는 물론 단기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 등을 통해 금융시장 전반의 급변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