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소비 중심으로 경기 부진 다소 완화...수출 둔화될 것"
한국개발연구원 '9월 경제동향' 발표..."건설투자 부진, 제조업 가동률 낮은 수준" "미 관세 영향 본격화..자동차 관세 인하시기도 불확실"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는 국책연구기관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설비투자 증가세도 조정되는 가운데, 제조업 가동률은 낮은 수준에 머무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소비는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이 시행 되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KDI는 "미국의 고율 관세가 지속되고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는 등 수출 하방 압력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對미국 수출이 감소하는 등 미국 관세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선제적 대응이 조정 되며 향후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반도체 관세 부과 여부 및 자동차 관세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잔존한다"고 분석했다.
경제동향에 따르면,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제조업 가동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으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생산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7월 전산업생산(1.0% → 1.9%)은 서비스업이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기저 효과도 작용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재고율(102.4% → 101.7%)이 하락했으나, 평균가동률(72.5% → 72.4%)이 지난해 연평균(72.7%)을 하회하는 낮은 수준에서 정체됐다.
KDI는 시장금리 하락세,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 등으로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7월 소매판매액은 개별소비세 인하로 승용차(12.9%)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1.3% → 1.3%)도 반등하면서 증가폭(0.3% → 2.4%)이 확대됐다.
숙박⋅음식점업(-2.7% → 1.6%),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2.1% → 5.5%)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의 생산도 증가로 전환했다.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2분기 국내총소득 증가세(-0.1% → 1.5%)가 확대되는 등 소비 여건이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7월 들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가전제품 환급사업 등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이 시행되면서 소비 부진이 완화됐다.
이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25.5%)에 따른 여행수입 증가(33.1%)도 국내 소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8월 소비자심리지수(111.4)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 여건 개선을 반영 하고 있으며,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소비 개선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미약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증가세가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7월 설비투자(1.4% → -5.4%)는 운송장비가 기저효과에 기인하여 크게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 관련 투자의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을 지속했다. 7월 건설기성(-12.1% → -14.2%)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전월에 이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KDI는 부동산 PF 대출심사 강화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지방 부동산 경기가 둔화 되면서 건설투자의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반도체가 호조세를 이어갔으나, 악화된 통상 여건에 따라 다수의 품목이 부진하면서 완만한 증가세에 머무르는 모습이다.
8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에 주로 기인하여 전월(5.8%)보다 낮은 1.3%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과 동일한 5.8%의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일평균 기준으로 반도체(32.8%)의 호조세가 이어지고 자동차(13.6%)도 양호 한 모습을 보였으나,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품목(-3.0%)은 부진한 모습이다.
국가별로는 일평균 기준으로 對미국 수출(-8.1%)이 반도체(56.8%)의 높은 증가에도 불구 하고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자동차 및 부품(-6.1%), 철강(-32.1%)을 중심으로 감소 했으며, 對중국 수출(1.4%)은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미약한 흐름을 보였다.
KDI는 상호관세 협상이 타결된 이후에도 반도체⋅의약품 관세 부과 예고와 미국 연방 항소 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 등으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전망햇다.
건설업과 제조업의 부진에 기인하여 고용 여건도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7월 취업자 수는 전월(18만3천명)과 유사한 17만1천명 증가했다.
일시적 요인으로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축소됐으나, 전반적인 물가 상승 흐름은 안정 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일시적인 휴대전화료 인하로 전월(2.1%)보다 상승폭이 크게 축소 된 1.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상 여건 악화로 농축수산물(2.1% → 4.8%)의 상승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휴대전화료(0.0% → -21.0%)가 대폭 하락하며 소비자물가 상승폭 축소의 주요인으로 작용(기여도: -0.6%p)했다.
근원물가도 전월(2.0%)보다 크게 하락한 1.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 흐름은 2%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휴대전화료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세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기대인플레이션도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한편, KDI는 정책 효과에 따른 소비 개선세는 향후 수요 측 물가 하방 압력을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은 전월에 이어 안정세를 지속하는 모습 8월 원/달러 환율(1,387.0원 → 1,390.1원)과 금리(국고채 3년: 2.46% → 2.43%) 모두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1.8%)가 다소 하락했으나, 변동성(VKOSPI: 22.4 → 21.2)은 축소됐다. 이와 함께 CP스프레드(38bp, 장기평균 44bp)와 CDS 프리미엄(20bp, 장기평균 57bp) 이 전월에 이어 장기평균을 하회하는 등 신용시장도 안정된 모습이다.
7월 가계대출은 6월 말 가계대출 규제,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등에 따라 은행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한편, 개인사업자대출 및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여전히 장기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일부 축소됐으며, 비수도권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주택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7월 주택매매가격(전월대비, 0.14% → 0.12%)은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 전세가격(0.03% → 0.04%)과 월세가격(0.06% → 0.09%)은 낮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도권은 대출 규제(6.27 부동산 대책) 강화로 매매가격 상승폭이 일부 축소됐다.
서울 매매가격(0.95% → 0.75%)이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월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축소됐으며 매매거래량은 1만3100호를 기록했다. 수도권 매매가격(0.37% → 0.33%)도 다소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매매가격(-0.09% → -0.08%)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준공 후 미분양(2만2300호 → 2만2600호)이 증가하는 등 주택경기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