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 상황, 내수회복과 부동산 시장 상황에 영향"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금융시스템 대체로 안정적 모습 유지" 취약차주 상환능력 낮은 수준...기업 연체율도 장기평균 대비 높은 수준 금융시장 대체로 안정적...미 관세영향에 변동성 확대 우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양호한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이하 6.27대책)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유지되고 있어 금융불균형 축적 우려는 여전히 잠재해 있다.
취약부문과 장기 업황부진 산업의 기업 부실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관련 익스포저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으며, 미국 관세정책 영향,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에 따라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한국은행은 25일(목)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최근의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먼저 국내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여건 완화 기조하에서 금융불균형 확대 우려와 함께 대외여건에 따른 기업부문 신용리스크 및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이 불안 요인으로 지적됐다.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올해 8월중 16.5로 증시 호조,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주의 단계(12~24)에 계속 머물러 있다. 중장기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자산가격 상승, 가계대출 증가 등에 따라 올 6월말 32.6으로 상승하면서 장기평균 수준에 근접했다.
신용시장에서는 가계신용의 증가세가 소폭 확대된 가운데 기업신용은 전분기의 낮은 증가세를 지속한 것으로 평가했다. 2분기중 가계대출은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급등, 스트레스 DSR 규제시행 이전 선수요 등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전분기보다 확대됐다.
기업대출의 경우, 금융기관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 및 중소기업 모두 증가세(전년동기대비)가 둔화됐다.
가계 연체율은 상승세가 주춤했으나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은 낮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기업 연체율도 장기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가계 연체율이 장기평균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취약차주 비중은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소폭 하락하였으나 여전히 장기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향후 구조적·경기적 요인에 의한 업황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는 건설, 지방 부동산,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부실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다.
자산시장은 미국 관세정책 발표, 주요국 통화정책 및 정부 정책 기대감 등 대내외 요인 변화에 따라 가격변수가 큰 폭 하락한 후 급등하는 등 높은 변동성이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국고채 금리는 미 관세정책 강화 등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상당폭 하락했다가 5월 이후 추경에 따른 국채발행 확대 가능성 등으로 반등한 후 등락을 보였다.
주식시장에서는 4월초 급락한 주가가 정부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큰 폭 상승한 후 등락을 이어가다 9월 이후 반도체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의 시가총액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특히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미국의 관련 법안 제정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의 거래대금이 증가했다가 최근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금융시장은 신용스프레드 축소 등 리스크 경계감이 낮아지고 투자심리도 개선되면서 대체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미국 관세정책 영향, 주요국 통화정책 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과 함께 금융기관의 연말 유동성 관리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부동산시장은 수도권의 경우 주택매매가격 상승세가 확대됐다가 6.27대책 이후 다소 둔화됐으며, 비수도권은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진단했다.
7월 이후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매매거래량도 축소됐으나, 가격 둔화폭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9월 들어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폭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비수도권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주택매수심리와 주택가격 상승기대도 약화되고 매매거래량도 낮은 상황이다.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업권간 차별화된 흐름 속에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으며, 복원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호금융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부동산PF 구조조정, 부실채권 매·상각의 영향으로 저축은행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향후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금융여건 완화에 따라 차주의 원리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정도는 내수 회복 속도와 부동산시장 상황 등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자본적정성은 자본비율이 은행과 비은행 모두 대체로 개선 흐름을 보인 가운데 규제비율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유동성비율도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대외부문에서는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외화 자금조달 여건과 대외지급능력은 대체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상호관세 부과 유예, 아시아 통화 강세 기대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가 미 경제지표 및 FOMC 기대 변화에 영향받아 소폭 반등한 후 등락을 보였다. 투자거래의 경우 거주자 해외증권투자는 높은 수준의 순투자 흐름이 지속되고, 외국인 국내증권투자는 순유입되었다. 대외지급능력은 순대외금융자산이 장기평균을 상회하는 등 대체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은 앞으로의 금융안정 상황은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실물부문 성장세 및 부동산시장 상황 등에 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금융여건 완화,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 등에 힘입어 취약 가계 및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미 관세인상 영향이 본격화되고 일부 산업의 업황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고 금융기관의 건전성 개선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여건 완화 과정에서 부동산시장 및 가계부채의 금융불균형 축적 우려는 여전히 잠재해 있으며, 정부의 부동산PF 구조조정 진척에도 불구하고 건설 및 지방 부동산 경기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만큼 PF 부실의 추가 확대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한은은 밝혔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