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글로벌 경제 재앙 '다섯 마리 그레이 스완'... 선제적 대응 시급"
현대경제연구원 '다섯 마리 그레이 스완(Gray Swan), 그 그림자가 드리운다'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자" 5대 그레이 스완 -산업 대전환기에 수반되는 중장기 저성장 국면으로의 진입 -유동성 장세에 기반한 자산 시장 버블 붕괴 -중국 경제의 3대 함정 -유럽 재정위기의 글로벌 확장판 -질병(Disease)-X 발 둠스데이(Doomsday) 팬데믹(Pandemic)
현대경제연구원은 "그레이 스완이 언제 출현할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지만, 그레이 스완이 목도되는 순간, 글로벌 경제는 재앙적 불황을 경험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러한 체계적 위험은 해외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레이 스완의 특성은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솔루션이 없다"며 "그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지금, 미리 그 가능성을 상정하여 위기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제적 대응 전략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다섯 마리 그레이 스완(Gray Swan), 그 그림자가 드리운다-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자'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으로 큰 위기에 직면한 바가 없으나, 시간이 갈수록 펀더멘틀이 취약해지고 유동성이 경제를 떠받치는 불안정성 국면에 진입해 있어 향후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시스템 리스크 요인을 식별할 필요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스스로의 복원력 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의 출현으로 펀더멘틀이 강화되기 전에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이 현실화된다면,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체계적 위험이란 실물 경제나 금융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요인으로, 글로벌 시장 단위에서 발생하는 메가 리스크(Mega Risk)를 말한다.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에는 블랙 스완(Black Swan), 화이트 스완(White Swan), 그레이 스완(Gray Swan)이 있다.
보고서에서는 향후 발생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다섯 가지 그레이 스완을 내용으로 작성됐다. 블랙 스완은 예측 불가능성을 가지는 체계적 위험으로 기존의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솔루션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보고서의 주된 내용은 과거 경험했던 대규모의 체계적 위험 중 현재 글로벌 시장 상황에서 발생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그레이 스완을 규명하는 목적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의 대응 방안보다는 그 이전에 어떠한 대비를 해야 하는지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서술됐다.
21세기에 들어 글로벌 시장 전반에 체계적 위험이 현실화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초불확실성 시대가 시작됐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글로벌 시장은 주목할 만한 큰 위기가 없었으나, 1990년대 말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전반을 강도 높은 침체에 빠지게 하는 체계적 위험이 자주 등장했다.
체계적 위험이 실현될 경우 높은 대외의존도를 가지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충격파를 줄 것이며, 이에 따른 GDP 손실을 만회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면서 잠재성장률을 하락시키는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1960년 이후 한국 경제성장률이 1% 미만에 머물렀던 시기는 1980년(△1.5%), 1998년(△4.9%), 2009년(0.8%), 2020년(△0.7%)의 네 번에 불과한데, 각각 오일 쇼크, 외환 위기, 금융 위기, 코로나 팬데믹 위기의 영향이다.
또한, 경제 위기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잠재성장률 하락의 한 가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5대 그레이 스완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수반되는 중장기 저성장 국면으로의 진입, 유동성 장세에 기반한 자산 시장 버블 붕괴, 중국 경제의 3대 함정, 유럽 재정위기의 글로벌 확장판, 질병(Disease)-X 발 둠스데이(Doomsday) 팬데믹(Pandemic) 등을 꼽았다.
먼저, 산업 대전환기에 수반되는 중장기 저성장 국면으로의 진입이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 전반이 저성장 기조를 장기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 경기 변동에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2022년을 정점으로 2026년까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금융·재정위기 이전 연평균 4.2%에서 코로나 팬데믹 위기 이전 3.5%, 향후 3.2%로 추세적인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중이다. 이는 단기적인 키친 파동(Kitchin Wave)의 범위를 넘어서, 중기 주글라 파동(Juglar Wave)이나 장기 콘트라티에프 파동(Kondratiev Wave) 상의 경기 전환점에 현재 글로벌 경제가 위치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이 장기화될 경우 제한된 부가가치 확보를 위한 보호무역주의 대두와 사회 양극화의 심화에 따른 정부 재정 지출 수요 급증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원인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전체로 부가가치가 충분하지 않아 국가 간 부가가치 획득 경쟁이 심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이며,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장기화된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수출 침체가 고용 시장의 문제로 이어질 경우 다른 시장보다 사회 양극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미치기 때문에, 결국 사회 내 복지 재정 확대의 요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유동성 장세에 기반한 자산 시장 버블 붕괴이다.
보고서는 비관론에 근거하여 만약 자산 시장 버블이 붕괴될 경우 금융 위기 당시와 같은 글로벌 신용 경색이 발생하면서 국제 금융 시스템이 큰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자산 시장은 실물 경제에 바탕을 둔 호황이 아니기 때문에, 충격이 발생할 경우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역 레버리지에 따른 증거금 부족, 파생상품을 통한 위험의 전가 확대 등으로 대규모의 글로벌 신용 경색이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
특히 한국 경제는 해외의존도가 높고 내수의 안전판 역할이 취약한 가운데, 금융 시장이 주요 선진국 시장과 동조화하는 경향을 고려할 경우 해외의 신용 경색이 국내 시장에 전이되면서 상당 기간 실물 경제와 자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햇다.
중국 경제의 3대 함정도 들었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가 중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성장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중국 의존도는 9.7%이며, 이는 수입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한국 GDP의 9.7%가 중국 시장 수요에 의존한다는 의미이다.
G20 국가 중 한국보다 높은 중국 의존도를 보이는 국가는 없기 때문에 중국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강도 높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내답봤다.
또한, 유럽 재정위기의 글로벌 확장판도 지목했다.
글로벌 재정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주요국이 동시에 긴축 재정에 돌입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공공 부문의 기여도가 급락, 즉 글로벌 경제의 전방위적 침체를 예상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PIGS 국가에 한정된 재정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EU 경제성장률은 2011년(재정위기 직전) 2.0%에서 2012년(재정위기 시작) △0.7%로 급락한 바 있다. 나아가 같은 기간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4.1%에서 3.4%로, 선진국은 1.8%에서 1.2%로, 신흥국은 6.2%에서 5.3%로 급락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경제성장률이 2011년 3.7%에서 2012년 2.5%로 크게 하락했다. 나아가 세계적으로 국채 발행 물량 과다로 고금리가 뉴노멀이 되어 소비와 투자의 침체를 유발하면서,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질병(Disease)-X 발 둠스데이(Doomsday) 팬데믹(Pandemic)을 꼽았다.
코로나 팬데믹의 사례에서 이동의 제한, 생산 시설 가동 중단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며,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중요 자원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적 팬데믹(pandemic, 대유행)은 필연적으로 GVC(Global Value Chain, 글로벌 가치사슬)의 붕괴를 가져오게 되며, 이는 교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외수와 내수의 동반 불황이라는 큰 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팬데믹이 극단화되어 전면적인 글로벌 락다운(Lockdown)이 발생할 경우, 부존 자원이 부족하여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원자재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보고서는 먼저, 글로벌 중장기 저성장 국면과 이후 전개되는 새로운 산업 혁명 시대에 대응하여 구조 개혁 지속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음으로, 자산 시장 변동성 급증에 따른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고려하여 시스템의 건전성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경제의 입장에서 중국 경제가 미치는 기회 요인 및 리스크 요인을 객관적이고 장기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통해 불과(不過, 지나치지 않음) 및 불부족(不不足, 모자르지 않음)의 중용(中庸)적 대응을 요구했다.
아울러,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 노력을 통해 거시경제 안정화 수단을 확충하고 경제·사회적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며, 재정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 한정된 재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코로나 팬데믹의 경험을 살려 방역 정책에서 노정된 문제점들을 개선하여 새로운 팬데믹에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가 방역 시스템을 재정립하고, 락다운하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시장 시스템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 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