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력 기자재공급자 관리지침 30년만에 전면 개편 추진

1997년 도입 이후 30년만에 최대 규모 개편, 제재에서 예방·시정 중심 전환 엄격한 검증으로 품질·안전 지켜내고, 규제는 합리화하여 중소기업 부담 완화

2026-03-24     황병우 기자
한국전력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전력 기자재공급자 관리 제도를 30년 만에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한전은 품질과 안전을 유지하면서도 중소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자재공급자 관리지침을 전면 개편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1997년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 개편이다.

한전은 기자재공급자 관리지침에 따라 전력공급에 필요한 변압기·개폐기 등 중요 기자재 약 1천600여개 품목에 대해 사전등록(제조능력, 품질체계)을 필한 업체에 한해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 업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

1997년 기자재공급자 등록제도 도입 이후 30년 만에 이루어지는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존의 제재 중심 관리에서 예방과 시정 중심 체계로의 전환이라고 한전은 설명한다.

한전에 따르면, 그동안 운영되던 등록정지(3개월~2년) 및 등록취소(재등록 2년 제한) 등의 제재 규정은 삭제된다. 대신 입찰 담합이나 서류 위·변조 등 중대한 위반 행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제재를 일원화한다. 아울러 일부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소명과 시정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소명 및 시정 요청→기한 내 개선 유도→시정시까지 관리 조치)를 도입해 기업의 개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제도 개편 과정에서도 전력 기자재 품질관리 기준 및 검증체계는 계속 유지하면서, 품질이 미흡한 기자재에 대해서는 재검증 절차를 통해 품질유지 의무를 이행토록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전력 설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위치에 설치되는 만큼, 불량 발생 시 화재나 감전 등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정전 발생 시 산업 전반에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철저한 품질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기존처럼 서류 및 현장 심사, 공인 시험기관 검증 등을 통해 품질을 엄격히 관리할 계획이다. 한전은 2006년부터 품질 등급제를 운영하며 공급사 품질 수준을 평가해왔다. 우수 업체에는 검사 면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하위 업체에는 추가 검증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관리 체계는 국내 전력 기자재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으로 이어졌으며, 2025년 기준 약 160억 달러(약 24조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는 성과로 나타났다고 한전은 강조했다. 향후 5~6년 동안 국내 전력 기기 상장사들은 수주 잔액 4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한전은 중소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도 강화한다. 배전 기자재 공급자의 필수 인력 기준을 완화하고, 재등록 제한 기간을 위반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또한 성능확인시험 비용의 50%를 최초 1회에 한해 지원할 계획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전력 기자재 품질은 국민안전 및 AI시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기자재 품질관리에 더욱 최선을 다하면서도 불합리한 규제는 계속 정비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고 상생 협력을 확대해 가겠다"라고 밝혔다.

한전은 오는 4월 개정안을 사전 공개하고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