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비상 상황에 비상한 대책 필요...경제회생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위기에 국민 삶 지키는 절박한 심정"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 적기 사용"
이재명 대통령은 2일 "비상 상황에는 그야말로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위기일수록 사회적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총 26조 2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협조를 위한 시정연설에서 "중동 전쟁이 야기한 중차대한 위기 앞에 우리 국민의 삶과 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 째"라며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또한 어렵사리 되살린 경제 성장의 불씨가 사그라들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코스피 지수 5천 돌파에 이어 세계 시장을 이끄는 반도체, 조선 등 우리 기업들의 활약으로 우리 경제가 다시금 비상할 기회를 맞았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해 예상 밖의 복합 위기에 처해 있다"며 "석유공급 차질로 휘발유, 경유 가격이 급등했고 나프타, 요소 등의 원재료 부족은 비닐을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과 비료 생산 등 광범위한 민생 현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철저하고도 단단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민생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엄중한 인식을 갖고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조직을 '비상경제 대응체계'로 전면 전환하고 대외 리스크를 치밀하게 분석하며 모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도입했고 나프타·요소 등의 수급 관리 강화와 함께 피해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등 서민 부담 경감과 충격 최소화를 위한 다방면의 대책을 시행 중"이라며 "UAE와의 협력을 통한 원유 2천4백만 배럴 도입을 비롯해 대체 공급선 다변화 노력도 철저하게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과거의 위기 사례들을 돌이켜 보면 예상하지 못한 외부 충격에 선제 대응이 늦어질수록 우리 경제와 국민이 입은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며 "이를 반면교사 삼아,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경제 전반과 국민 일상에 미칠 영향을 꼼꼼하게 살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의 편성 이유와 주요 내용을 직접 국민께 설명드리고 국회의 신속한 협조를 구하고자 한다"며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께서 필요로 하는 곳에 적기에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마땅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은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먼저,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여 국민 여러분들이 겪는 고통과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현재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의 원활한 운영에 필요한 재원과 환율, 유류비 변동 대응을 위해 목적 예비비로 5조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어려운 민생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드리기 위해 2조8천억 원 규모의 민생안정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위기는 어렵고 힘든 곳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며 "위기 상황을 더 빨리 더 크게 체감할 취약계층은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산업 현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고경제 안보와 직결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지켜내기 위해 2조6천억 원을 투입하겠다"며 "수출 바우처 지원 대상을 두 배 수준인 1만4천 개 사로 확대하고 수출 정책금융 7조1천억 원, 관광업계 저금리 자금 2천8백억 원을 추가 공급하여 기업의 자금 경색을 방지할 것"이라 말했다.
이와 함께 "석유 화학산업의 쌀인 나프타 수급과 석유 비축 지원 확대로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유가 정보 공개와 철저한 불법행위 감시를 통해 공정한 석유 유통 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 했다.
끝으로 "지방정부도 위기 극복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등 지방의 투자재원 9조5천억 원을 보강하여 지방정부의 위기 극복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현재 조성된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와 같다"며 "위기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만큼 긴 안목과 호흡으로 지금의 위기를 넘고 내일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우리 국민 모두의 하나 된 힘이 필요하다"며 "서로가 고통을 나누며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고비닐봉지 하나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해질 때 위기의 터널을 안전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와 저를 비롯한 공직자부터 비상한 각오로 앞장서겠다"며 "공동체의 위기를 틈타 담합, 매점·매석 등 부당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서도 대중교통 이용, 생활 절전과 같은 일상생활 속 에너지 절약 실천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러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이번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달라'며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이자 위기 이후 대한민국이 도약할 발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국가적 위기 앞에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한 충정으로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가 손을 맞잡고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