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기업승계로 백년 기업 키운다"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 신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일본 금융사 승계 사례 공유... 후계자 부재 대응 전략 모색 김앤장-삼일회계법인, 경영권 분쟁·제3자 M&A 등 승계 사례와 대응 전략 소개

2026-06-01     임영빈 기자
우리銀,

정진완 은행장은 1일 "기업승계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의 고용 유지와 기술력 보존, 산업 내 공급망 안정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과제"라며, "우리은행은 기업의 폐업이나 사업 축소를 방지하고 일자리와 기술, 산업 기반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적 기업승계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장은 1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지원 방향과 기업승계 지원 전략을 밝혔다.

생산적 기업승계란 기업의 폐업, 사업중지, 축소 등의 방지를 위한 기업승계로 임직원의 고용 안정성 확보와 산업 內 공급망 안정성 강화, 중소기업의 기술력 보존을 목적으로 한 중장기적 관점의 금융지원 및 컨설팅 등을 총망라한 원스톱 지원책을 말한다.

이날 간담회는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 운영 현황 및 생산적 기업승계 추진 방향 소개,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일본 금융회사의 임직원 승계 생태계 전략,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친족 간 기업승계 분쟁 사례와 법률 리스크,  삼일회계법인의 중소기업 제3자 M&A 사례의 순서로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정진완 은행장은 인사말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업해 법률·세무·금융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장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 파트너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은행권 처음으로 회계·세무·M&A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업승계 전담조직인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지난 4월에는 기술신용보증기금과 ‘기업승계 및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M&A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 13억원을 특별출연해 438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금융·법률·세무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기업승계 비즈니스 상호협력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기업승계지원센터는 "1세대 창업주 고령화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승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자녀 등 친족 간 승계뿐 아니라 임직원 승계, 제3자 매각 등 다양한 승계 방안을 검토하고,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무·법률·금융 이슈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기업별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햇다.

특히 우리은행은 기업승계를 단순한 경영권 이전이 아니라 고용 안정, 기술력 보존, 공급망 안정성 강화로 이어지는 '생산적 기업승계' 관점에서 접근했다.

우리은행은 "승계 지연이나 후계자 부재로 우량 중소기업이 폐업하거나 사업을 축소할 경우, 일자리 감소뿐만 아니라 축적된 기술의 단절과 산업 내 공급망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승계는 기업 생존을 넘어 산업 생태계 유지와도 직결되는 과제"라고 판단했다.

센터 신설 이후 우리은행은 총 554개 기업과 기업승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대표자 중 50~69세가 70.2%, 70세 이상이 20.5%로 고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주로 창업 1세대인 대표자들은 자녀 승계를 희망하는 비중이 52.7%로 가장 높았으나, 43.7%는 아직 승계 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센터는 "자녀의 승계 의사 미확인, 산업 환경 불확실성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현재까지 이들 기업 중 102개 기업에게 중장기 승계전략 수립부터 자금 연계 금융솔루션, 사후 경영 안정화까지 아우르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컨설팅을 수행했다. 이 중 77.5%는 자녀 승계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했으며, 후계자가 없거나 자녀 승계가 어려운 기업에게는 MBO(경영진인수)와 EBO(종업원인수) 등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MBO·EBO 방식으로 승계된 기업의 장기 생존율은 약 50% 수준으로, 일반 기업 생존율(10~20%)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MBO는 기존 경영진이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영 연속성과, 신속한 의사결정, 내부 혁신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EBO는 임직원이 단체로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고용 안정성과 근로 의욕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방식 모두 기존 종업원의 고용이 보장될 뿐 아니라, 검증된 내부 인력이 경영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기업의 기술과 조직 문화, 창업자의 경영철학을 함께 승계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한편, 기업승계의 효과는 개별 기업 생존에 그치지 않는다. 승계가 원활히 이뤄질 경우 일자리와 매출 기반, 산업 내 공급망이 함께 유지돼 지역경제와 산업 생태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향후 5년간 매년 100개 기업의 가업승계를 성공시킬 경우, 누적 500개 기업 기준으로 고용 1만명 유지, 매출 기반 10조7천억원 보전, 생산유발효과 4천69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천934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은행과 기업승계 MOU를 체결한 기업의 평균 매출 214억원, 평균 고용 20명, 생산유발계수 1.827, 부가가치 유발계수 0.752 등을 적용한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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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는 "우리은행 거래 기업 중 고용과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 가운데 연간 500개, 향후 5년간 2천500개 이상의 기업에 기업승계 컨설팅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30년에 채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 기업 평균 수명을 크게 늘려 고용과 기술력이 탄탄한 백년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데 일조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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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족 승계에서 임직원 승계로…일본 금융회사 사례에서 해법 찾는다

기업승계지원센터에 이어, 임재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이 '일본 금융회사의 임직원 승계 생태계 전략'을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후계자 부재라는 사회적 문제를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낸 일본 사례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들이 마주할 시장 기회와 전략적 시사점이 다뤄졌다.

일본은 후계자 부재율이 2020년 65.1%에서 지난해 50.1%로 6년 연속 하락하며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약 12만 개 기업이 사업 후계자를 찾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건설·서비스업과 지방 소재 기업의 후계자 부재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승계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친족 승계가 중심이었지만, 최근 10년간 친족 승계 비중은 감소한 반면 임직원 승계와 M&A 등 친족 외 승계가 확대되고 있다. 2024년 기준 M&A를 포함한 친족 외 승계는 전체의 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승계 유형은 크게 친족 내 승계, 임직원 승계, M&A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경영진 인수(MBO)와 종업원 인수(EBO)는 임직원 승계의 핵심 실행 방식으로, 현장 노하우 등 암묵지 보존, 고용·조직문화 유지, 자금구조 최적화, 정책적 정당성 확보 측면에서 유효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일본 금융회사들은 기업승계를 단순 금융지원이 아닌 종합 솔루션 비즈니스로 확장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지역 한정 사업승계 펀드를 조성해 지자체·상공회의소·정책금융기관과 연계하고 있으며, 시즈오카금융그룹은 캐피탈 자회사의 현장 임원 파견, 관리회계·인사제도·디지털 전환 지원 등을 결합한 '핸즈온' 방식의 승계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미즈호금융그룹은 대출, 메자닌, 지분투자, 신탁 등을 결합한 원스톱 패키지로 기업승계 지원 체계를 확장하고 있으며, 노무라는 MBO 전용 사업승계 펀드를 통해 기존 오너 지분을 매입한 뒤 후계 임직원이 장기적으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토신킨금고는 점포 운영 방식을 바꿔 상속·증여 및 사업승계 복합 컨설팅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임재호 실장은 "국내 역시 베이비붐 세대 창업주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후계자 부재와 승계 지연 문제가 중소기업의 폐업, 고용 불안, 공급망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금융회사들이 후계자 부족이라는 사회적 난제를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낸 것처럼, 우리은행도 국내 기업승계 시장에서 사회적 이슈 해결에 앞장서는 '책임감 있는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상속 분쟁부터 M&A까지…기업승계, 사전 설계가 핵심

이어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삼일회계법인은 기업승계 과정에서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세무 리스크와 제3자 M&A 시장 동향을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먼저 함병훈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친족 간 기업승계 분쟁 사례와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함 변호사는 "최근 상속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이 기업지배구조 갈등으로 확대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사전 준비 부족이 기업 존속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사례에서는 창업주의 사전 승계 구도 정리가 미흡해 자녀 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상속세 재원 마련 과정에서 외부 주주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경우, 유언 효력을 둘러싼 가족 간 소송이 수년간 이어진 경우 등이 소개됐다.

김앤장은 "이 같은 분쟁을 줄이기 위해 후계자 양성, 경영권 안정화, 세부담 완화, 승계재원 마련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친족 승계가 어려운 기업의 경우 임직원 승계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현행 제도상 세금 부담, 유류분 청구, 우리사주조합 활용 한계, 인수자금 부담, 신탁 활용 제약 등 현실적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기업승계가 고용 유지와 사업 지속성 확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법률·세무·금융을 함께 고려한 구조 설계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음으로 홍승환 삼일회계법인 회계사가 '중소기업의 제3자 M&A 사례'를 통해 "기업승계 시장에서 M&A가 점차 주요한 해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3년간 국내 중소기업 M&A는 연평균 385건, 약 12조3천억원 규모로 집계됐으며, 전체 기업 M&A 거래의 약 78.6%를 차지했다"며 "특히 거래금액 300억원 이하 중소형 거래가 시장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일회계법인은 중소기업 M&A 확대의 배경으로 경영자 고령화, 승계계획 부재,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원자재 가격 상승, 제조업 경기 둔화 등을 꼽았다. 매수자 측면에서는 "전략적 투자자(SI)가 사업 시너지 확보와 기술 내재화, 신사업 진출을 위해 거래에 참여하고 있으며, 재무적 투자자(FI)는 Buyout과 성장투자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수익 실현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로는 승계자 부재 기업을 사모펀드가 인수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신규 사업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한 사례와, 2세 승계를 추진하는 기업이 기술 기반 신사업으로의 다각화를 위해 전략적 투자자로 기업 인수에 참여해 사업 확장과 기업공개까지 이어간 사례 등이 소개됐다.

우리은행은 이번 발표를 통해 "기업승계가 고용·기술력·공급망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생산적 금융의 핵심 지원 분야"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단순한 상속·증여 문제가 아니라 법률, 세무, 자금조달, 지배구조, M&A 전략이 결합된 종합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으로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업해 기업별 상황에 맞는 승계 구조와 자금 조달 방안, 사후 경영 안정화 전략까지 아우르는 통합 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성후 기업승계지원센터 부장은 "이번 간담회는 기업승계를 경영권 이전 차원을 넘어 고용 안정과 기술력 보존, 공급망 유지로 이어지는 생산적 금융 과제로 바라보는 자리였다"며,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승계 준비 단계부터, 실행, 사후 경영 안정화 등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중소·중견기업이 백년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