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기업 수익성 9년만에 '최악'

10곳 중 3곳 이자도 못 갚아…경기불황 장기화 조짐

2013-04-19     김상호 기자
▲기업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자료:한국은행)
경기 침체로 지난해 기업 수익성이 9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 10곳 중 3곳은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상장기업 1514개 사, 비상장기업 182개 사(금융·보험업 제외)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분석해 18일 발표한 ‘2012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4.8%였다.

2003년 통계편제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5.7%보다 더 나빴다.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 비율 역시 4.4%로 2011년 4.9%, 2010년 7.0%에서 낮아졌다. 특히 건설업은 같은 기간 동안 -0.8%에서 -4.0%로 크게 악화됐다.

상황이 악화된 까닭은 기업의 성장세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조사 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11년 14.1%에서 2012년 5.0%로 3분의1 수준까지 떨어졌다.

김경학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16개 산업 중 전기전자, 운수업, 전기가스업을 제외한 13개 산업의 증가율이 모두 꺾였다. 이 중에서도 석유·화학(32.5%→1.7%), 조선(6.4%→-0.3%), 자동차(19.2%→3.4%) 등 제조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이자조차 부담하지 못 하는 기업은 늘어났다. 지난해 이자보장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전체의 32.7%나 됐다.

이자보장비율이 100%가 안 된다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2010년 22.6%에서 2011년 28.3%로 상승세다.

다만, 기업의 현금흐름은 다소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93.8%로 전년도 99.3%보다 수위를 낮췄다.

기업의 단기채무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현금흐름보상비율(영업활동+이자비용을 단기차입금+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도 55.5%에서 66.2%로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