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사재출연 400억원, 한진해운에 투입

한진과 한진칼 주식담보 대출 확보 지원

2016-09-13     김선재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 회생을 위해 출연하겠다고 밝힌 사재 400억원이 13일 한진해운으로 투입됐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도 사재 100억원을 출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진해운은 긴급 수혈받은 500억원의 자금을 물류대란의 급한 불끄기에 활용한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주)한진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400억원을 확보한 뒤 한진해운 계좌로 입금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과의 당정 간담회에서 “조 회장의 개인 출연금 400억원이 확정·조달됐다”고 확인했다.

한진해운은 이 자금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승인 하에 입항을 거부당한 일부 선박의 하역작업을 진행하는데 사용하게 된다.

이와 함께 지난 12일 최 전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출연할 뜻을 밝힘에 따라 한진해운은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자금 500억원이 생기게 됐다.

한진해운은 하역작업이 진행 중인 미국 항만을 제외하고 유럽이나 동남아 등의 해역에서 운항차질을 빚고 있는 선박 중 어디에 자금을 투입해서 하역작업을 진행할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자금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물류대란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앞서 법원은 현재 겪고 있는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총 1,70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500억원을 투입하더라도 1,200억원 가량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400억원과 롱비치터미널 지분 및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6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총 1,000억원을 한진해운에 투입하기로 했지만, 대한항공 이사회는 배임과 관련한 법적인 문제, 채권회수 가능성 등에 대한 논의 후 롱비치터미널 선 취득·한진해운에 후 대여하는 조건으로 의결해 실제 지원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더욱이 일부 해외항만에서 하역비를 높게 부르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컨테이너 하역에 필요한 자금은 더 커질 수 있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대란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밀린 하역비 외 기름값과 육상운송비, 용선료 등 6,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어 완전 해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임 위원장은 최은영 전 한진그룹 회장이 100억원의 사재 출연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전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이사회가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6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금이 최종적으로 들어올 지 아직 장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뼈를 깎는 자구책 마련 없이는 국민 혈세 투입이 없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며 “우선적으로 한진이 나서야 하며, 이후 상황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정부가 해결하기 위해 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