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대기업 총수 청문회 ‘의혹’ 수준 그쳐

새로운 이슈 끄집어 내지 못한 채, 원론수준 머물러

2016-12-06     고진현 기자
▲ 여야 의원들은 6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새로운 이슈는 끄집어 내지 못한 채 원론적인 질문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증인으로 출석한 회장들은 ‘잘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


대기업 총수들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조사가 막상 열렸지만 이미 제기된 의혹 수준에서 그쳐 별반 소득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의원들은 6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새로운 이슈는 끄집어 내지 못한 채 원론적인 질문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증인으로 출석한 회장들은 ‘잘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

특히 이날 국정조사 특위에서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핵심 의혹 중 하나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양사의 합병이 경영권 승계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의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더 이상 하지 않고, 회사 차원에서 기부금도 내지 않겠다”고 말한 데 이어 “미래전략실’도 없애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삼성 치욕의 날’로 부르는 2008년 4월 24일 이건희 회장이 ‘구조조정본부’ 기능을 폐쇄와 모든 차명계좌 실명화를 약속했다”면서 “이건희 회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부친께서 건강하실 때 그 돈을 좋은 곳에 쓰려고 기회를 찾다 결국 입원하시게 됐다”면서 “선대 이병철 회장 때부터 있던 조직이라 조심스럽지만 없애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과 관련해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며 퇴진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났다고 말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한류나 스포츠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높이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정부가 뭔가 추진하는 데 민간 차원에서 협조를 바라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순실씨가 사실상 설립한 K스포츠재단에 대한 70억원 추가지원 결정이 고(故) 이인원 부회장에 의해 내려졌다고 말했지만 면세점과 관련된 뇌물죄 의혹은 부인했다. 또 미르·K스포츠 재단 지원 결정을 직접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K스포츠 재단에 계열사들이 70억원을 추가로 출연한 것은 맞지만 제가 관여한 바 없고, 사전에 보고받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가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 원의 기금 출연 요청을 받았지만 출연 계획이나 얘기들이 부실했고 돈을 전해달라는 방법도 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별로 할당을 받아 할당한 액수만큼 낸 것으로 사후에 보고받았으며, 당시 결정은 그룹 내 사회공헌위원회에서 했기 때문에 드릴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