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셋값 8년9개월 만에 하락

아파트 입주물량 쏟아진 영향…경기·인천 수도권 침체 두드러져

2017-12-03     연성주 기자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8년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3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01%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2월 9일 0.03% 하락한 이후 8년 9개월 만이다.
올들어 전셋값 상승세는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주 대비 0.06%의 상승세를 보였던 전셋값은 올들어 단 한 차례도 0.02% 이상 오르지 못했다. 최근 5주간은 전주와 동일한 가격을 유지했다.
▲ 수도권 지역에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아파트 전셋값이 8년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사진=연합)
특히 지방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경기도 지역 전셋값은 전주보다 0.02% 하락해 5주 연속 떨어졌다. 광명(-0.08%)과 화성(-0.10%), 광주(-0.14%)의 낙폭이 컸다.
부산과 인천에서 각각 8주, 2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서울의 경우 지난주에도 여전히 0.03%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광진구와 성동구, 금천구의 상승세가 0.12∼0.21% 수준으로 강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8년여 만에 하락한 것은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월 경기 용인시 역북지구에 2519가구, 12월에는 평택시 동삭2지구 184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내년 1월이면 경기 남양주시 다산·진건지구에 2801가구가 들어선다.
인천의 경우 송도 지역 공급량이 3750가구에 이르며 다음 달 인천 서창2 택지지구에도 1908가구가 입주한다.
특히 동탄2신도시 아파트 준공 여파로 내년 화성시 입주물량이 총 3만3609가구에 달한다.
전세 수급불균형 속에 겨울철 이사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전세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전세거래지수는 11.9로, 2008년 12월 29일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전세거래지수는 0∼200 범위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활발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