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배당금 2조5천억...배당금 줄인 우리금융지주 'M&A' 포석

하나금융, 배당률·배당성향 가장 높아…지난해 주가 폭락으로 주주들 달래기 나서 우리금융, 적극적인 M&A 위해 이익금 배당 자제하고 내부에 유보할 것으로 보여

2019-03-13     황병우 기자

국내 4개 금융지주가 2018 회계연도에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한 덕분에 배당금 총액이 은행업계 최초로 2조5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 KB·신한·하나금융은 지난해 보다 배당성향이 상승했지만, 올해 초 출범한 우리금융만은 지난해 보다 배당성향이 낮아졌다. 

 

4개

1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개 금융지주의 배당금 총액은 2017년 2조3171억원 보다 237억원(8.8%) 늘어난  2조5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개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10조4990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은 24.0%를 기록했다.

지난해 배당금 규모가 가장 많은 곳은 7597억원을 배당한 KB금융지주였으며, 신한금융지주(7530억원), 하나금융지주(5705억원), 우리금융지주(4376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배당성향 순으로는 25.5%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하나금융이었으며, KB금융(24.8%), 신한금융(23.9%), 우리금융(21.5%) 등 순이었다. 특히 우리금융은 전체 배당성향(24.0%)과는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하나금융이 가장 큰 배당성향을 보인 가장 큰 이유로는 KEB하나은행이 통합은행 출범 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하나금융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많았지만, 내림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가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지난해 초 5만900원이었지만, 말에는 3만6250원으로 29%나 폭락했다. 최대 실적으로 쌓아둔 이익을 배당을 통해 주주들을 달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하나금융의 시가배당률은 5.0%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 평균 2.00%, 우대금리 평균 2.50%보다 두배 가까이 높으며, KB·우리금융(4.0%), 신한금융(3.9%)과 비교해도 높다.

하나금융은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을 밝혔지만, 자금을 한번에 크게 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든든한 우군 SK텔레콤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이승렬 CFO(최고재무책임자)가 2018년도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앞으로도 주주환원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볼때, 하나금융은 앞으로도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지주는

> 배당성향 가장 낮은 우리금융, M&A 실탄 마련 개시

4개 금융지주 중 배당성향이 21.5%로 가장 낮은 우리금융은 최근 이사회에서 2018 회계연도에 보통주 1주당 650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낮아진 배당성향 만큼 이익을 주주에 덜 주고 내부에 유보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금융이 2017년 배당성향 26.7%와 비교해 5.2%포인트 가량 배당성향을 낮춘 가장 큰 이유는 M&A를 위한 실탄 마련 때문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은 지난 1월 14일 우리은행 본사에서 진행된 우리금융지주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2020~2021년에는 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 밝히며, M&A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손 회장은 "올해부터 비은행 인수 및 합병(M&A)를 적극 추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고 수익원 다양화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고해 우리금융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면서, 과거 대형 지주사 시절과 같은 규모로 우리금융을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금융이 밝힌 M&A 로드맵에 따르면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올해 또는 단기적으로는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을, 중장기적으로는 보험사와 증권사를 적극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낮은 배당성향은 주식투자자들에게는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주가도 힘이 없는 데 다 배당주로서도 매력이 약한 것이 그 이유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18.4%를 처분하려면 주가가 일정 수준 올라야 하는데, 주가를 끌어올리려면 배당성향을 높여야 한다.

우리금융에게 있어서 배당성향은 양날의 검인 셈이다.

M&A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배당성향을 낮게 가져가야 하지만,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을 높여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

 

우리금융지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매각해 과거 '우리금융 살리기'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의 주가인 1만4300원을 회복했다는 점이다.

12일 기준 우리금융의 종가는 1만4400원을 기록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지난 달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전 한 후 이달에는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중국 안방보험이 재무상태 악화로 해외 자산 정리에 나서면서, 동양·ABL자산운용이 한꺼번에 매물로 나왔는데, 업계에서는 이 두 자산운용 매각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두 운용사를 모두 인수하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 순위 7위에 오를 것으로 보이며, 지난 1월 14일 출범한 금융지주사로는 첫 M&A가 된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