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SE 상장" 쿠팡, 주당 35달러 공모가 확정…"5조원 넘게 조달"

SK하이닉스 이어 시총 3위 규모…증권가 "국내선 어려웠을 것" "美투자자, 아마존 성장스토리 지켜봐…긍정적 시각 반영"

2021-03-11     황병우 기자
사진은

쿠팡이 NYSE에 드디어 상장한다. 우리시간으로 11일 밤에 뉴욕에서 첫거래를 앞두고 있는 쿠팡의 주가에 많은 투자자들과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앞둔 이커머스 기업 쿠팡은 기업공개 대상인 1억3천 만주(클래스A 보통주)에 대한 공모가격을 주당 미화 35달러(약 3만9천862원)로 산정해 현지시간 11일 발표했다고 밝혔다.

상장될 쿠팡 주식은 11일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종목코드 CPNG로 거래될 예정이며, 공모는 일반적인 종료 절차에 따라 3월 15일 종료될 예정이다. 

이로써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45억5천만달러(약 5조1천678억원)를 조달하게 된다.

이번 공모가 그대로 NYSE에 상장되면, 쿠팡의 시가총액 또는 기업가치는 약 70조원(63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약 483조원), SK하이닉스(약 97조원) 다음으로 큰 시총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첫날 거래 상황에 따라 주가가 2배 가까이 폭등하게 되면, 쿠팡의 시총은 100조원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수도 있다는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기존 공모희망가가 32~34달러 였는데, 35달러로 확정되면서 쿠팡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방점이 찍혀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유통업체 아마존과 월마트 등과 비교되며 미국식 기업가치가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며 "쿠팡이 제시한 공모 희망가가 미국 기관투자가의 평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기에 60조원대 기업가치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쿠팡이 만약 국내 상장을 추진했을 경우 기업가치가 미국에서처럼 높게 산정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쿠팡이 만약 국내 상장을 추진했더라면 70조원대 기업가치로는 평가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류현진 선수의 몸값이 국내 리그에서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다른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쿠팡

아울러, 쿠팡의 최대 지분 투자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에 대해서도 재평가가 될 전망이다.

손 회장은 비전펀드를 통해 2015년과 2018년 두 번에 나눠 총 30억달러, 우리 돈으로 3조3천원에 달하는 거액을 쿠팡에 투자한 바 있다. 당시에는 쿠팡의 누적 적자가 2조원에 육박하고 있어 손회장의 투자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많았다.

쿠팡이 NYSE에서 성공적으로 첫날 거래를 시작한다면, 33.1% 지분을 가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주식 가치는 약 22조원(19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쿠팡에 투자한 30억달러 대비 6.6배의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이 된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35달러 이상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2021년 추정 주가매출비율(PSR)를 3.7배로 추정하는데 같은 시점 아마존(3.3배), 이베이(3.2배), 알리바바(6.0배)의 주가매출비율을 고려할 때 이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쿠팡은 아마존과 사업모델이 닮았기 때문에 당장은 주가가 비싸 보이더라도 그 정도 가치는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공모가보다는 상장 후 며칠 지나 형성된 시장가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투자 계획과 관련해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서 "8억7천만달러(약 9천874억원)를 투자해 수년 내 7개의 지역 풀필먼트 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