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미 중간선거 이후 대내외 정책 전망’
삼성경제연구소 ‘미 중간선거 이후 대내외 정책 전망’
  • 방태섭 수석연구원
  • 승인 2010.11.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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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선거 결과 평가,민주당 독주를 견제한 미 유권자

공화당은 하원에서 50석 이상을 추가 확보하며 2010년 중간선거에서 승리. 하원의 경우 2006년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 지지로 돌아섰던 중서부 지역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지지하며 공화당의 다수당 탈환을 견인. 민주당의 행정부와 입법부 장악에 따른 일방적인 국정운영에 대해 미국유권자의 견제심리가 작용.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한 의료보험 개혁에 대한 반감이 표출됐다.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위기 대처 능력에 대한 실망이 민주당 패배의 원인. 취임 초기 생산성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어젠다로 설정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에 대한 갈등과 의료보험 개혁 추진으로 경기회복추진 동력이 약화. 보수 성향의 풀뿌리 조직인 티파티(tea party)는 2010년 초부터 티파티 운동을 본격화해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백인 중산층을 자극했다.

2012년 대선 때까지 미국 경기회복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의 진로가 결정될 전망. 과거 클린턴 대통령이 ‘공화당 혁명(republican revolution)’으로 중간선거에서 대패했지만 재선된 선례가 있어 오바마 행정부의 조기 레임덕과 대선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했다.

경제정책에 미치는 영향,대내 경제정책 기조의 변화

시장과 경쟁을 중시하는 공화당은 민주당과 대조적인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 공화당은 규제나 시장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노동·환경등 진보적인 가치에 주안점을 두고 필요한 경우 직접적인 규제도 가능하다는 입장. 보수층과 대기업이 주요 기반인 공화당은 재정지출보다는 감세를 선호하며 규제완화 및 자유무역 등을 지지했다.

공화당의 승리로 향후 미국의 경제정책 기조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전망. 공화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작은 정부와 감세를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운 공약을 발표. 재정 건전화 및 의료보험 개혁 폐지에 초점을 맞추고, 일자리 창출로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경제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 부시 행정부 시절에도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2006년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의 정책기조가 경제정책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은 더욱 어려워질 소지. 공화당은 아직 사용하지 않은 경기부양자금의 추가 투입을 취소하고, 정부지출을 경기부양 및 구제금융 이전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 이를 통해 세금 낭비가 억제되고 1,000억 달러 정도의 재정지출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 당초 예상보다 경기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미국정부의 중기 재정 전망이 더욱 악화. 백악관 예산국과 의회예산국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에도 중기 재정적자가 2010년 2월 전망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

‘의료보험개혁법안’에 대한 미국 내 여론 분열과 양당 간의 대립이 첨예화될 전망. 2010년 3월 발효된 ‘의료보험개혁법안’은 향후 10년간 1조 달러를 투입하여 무보험자 중 약 3,200만 명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5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한 고용주는 직원에게 의료보험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공화당은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보험개혁법안’이 노년층, 가계 및 연방정부에 재정 고통을 안길 것이라며 이를 폐지하겠다는 입장. 의료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50인 이상 중소기업의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금융규제개혁법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실효성도 저하될 소지. 2010년 7월 발효된 ‘금융규제개혁법안’은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및 감독과 소비자 보호 등을 강화하는 내용. 공화당은 대형 금융기관 규제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분야에서 민주당과 대립하며 ‘금융규제개혁법안’을 재개정하려는 움직임.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 직전인 10월 23일, 공화당이 승리 할 경우 금융규제 개혁이 원점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외 무역정책의 기조는 유지

대외정책에 있어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불황극복을 위한 수출확대전략에 중점을 둘 전망. 미국 내수시장의 성장이 계속해서 정체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수 있는 수출확대전략이 새로운 성장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강력한 수출확대정책을 통해 5년 내에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는 무역진흥구상(nei: national export initiative)을 선제적으로 공표. 5년 내에 수출을 2배로 늘린다는 것은 연평균 수출증가율이 14.9%에 이른다는 의미로서 최근 5년간 그 증가율이 12.3%임을 감안할 때 가능한 목표로 판단하였다.

성장정책을 수출확대전략으로 전환함에 따라 통상마찰이 심화될 우려. 수출확대전략은 지속적인 고용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무역 상대국과 통상마찰이 심화될 소지. 미국의 수출확대정책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 전망은 불투명. 2009년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5,000억 달러로 2008년 8,000억 달러에서 대폭 줄었지만, 2010년에는 수입수요가 두 자릿수가 증가세로 돌아서 지속적인 개선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의 최대 무역적자국인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박은 지속될 전망.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위안화 저평가 문제가 중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반면, 미국산 재화와 용역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뜨려 수출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 미중 간 환율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불균형의 확대, 지속적인 자본흐름의 급변동 가능성 등 글로벌 통화 시스템의 불안정성 악화를 우려했다.

외교정책에 미치는 영향,중국과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부각될 전망

외교문제는 의회보다는 행정부가 주도하기 때문에 공화당의 의회 장악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함. 그러나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는 국내정책뿐만 아니라 대외정책에 있어서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하다.

스마트 파워 중심의 오바마 행정부 외교정책은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 대화 중심의 외교적 노력 중시를 표방함으로써 부시 행정부 시절의 일방주의를 희석시킨 정도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후반기에 ‘대중국 고립외교’를 강화할 전망. 출범 당시 오바마 행정부가 강조한 다자주의적 협력체제를 유지함으로써 환율과 무역 문제 등 중국과의 갈등을 국제사회와 공동 대응. 공화당은 중간선거 이후 의회 장악 등 영향력이 커졌지만 희토류 수출통제 등으로 미국 내 여론이 더욱 악화된 중국문제에 있어서는 오바마행정부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대한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 공화당은 오바마 행정부가 2011년부터 단계적으로 철군하겠다는 것에 반대하며, 아프가니스탄 안정화를 위해 병력 증파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진보진영에서는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확실한 개혁과 변화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미군의 병력증파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문제는 관리 차원에서 전개

공화당의 의회 장악 이후에도 오바마 행정부의 북핵문제 접근에 대한 변화는 없을 전망.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 재개와 지속적인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공감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공화당이 오바마 행정부의 6자회담 재개를 압박할 수 있지만 성과 도출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낮음. 미국은 북한이 6자회담을 북핵문제 해결의 장이 아니라 자신들의 입장만을 선전하는 장으로 전락시킬 것을 우려했다.

북한의 3대 세습 공식화와 핵 억지력 강화 의지 표명은 미국이 북핵문제를 조기에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전략적 관리(strategic management) 의지를 강화하게 할 가능성. 장기적으로는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핵 폐기를 추구. 중·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지역동맹 강화와 핵확산 위협 약화 등의 선행적인(proactive) 접근에 중점을 두었다.

전망 및 시사점

경제정책 수립 및 추진에 대한 리더십 약화로 미국경제의 부진이 심화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할 필요.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의 합의가 더욱 어려워짐에 따라 경기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합의하고 실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 수립이 혼선을 빚음에 따라 미국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부진이 심화될 소지. 미국경제의 부진이 심화되면 한국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 대미 직접 수출은 물론 중국 등의 대미 수출 감소로 자본재 수출도 위축되었다.

공화당의 하원 장악으로 한미 fta 비준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 공화당은 자동차 조항과 비관세무역장벽(ntb) 부문에 대해 민주당만큼 강력하게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는 상황. 빠르면 2011년 1/4분기 중 한미 fta 비준 동의안 표결이 가능할 전망. 쇠고기 시장 개방보다 자동차 시장 개방 협상이 한미 fta 비준동의안
표결의 관건. 미 상하 양원은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토대로 자동차 시장 개방과 관련한 재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두었다.

한국은 미중 간 환율 갈등 지속에 따른 위험요인에 대비할 필요. 미중 간 환율 갈등에서 한국 원화는 미 달러화의 유동성 증가로 향후 빠른 원화절상과 환율의 변동성 확대라는 두 가지 리스크가 예상. 중국 위안화의 절상 속도가 한국 등 아시아 경쟁국 통화의 절상 속도보다 더디게 이루어질 경우, 중국 위안화는 아시아 경쟁국 통화에 비해 사실상 절하되는 부수적인 효과가 발생 [방태섭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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