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한 인도경제’
삼성경제연구소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한 인도경제’
  • 정무섭 수석연구원
  • 승인 2010.11.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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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는 seri 경제 포커스 제317호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한 인도경제’를 발표했다.

1. 고성장-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인도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고민이 증대

금융위기 이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인도경제가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 2009년 하반기 극심한 가뭄에 따른 농업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높은 성장세로 인해 인도경제는 고성장세가 지속. 하지만 농업생산 감소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과 양적완화정책에 따른 저금리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2009년 하반기에 물가가 폭등. 2010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8년 하반기 이후 최고 수준. 2010년 상반기 이후 폭등세가 반전되긴 했으나 인도 중앙은행(rbi)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 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고성장 지속의 걸림돌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로 인도경제의 지속적인 고성장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 모건스탠리는 2011~2015년 인도경제가 연평균 9.5%의 성장을 달성해 성장률 면에서 2013년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 경제분석기관인 ihs글로벌인사이트는 인도의 경제규모가 2022년경 일본을 추월해 세계 3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으로 인도는 낮은 물가 수준에서 고성장을 달성하고 있는 중국 등 경쟁 신흥국에 비해 불리한 상황. g20 소속 국가들 중 인도는 물가상승률과 성장률 모두 2위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부담이 가중

높은 인플레이션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제성장률을 둔화. 2/4분기 인도의 제조업 성장률과 투자증가율 또한 1/4분기에 비해 둔화되고 있는 상황. 투자증가율은 17.7%에서 2/4분기 7.6%로, 제조업 성장률은 16.3%에서 12.4%로 하락. 또한 2009년 7월 이후 10% 이상을 이어가던 소비재 생산 증가율은 물가 급등의 여파로 2010년 8월 6.9%로 하락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경제적 부담 이외에 사회적, 정치적 부담까지 가중. 물가상승은 중저소득층의 생활고를 가중시켜 파업과 시위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 지난 7월 노키아 인도 공장의 1,000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단행. 이러한 사회적 불만을 대변한 야당의 정치공세로 현 정권의 정치적 부담 또한 가중. 현 만모한 싱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막대한 규모의 인프라 투자 등 친시장적 경제발전 정책이 위축될 소지가 있다.

다행히 최근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되고 있으나 아직도 높은 수준이어서 향후 高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에 대비할 필요. 2010년 6~9월의 몬순기간에 충분한 비가 내려 농업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식료품 가격 안정에 다소 긍정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며, 정책금리 인상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 그러나 임금인상 압력이나 자산인플레이션 가중 등의 위험요소는 상존한다.

2. 인플레이션의 원인과 정책 대응

(1) 인플레이션의 원인

현재 인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농업생산 감소에 따른 식료품 가격 상승, 금융위기 이후의 양적완화정책에 따른 저금리 지속, 해외자본 유입 증가 등이다.

① 농업생산 감소에 따른 식료품 가격 상승

2009년 하절기 강우량이 197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농업생산량을 감소시켜 식료품 가격 폭등을 유발. 2009년 4/4분기의 농업 생산액은 전년 대비 1.8% 감소. 2008년의 1.4% 감소에 이어 두 해 연속 절대액이 감소. 이로 인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46.2%를 차지하는 식료품 가격상승률이 2009년 12월 21.3%까지 상승하며, 1년 이상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 이러한 농업생산 감소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은 성장 회복을 위한 양적 완화정책과 맞물려 식료품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② 저금리의 지속

인도 당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양적완화정책의 일환으로 정책금리를 5% 이하 수준으로 인하해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 상업은행의 중앙은행에 대한 예금금리인 역재할인율(reverse repo rate)은 3.25%, 중앙은행의 상업은행에 대한 대출금리인 재할인율(repo rate)은 4.75%로 인하한 상태가 지속. 2009년 4월부터 2010년 3월 금리인상 조치가 있기까지 11개월간 지속. 이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서 실물경제가 살아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유발. 저금리에 따른 소비증대와 자산가격 상승은 모두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귀결된다.

특히 자산가격 상승에 따라 주거비 상승률이 2009년 6월에는 불과 6%였으나, 9월에는 22.1%, 2010년 3월에는 33.1%까지 상승. 7월 이후 22.1%로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상태. 주거비와 식료품비, 연료비 등이 동시에 급등해 노동자들의 생활고가 가중되면서 사회불안요인이 증대. 물가상승과 정부의 연료비 보조금 삭감에 반대하는 파업과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③ 해외자본 유입 확대

해외자본 유입 확대는 저금리정책과 맞물려 국내 유동성을 확대시켜 자산가격 및 물가 상승을 유발.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정책으로 확대된 유동성이 인도와 같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국으로 대거 유입. 2009년 3/4분기부터 2010년 2/4분기까지 총 680억 달러의 외환이 자본거래를 통해 인도로 유입되어 경상수지 적자금액인 477억 달러를 상회. 2009년 하반기 이후 1년여 동안 지속된 대규모 해외자본 유입으로 자산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이 가속화. 해외자본 유입으로 주식 및 부동산 가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하면서 자산버블에 대한 우려가 대두. 특히 금리인상에 따른 외국인 채권투자 증가로 외환유입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2) 인도정부의 정책 대응

① 금리인상: 2010년에만 6차례 정책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 중앙은행은 2010년 들어 6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 2009년 4월 이후 4.75%이던 재할인율을 2010년 3월부터 인상해 현재 6.25% 수준까지 인상(1.5%p 인상). 같은 기간 3.25%이던 역재할인율은 5.25%로 인상했다.

향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상존

자원가격 상승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던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금리 수준이 7~8%대인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 여력이 상존.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고 금리인상에 따른 성장률 저하가 염려되는 상황에서 인도 당국은 추가 금리인상 카드를 비축해두고 있는 상황. 지난 11월 초 금리인상 당시 당분간은 추가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야당의 강도 높은 비판과 임금인상 압력가중 등으로 인해 인도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추가적 대응이 불가피. 인도 중앙은행이 추가 대응의 필요성을 표명하고 있으며, 모건스탠리 또 한 2011년 초까지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 따라서 인도 정책당국은 향후 금리인상에 따른 성장세 위축과 해외 투자자금의 유입 추이를 보면서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② 해외자본 유입 규제

인도정부는 다른 신흥국들과 마찬가지로 단기적인 해외자본 유입에 대한 규제를 실시할 전망. 해외자본 유입이 인도경제 상황을 악화시킬 경우 외환시장 개입 등 대응책을 시행할 것을 공식 표명(두부리 수바라오 rbi 총재, 10월 9일 워싱턴 imf 연차총회 시). 그러나 인도 당국은 경상수지 적자를 해외자본 유입으로 메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은 해외자본 유입에 대해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 따라서 인도정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경상수지 적자보전 이상의 과도한 해외자본 유입에 대해서만 제한적인 유입억제책을 내놓을 가능성 내놓았다.

3. 전망 및 시사점

2011년 상반기까지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지속될 전망

2011년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2010년에 비해 낮아질 전망. 정부의 추가 금리인상조치가 이어지면서 고금리로 인해 성장세가 위축될 소지. 인도 통화당국은 물가 수준을 고려해 2011년 상반기 7% 수준까지 재할인율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급준비율도 인상할 가능성. 이로 인해 2011년에는 경제성장률이 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어 2010년의 8% 중반 수준에 비해 다소 낮아질 전망. 2011년 하반기 이후 고 성장세를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지속됨에 따라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권투자 확대와 내수시장의 잠재력에 기반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 이로 인해 인도 선섹스지수는 지난 11월 2008년 1월의 전 고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11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임금인상 등 경영환경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2011년에는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인도 진출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 단기적으로는 파업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 간의 소통채널을 강화하는 등 노사관계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확대. 장기적으로는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해 임금 인상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 생산성 향상과 연계된 합리적 수준의 인상요구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자산가격 상승 지속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

인도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향후 자산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므로 현지 투자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의 대비책을 마련해둘 필요. 인도에서 사업 중인 기업은 안정적인 사업기반 확보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자원을 미리 확보할 필요.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대도시 핵심지역뿐만 아니라 발전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인도정부와의 협조를 통해 한국기업들의 인도 진출과 사업 확대를 위한 입지확보 및 개발 노력을 과감하게 지원할 필요. 현재 인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인 전용공단 개발 사업을 민-관 합동으로 전개해 추진속도를 가속화할 필요. 또한 민-관이 합동으로 인도 내 기업도시 건설 등 각종 지역개발 프로젝트를 인도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할 필요 [삼성경제연구소 정무섭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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