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BOK-BIS '거시건전성 규제 및 정책‘ 국제컨퍼런스」 개최
한국은행,「BOK-BIS '거시건전성 규제 및 정책‘ 국제컨퍼런스」 개최
  • 박광원 기자
  • 승인 2011.01.20 23: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기재발 방지를 위해 거시금융안정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한국은행은 거시건전성에 대한 심도있는 학술적 논의와 주요국의 정책 경험 등을 공유하고자 bis와 공동으로 “macroprudential regulation and policy” 주제 하에 1월17일(월)~18일(화) 양일간 컨퍼런스(비공개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08, 2009년에도 bis와 공동 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으며,이컨퍼런스에는 cumming frb, ny 수석부총재, visco 이탈리아 중앙은행 부총재 등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 고위급 인사와 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주요 인사 그리고 국내외 저명 학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김중수 한은 총재의 환영사,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1.17), ingves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1.18)의 기조연설과 더불어 시스템리스크, 경기순응성, 거시건전성정책운용 등에 관한 12편의 논문 발표와 종합토론도 가졌다.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 환영사 한국은행과 bis가 공동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참석하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특히 이 자리에 유서깊은 스웨덴 중앙은행의 stefan ingves 총재와 hyun song shin 프린스턴대 교수를 기조연설 연사로 모시게 된 것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 두 분은 풍부한 경험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기되는 새로운 정책과제와 중앙은행의 역할 변화를 우리에게 제시해 주시리라 기대합니다. 아울러 eli remolona bis 아시아사무소 대표, christine cumming 뉴욕연준 수석부총재, david longworth 캐나다 중앙은행 전부총재, ignazio visco 이태리 중앙은행 부총재 등을 비롯하여 사회자, 발표자, 그리고 토론자로 수고해 주실 모든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거시금융안정체계와 국제금융질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특히 시스템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거시건전성정책을 포함한 각종 대비책 마련 필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도 넓어졌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인 “macroprudential regulation and policy”는 금융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과 규제당국의 깊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봅니다. 오늘 컨퍼런스 발표자들의 귀한 말씀과 정책제안은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 담당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 최근 우리가 겪었던 글로벌 금융위기는 심각성 및 지속기간 면에서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세계경제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입니다. 현재까지도 금융시장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한 상태는 아닙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로 전이되는 등 지속적으로 후속 충격이 이어지면서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 결과 언론 등에서는 신흥경제권과의 회복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보는 two-speed global recovery나 미국, 유럽 그리고 중국 등 신흥경제권이 제 각기 다른 경제발전 궤적을 그릴 것으로 보는 three-way split 등 각종 표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 금융위기의 역사를 살펴보면 위기는 항상 막대한 금융․경제적 손실을 수반하지만 이를 계기로 새로운 제도개혁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는(don't waste a crisis) 말에서처럼 위기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값진 경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번 위기로부터 얻은 교훈을 토대로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있는 모임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우리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다음과 같은 소중한 정책적 교훈을 얻었다고 봅니다.

첫째, 한 나라의 경제가 거시경제적 차원에서 어느 정도 건전하다하더라도 금융시스템이 국제금융시장과 아주 복잡하고 긴밀하게 상호 연계되어 있어 축적된 금융불균형은 전세계적으로 단기간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금융기관간 복잡한 네트워크는 경제안정기에는 효율적인 리스크 분담 장치 역할을 하지만 불안기에는 위험을 전파하는 경로로 작용합니다. 이로 인해 금융시스템의 리스크는 개별 금융기관의 리스크를 단순 합계한 것보다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미시적 규제만으로는 거시금융안정(macrofinancial stability)을 확보하기 어려워 금융시스템 전체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둘째, 금융혁신이 금융의 효율화를 촉진하기도 하지만 금융불균형의 자양분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금융부문의 팽창속도가 실물성장을 넘어서는 과도한 경제의 금융화(financial excess)는 거시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발전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반드시 긍정적인 역할만 한다고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셋째, 물가안정만으로는 금융안정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경제가 장기간 저물가․고성장을 유지하는 경우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하는 금융불균형의 축적을 간과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융․실물경제면에서의 상호의존성이 커진 세계경제에서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공조 노력이 불가피합니다. 다행히도 금번 위기의 초기 국면에서 세계경제 안정에 관한 국제논의를 주도하는 협의체로서 g20가 결성되어 성공적인 국제공조를 이루어 왔습니다. 또한 g20의 지원하에 fsb와 bcbs는 금융규제 분야에서 국제공조를 훌륭하게 주도하였습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시스템리스크의 파급효과를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경제전반의 거시건전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글로벌 위기 이전에는 세계 각국이 시스템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고 이를 과소평가하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실물경제에도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는 시스템리스크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건전성규제에 대한 미시정책적 관점에서 벗어나 경기 등 거시경제정책 차원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은 g20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하고 균형 있는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지난번 g20 서울회의를 통해 새로운 금융규제를 도입하여 거시건전성정책의 토대를 마련한 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시건전성규제는 도입 초기단계로서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거시건전성정책의 목표인 금융안정은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거시건전성정책수단은 미시건전성 규제수단과 어떻게 부합해야 하며 물가안정을 중시하는 통화정책과의 결합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독당국간 거시건전성정책 공조(institutional arrangement)는 어떻게 이루어나가야 바람직한지 등 여러 과제에 대해 명쾌한 이론적 논거나 경험적 대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을 교정하는 것은 현 글로벌 금융위기의 요인을 치유하는 것임과 동시에 향후 국제경제질서의 안정적 확립을 위한 전제조건입니다. 따라서 먼저 금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근본원인 가운데 하나인 무역 및 자본이동의 글로벌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글로벌 불균형은 과거에도 계속 제기되어 왔던 문제지만 이를 줄이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은 거의 없었습니다. 앞으로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indicative guideline)에 대해 g20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기존 글로벌 금융규제 체계는 주로 선진국․은행부문을 대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혁신 등으로 인해 투자은행, 헤지펀드, 특수목적회사 등 소위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부문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변화된 금융환경에 맞춰 법적형태와 관계없이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주요 금융기관을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합니다.

또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s)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sifi의 선정기준 및 규제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국제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신흥시장국에도 sifi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 밖에도 향후 국제금융질서의 개편이 신흥시장국의 금융구조 및 금융․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과 지난 g20 서울회의에서 도입키로 확정한 새로운 자본 및 유동성 규제가 기존의 금리중시 통화정책의 유효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거시건전성정책수단의 하나로 논의되고 있는 경기대응 완충자본은 유동성조절 기능을 갖기 때문에 금리정책과 상충될 가능성이 있는 등 통화정책의 제약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위기(economic crisis)는 대개 경제학의 위기(crisis in economics)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까지 경제학자나 경제기구들은 주택시장 투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은행들의 행태와 경쟁구도가 가져올 결과 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였습니다. 비록 이러한 비난에서 중앙은행도 자유스러울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위기극복과정에 중앙은행이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로서 적극 참여하면서 그 역할과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다만 금융시스템안정과 물가안정간 정책목표 상충 등으로 인해 통화정책의 신뢰성이 약화될 가능성(paradox of credibility)은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거시건전성 규제나 정책에 관해 중앙은행이 금융시스템수호자(guardian of financial system)로서 앞으로도 책임감을 갖고 분석하고 검토하는 과업을 사회로부터 요구받고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점에서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현재 직면한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과제는 시스템리스크에 대한 효과적 관리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향상된 규제감독과 거시금융안정화정책 운용, 보다 다양한 건전성 정책수단 확보, 국제공조와 시장규율 강화 등이 필요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g20, bis 등을 중심으로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의 개발‧도입을 위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진국에 비해 과도한 시장위험과 외화유동성 위험에 노출된 신흥시장국의 경우 새로운 미시·거시건전성 규제수단 도입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세밀하게 평가하고 시너지효과가 큰 규제 조합을 선택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금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보았듯이 거대 복합금융기관의 실패는 시스템위험뿐 아니라 대마불사의 기대감과 정부구제의 가능성을 높이는 등 시장의 경쟁기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거시건전성정책운영체계는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하고 장기적으로 금융시스템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보다 총체적인 시각에서 설계되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거시건전성규제정책의 의미와 과제를 조명하고 이에 관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건설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는 정책토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거시건전성 정책의 본격 도입에 앞서 실물경제에 대한 잠재적 영향과 다른 경제정책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소중한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일정이 바쁘시더라도 시간을 할애하시어 한국 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기회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