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유럽 PIIGS의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 점검’
현대경제연구원, ‘유럽 PIIGS의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 점검’
  • 이준협 연구위원
  • 승인 2011.05.01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2일 imf가 유럽경제의 gdp 전망치를 0.2%p 상향조정하는 등 경기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6일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스페인으로의 위기 전염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등 위험요인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이에 스페인의 재정·금융위기 가능성을 점검하고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첫째,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실패함에 따라 채무재조정(workout)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0년 4월 23일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1,012bp에서 524bp로 떨어져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듯하였으나, 올해 4월 28일 현재 1,474bp로 다시 상승하였다. 10년물 국채금리도 16.1%로 급등하여 5월 도래하는 국채(74억 유로)의 만기연장(rollover)이 거의 불가능해졌으며, 이에 따라 채무재조정(workout)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둘째, 아일랜드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사실상 실패함에 따라 은행위기 및 채무재조정 가능성이 높다. 구제금융을 신청한 2010년 11월 21일 당시 567bp던 아일랜드 cds 프리미엄은 현재 664bp로 오히려 악화되었다. 국채금리도 9.5%에서 10.7%로 더 높아져 채무재조정 가능성이 급등하였다.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240억 유로의 자본을 확충하지 못할 경우 부정적 시나리오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포르투갈 구제금융도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4월 6일 구제금융 당시 포르투갈 cds 프리미엄이 593bp에서 543bp로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으며, 28일 현재는 650bp를 기록하고 있다. 국채금리도 구제금융 신청 당시의 8.9%보다 높은 9.8%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시장반응이 냉담한 이유는 포르투갈 또한 그리스나 아일랜드처럼 재정건전성 확보노력이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넷째, piigs 국가(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태리, 그리스, 스페인)의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됨에 따라 대외부채가 증가하고, 외부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단일통화를 사용하고 있는 유로존 국가들 간에는 통화가치를 조절할 수 없다. piigs는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반면 독일은 만성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러한 대외불균형은 재정위기 극복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다섯째, 스페인 금융·재정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08년 스페인의 부동산버블이 붕괴되면서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2007년 말 0.8%에서 2011년 1월 6.1%로 급등하였으며, 부실채권 규모도 133억 유로에서 1,015억 유로로 증가하여 199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여기에 864억 달러(대외투자자금의 6.2%)에 이르는 對 포르투갈 투자자금이 부실화되거나, 독·프·영이 스페인위기를 우려하여 5,065억 달러에 이르는 對 스페인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경우, 혹은 헤지펀드의 대규모 매도 공격으로 국채금리가 급상승할 경우 스페인은 재정위기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스페인 실업률이 20%에 이르고 경제성장률이 -0.2%에 불과해, eu-imf가 요구하는 추가적인 긴축재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유럽 경제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섯째, 스페인 위기가 이태리로 확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태리는 현재 gdp 대비 국가부채가 유럽 평균인 79.5%보다 월등히 높은 119.0%에 이르고, 재정적자도 지속되고 있다. 280억 달러 규모의 對 스페인 투자자금이 부실화되거나 독·프·영이 신용경색을 우려하여 1조 7,99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경우, 혹은 헤지펀드의 대량매도 공격을 받을 경우, 이태리 또한 재정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는 곧 유럽 전역으로 위기가 확산됨을 뜻한다.

일곱째, 정치 불안 및 리더십 부재로 위험요인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정위기 극복 및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위기관리체제 구축, 재정규율의 엄격한 시행 및 재정통합, 통합감독기구 설립 등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eu의 리더십이 한계에 이르러 재정위기가 그리스, 아일랜드를 넘어 포르투갈로 확산되었고, 스페인으로의 위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포르투갈에 이어 스페인으로 위기가 전염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한국에서 외국자본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 또한 두 번째로 큰 수출시장인 對유럽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

유럽 재정위기 및 세계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가 한국에서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외환위기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요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왑 체결, 적절한 외환보유고 관리, 거시건전성 부담금 등을 통한 단기유동자금 관리 등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유럽 경기 위축에 따른 對 유럽 수출 감소에 대비하여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또한 재정준칙 도입 등 재정건전성 향상을 통해 국내 경제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준협 연구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