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미얀마, 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 조경화 기자
  • 승인 2011.06.02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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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보유 중인 달러를 모두 현지 화폐인 짯으로 교환해 두라고 권유가 있었다.

서둘러 환전하라는 이유는 “조만간 미얀마 정부에서 모든 환전 업무를 은행을 통해서만 하도록 할 것”이라며 “기준 고시환율을 650짯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당분간 달러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지난 5월 20일에는 달러당 미얀마 화폐 830짯(ks.)으로 교환이 가능했으나 6월2일 현재 달러당 795짯으로 불과 열흘 사이에 무려 4.22%나 평가절상 됐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700짯 이하까지도 내려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997년 5월, 미국에 의해 내려진 경제제재조치 이후 미얀마와 관련된 모든 무역과 거래는 원칙적으로 달러화 결제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 없이는 미얀마 생필품은 물론이고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자재를 수입할 수 없기 때문에 제3국을 통해 거래를 하거나, 달러 대신 유로화로 결제하는 등 편법으로 거래를 이어 오고 있다.

현재 미얀마는 중립 입장을 취하는 중국과 싱가포르, 태국 등 주변 몇몇 국가와의 무역을 통해 달러가 반입되고 있으며, 관광객을 통한 달러화의 유입 또한 만만치 않아 시중에 유통되는 규모가 무시 못 할 정도로 커져 있는 상황이다.

미얀마 정부는 고정환율제도(1us$=450ks)를 채택하고 있으나, 실제 시장 환율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 암달러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법 위반이지만 정부 당국에서도 현재까지는 방관적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달러화 약세 정보가 사실이라면 앞으로 환전시장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환율이 왜 650짯인가?

통상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려면 자국화 평가 절하를 통해 생산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650짯이면 오히려 평가 절상하는 셈이다. 미얀마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수출경쟁력은 크게 비중을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국내 물가안정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정부 수립 이후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한편으로 해외 투자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정부가 오히려 투자자에게 독약과도 같은 평가절상 조치를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참고로 2006년부터 2010년 중반까지의 달러당 환율은 1,000~1,400짯 수준이었고, 2010년 말부터 1,000짯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800짯 수준까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는 약 6개월간 20%이상의 평가절상이 이루어져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를 감안하더라도 실로 충격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추가적인 평가 절상이 이루어지게 되면 그간 투자한 외국계 기업들은 심각하게 철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으며, 신규투자 유치는 물 건너가게 된다.

현재 알려진 내용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항은 아니지만, 통상 월말 또는 월초에 달러 약세가 계속 이어져 왔다는 점을 고려해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미얀마정부의 헛갈리는 대 달러 정책으로 진출한 교민들과 외국계 투자기업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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