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전 금감원장 소환-저축은행 수사 분수령 올라
김종창 전 금감원장 소환-저축은행 수사 분수령 올라
  • 안현진 기자
  • 승인 2011.06.09 1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일 김종창(63) 전 금융감독원장이 소환되면서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로비의혹 수사가 중대 전환점에 도달했다.

검찰 수사가 금융감독 당국을 넘어 정관계 고위층들까지 겨냥하며 본격적으로 확대되느냐가 김 전 원장의 조사결과에 달렸다고 봐도 될 정도이기 때문이다.

김종창 전 원장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이 무차별적으로 사세를 확장하다 부실을 떠안고 퇴출위기에 몰려 전방위 구명 로비를 벌였던 시기에 금융감독 라인의 최정점에 있었던 인물이란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지난 3월15일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시작한 수사 기간이 어느덧 3개월에 육박하는 가운데 중수부는 현재까지 모두 29명을 기소했다. 이들 중에는 `금융검찰'로 불리는 금감원 전현직 간부 3명이 포함돼 있다.

여기다 차관급인 은진수(50) 전 감사원 감사위원과 금융위원회 고위간부(차관보급)인 김광수(54)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구속하는 등 상당한 수사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김준규 검찰총장은 지난 6일 중수부 폐지 움직임을 보인 정치권을 향해 "지금 진행 중인 저축은행 수사를 끝까지 수행해 서민의 피해를 회복하겠다. 수사로 말하겠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따라서 중수부 수사가 금감원 선에서 멈춰 서리라고 보는 전망은 거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비교적 `순항'해온 것과 달리 향후 정관계 로비 수사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의혹 수사는 창구 역할을 한 주요인물과 루트에 따라, 주로 금융권을 맡은 금융브로커 윤여성(56.구속)씨, 정관계를 두루 담당한 거물급 로비스트 박태규(72.해외체류)씨, 참여정부와 호남권 인사들과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해동건설 회장 박형선(59.구속)씨 등 3개 축으로 진행돼 왔다.

이 중 박태규씨는 해외로 빠져나가 당장 신병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이고 박형선씨는 쉽사리 입을 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그동안 수사는 윤여성씨와 김양(59.구속기소) 부회장 등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임원들의 진술과 자금추적 등에 상당 부분 의존해왔다.

윤여성-은진수 라인을 통해 연결되는 김종창 전 금감원장이 자칫 막다른 골목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검찰이 여세를 몰아 청와대, 정치권 등 정관계로 표적을 확대하려 해도 추가 제보나 조력자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수사를 끌고 갈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검찰이 은진수 전 감사위원한테서 김종창 전 금감원장에게 부산저축은행 검사 무마 청탁을 했다는 진술을 진작 받아놓고서도 김 전 원장을 부르는 데 다소 뜸을 들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탁이 있었더라도 금품수수 등 구체적인 비리 혐의가 포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위급 인사를 무턱대고 부르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김 전 원장을 직권남용 등으로 의율해 기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과거 무죄가 많이 났던 법 적용이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중수부 폐지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검찰 입장에서는 무리한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우려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수부는 일단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김 전 원장을 돌려보낸다는 방침을 정한 가운데 향후 수사 속도는 김 전 원장의 조사결과에 따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