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정부 저축은행 검사 돌입...살릴 자, 죽일 자 가른다.
저축은행 정부 저축은행 검사 돌입...살릴 자, 죽일 자 가른다.
  • 안현진 기자
  • 승인 2011.07.04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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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이 5일부터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선다.

상반기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간신히 살아남은 85개 저축은행이 그 대상이다.정부는 계속 살 수 있는 저축은행에 대해선 금융위기 이후 한 번도 쓰지 않은 `금융안정기금'을 투입, 사실상 공적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대신 가망이 없으면 원칙대로 사망선고를 내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밑 빠진 독'에까지 공적자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는 부담에서다.

◇85개 저축은행 시험대 선다..자구노력 유도

금융위원회가 `하반기 저축은행 경영건전화 추진방향'을 발표한 4일 현재 영업 중인 저축은행은 전국에 98곳이다.

이 가운데 상반기에 이미 검사를 마친 10곳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2곳,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된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뺀 85곳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예금보험공사, 회계법인과 함께 340명의 인력을 동원해 경영진단반 20개를 꾸려 5일부터 4~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에 착수한다.

경영진단반은 각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저축은행의 존폐를 가르는 핵심지표를 정밀 점검한다.

사실상 저축은행 전부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서는 셈이다. 점검은 다음 달 말까지 진행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1 회계연도(6월 말 기준) 경영지표는 9월에 공시되지만, 그전에 미리 핵심적인 사항을 점검해 옥석을 가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진단반은 특별점검 착수와 동시에 대주주에게 자력구제 계획을 요구하기로 했다. 자신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만큼 `자진납세'하라는 의미다.

다만 검사 과정에서 저축은행의 이의 제기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기준과 절차를 정해두고 평가와 해석에 통일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 결국 공적자금 투입.."선별적 지원"

금융위는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을 마치면 허약해진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정책금융공사를 동원, 공적자금을 수혈해 자본을 확충키로 했다.

정부 보증이 붙지 않은 금융안정기금 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인데, 금융안정기금은 특별법상 공적자금으로 분류된다.

금융위는 그동안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영업정지가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해졌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공적자금을 무차별적으로 나눠주지는 않는다. 금융위는 `정상 영업이 가능한 곳'을 골라 원하는 저축은행에 한해 지원키로 했다.

금융위는 9월 말 연간실적 공시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지도기준인 5%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저축은행에만 공적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원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주주가 개인재산을 털거나 자산을 매각해 내놓는 자본금만큼만 `매칭펀드' 형태로 공급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금융위 관계자는 "충분하게 지원하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 배당과 임직원 급여를 제한하는 등 자구노력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가망 없으면 원칙대로..구조조정 재원확충 검토

BIS 비율이 5%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저축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저축은행이 `확실한 신뢰'를 얻도록 하겠다는 목적에서다.

대신 BIS 비율이 5%를 밑돌 것으로 보이는 저축은행은 원칙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게 금융위의 입장이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BIS 비율이 3~5%는 경영개선권고(6개월 내 정상화 기회 부여), 1~3%는 경영개선요구(1년 내 정상화 기회 부여) 대상이다.

BIS 비율이 1%에 못 미쳐 경영개선명령 대상으로 분류되면 일단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토록 해 정상화가 가능한지 검토한다.

계획이 흡족하면 경영개선명령이 3개월간 미뤄지지만,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자본 잠식 상태라면 영업정지로 이어진다.

금융위는 경영진단 결과 스스로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판명된 부실 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신속·투명하게 매각 등 정리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부실 저축은행 매각에 쓰이는 재원은 기존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에서 조달키로 했다.

특별계정은 2026년까지 15조원가량 동원할 수 있는데, 현재 남은 6~8조원으로 부족하다면 특별계정 운영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별계정에 얹어지는 정부 예산은 국회 및 관계부처와 협의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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