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의 꿈 ,"희망, 자기 꿈 이룰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일"
박근혜 전 대표의 꿈 ,"희망, 자기 꿈 이룰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일"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1.11.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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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모습을 ‘스케일이 큰 나라’라고 정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23일 한남대ㆍ대전대에서 가진 간담회와 강연에서 거침없는 발언으로 지난 4년여의 정치적 ‘칩거’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대학생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강도높게 비판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에 들어간 듯한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옛날에는 장동건씨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개그맨 김병만씨를 생각하면 흐뭇하다”고 속내를 털어놓는가 하면,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의 모습을 ‘스케일이 큰 나라’라고 정의하는 등 정치구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꿈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꿈과 정치의 꿈이 따로 있지 않다”라며 “정치권에서 일하는 게 영원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국민 한 분 한 분이 타고난 잠재력과 열정을 발휘하는 환경, 모든 게 갖춰져 젊은 분들이 희망을 갖는 나라, 자기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를 제가 정치를 마치기 전까지 꼭 만들어 내고야 말겠다. 그것이 꿈이고 열망”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박 전 대표의 언급은 내년 총선ㆍ대선을 앞둔 본격적인 대권 행보의 시작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10ㆍ26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을 외면한 채 ‘안철수 바람’을 향한 20대 끌어안기가 그 시발점이 된 셈이다.



한남대에서 가진 대전권 대학 총학생회장단과 간담회에서 그는 작심한 듯 비판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10ㆍ26 재보선 결과에 대해 “부족한 게 많았기 때문에 벌 받은 것”이라면서 “소통하는 부분에서 너무 부족함이 많았다”고 현 정부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불통’의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포퓰리즘은 당장 그럴듯해 보여도 반드시 나라를 골병들게 한다”, “정치적 득을 보려는 것인지, 진정성을 갖고 뭔가 하려는 것인지 국민이 평가를 잘 한다고 본다”는 등 폭포수 같은 발언이 쏟아졌다.

이어 대전대 강연에서는 “교육부터 바꿔야 한다. 경쟁과 강박으로 학생시절을 보내진 않았는가”라며 “입시 쪽으로 가게 하지 말고 제도를 바꿔서 학생 한사람 한사람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자아실현이 되게 하는 것을 교육의 최고 목표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발언 도중에 활짝 웃으며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얘기하다보니 흥분해서 너무 열을 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개인사도 여과없이 공개했다.



한남대에서 한 학생이 “대통령의 딸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라고 말하자 “어머니 교육 방침이 거기(청와대) 있으면서도 평범하도록, ‘아버지 임기 끝나면 신당동 집으로 간다’ 그렇게 마음의 준비하도록 교육을 시키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버지가 정치를 하시고 어머니도 내조로 그 역할을 하셨는데, 별로 부럽진 않았다. 보람은 있지만 자유도 없고..”라며 “그런데 IMF사태가 났을 때 충격을 받았고 ‘피땀 흘려 여기까지 온 나라인데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느냐’라는 사명감이 들었다”며 정치 입문 과정도 소개했다.



학생들이 ‘대학때 미팅을 해봤느냐’고 묻자 “못해서 후회스럽다”고 솔직하게 밝히고 ‘그러면 사랑은 해봤느냐’는 질문에는 “그럼요. 사랑을 안해봤다고 하면 그게 인간이겠습니까”라고 웃어넘기기도 했다.

대전대 혜화문화관내 ‘블랙박스홀’에서 열린 특강에서는 오른쪽 뺨을 내보이면서 “지방 유세를 하다 칼로 베어, 아슬아슬하게 조금만 깊이 들어갔으면 오늘 여러분 만날 수도 없어요”라며 아픈 기억을 드러내보였다.



‘내 마음속의 사진’을 주제로 이뤄진 특강에서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종전의 강연 방식에서 벗어나 질의응답 식으로 학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한 노력이 엿보였다.

박 전 대표는 흑백 사진들을 한장찍 보여주면서 사진들에 얽힌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방식을 도입했다.



가지가 두갈래로 갈라진 소나무, 남산타워 입구의 ‘사랑의 자물쇠’, 어머니의 주름잡힌 발바닥 사진 등을 차례로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 자신이 대학교 시절 축제에서 전통 공예품을 포장하던 모습을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전문 사진작가가 아닌 아마추어 사진사, 시각장애 어린이 등이 찍은 사진들을 선택한 것도 일반 대중과 ‘거리 좁히기’의 한 방식으로 보인다.



특강이 지루해질 조짐을 보일 때면 ‘썰렁유머’로 분위기 전환을 유도했다. “국회의원과 코털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니냐. 정답은 신중하게 조심해서 뽑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첫 유머를 던졌으나 학생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자

“그러면 커플과 싱글의 차이점은 뭘까요. 차이점은 커플은 커플링을 끼고 다니는 것이고 솔로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해 학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30분가량 사진을 중심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한 뒤 나머지 1시간 정도는 학생들의 메시지가 담긴 종이비행기를 읽고 즉석 답변을 하는 등 상방향 소통 방식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한나라당에 대한 젊은층의 싸늘한 여론을 반영하듯 학생들의 비판적인 질문도 여과없이 쏟아졌다.



특강장 앞에서는 행사시작 1시간 전부터 대전지역 학생 10여명이 ‘한미FTA 폐기하라’, ‘듣는정치 라고 쓰고 날치기 라고 읽는다’, ‘의료 민영화가 걱정입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한나라당 규탄 시위를 벌였고, 박 전 대표가 도착하자 ‘우~~’ 하는 야유를 던지기도 했다.

학생들은 특강에서도 전날 한나라당의 한미FTA 비준안을 표결처리한 것을 두고 여야 합의없는 강행처리라는 지적을 잇따라 내놨다.



한 학생은 “정치인들의 소통은 보여주기식인 것 같다. 재래시장 가서 떡복기 먹고..”라며 “어제는 (박 전 대표가) 인덕대학에 가서 창업동아리와 얘기하고 했는데 그런 게 일시적으로 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등록금 대책에 대해서는 “4천억원 정도 증액했는데 이것도 많이 부족하다”, 물가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면목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약속한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겠으나 학부모 주머니에서 나오는 세금으로 하는 것이지 공약하는 사람이 돈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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