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금융사기 기승…고령·은퇴자 불안
노후자금 금융사기 기승…고령·은퇴자 불안
  • 이성재 기자
  • 승인 2012.01.09 2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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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주식투자인구 90만명 거의 돌파
최근 들어 노후자금을 노린 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고령ㆍ은퇴자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불안이 어느 때보다 커지자 한 푼이라도 불리려다 꾐에 빠져 주식이나 펀드, 후순위채권 등에 투자했다가 평생 애써 모은 재산을 날리는 사례도 적지 않게 목격되고 있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 손정국 센터장은 9일 "자신의 판단과 금융지식이 평균이상이라고 과신하는 50대 후반의 고령자들이 금융사기의 표적이 되기 싶다는 연구가 있다"면서 "은퇴자들은 자신의 사회적인 경험을 과신해 금융사기범들의 말을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손 센터장은 "은퇴 고령자들이 금융사기범들의 노리는 먹이가 되는 이유는 중장년층보다 현금 등 유동자산은 많지만 금융시장 변화에 어둡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 고령ㆍ은퇴자들이 이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저축은행 직원들의 말만 듣고 후순위채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경우다.

최근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 이자만 믿고 생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자 60세 이상 고령 주식투자 인구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0세이상 노인 주식투자인구는 2010년말 현재 78만3천명으로 2005년의 53만6천명에 비해 최근 6년 사이 46.1%(24만3천명) 증가했다.

최근 증가 추세대로라면 작년에 이미 노인 주식투자인구가 90만명을 거의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60세 이상 고령자 주식투자인구가 늘어나면서 큰 손해를 본 사례도 적지 않다.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건수가 5건중 1건에 달할 정도다.

2005년이후 2011년까지 거래소에 접수된 주식관련 분쟁 743건중 60세 이상이 제기한 민원은 150건으로 20.2%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작년 말에 서울과 수도권, 6대 광역시에 사는 주민 2천5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금융사기를 당하거나 당할 뻔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60대가 2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 24.4%, 50대 22.8%, 30대 18.9%, 20대 13.2%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작년에 경찰에 적발된 사례처럼 전문지식이 없는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금융사기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작년 7월 연료 없이 자석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를 개발해 주가가 100배 이상 오를 것이라고 속여 3억여원을 가로챈 일당을 사기혐의로 붙잡았다. 이들은 이모(60)씨 등 15명에게 500원짜리 주식을 1만원에 팔았다.

금융소비자연맹 조남희 사무총장은 "노인들을 노린 보이스피싱 사기는 너무 흔하다. 요즘 들어서는 개인정보를 빼내 노인들의 신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경우 노인들은 당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노인들은 유명 금융사의 겉모습만 보고 신뢰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융사 직원들조차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금융기관 사무실에서 이뤄진 일은 회사와 직원이 함께 책임을 지도록 해야 이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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