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 마케팅비용 1조쓰고도 영업이익 1조 남겨
통신사들 마케팅비용 1조쓰고도 영업이익 1조 남겨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2.05.10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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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케팅과 광고비로만 7조원 가량을 쏟아부운 통신 3사가 올 1분기에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 요금인하를 단행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은 롱텀에볼루션(LTE) 시장 선점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도 이뤄낸 성과다.

그만큼 요금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방증도 된다.




9일 통신사들의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통신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총 1조원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요금 인하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1조원이라는 엄청난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통신사별로 KT가 지난해보다 20.3% 감소한 57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SK텔레콤이 26.4% 감소한 4523억원, LG유플러스는 24.1% 감소한 6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통신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총 1조95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조4252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통신사들은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로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요금인하를 꼽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1월과 12월에 기본료 1000원 인하를 단행했다.

안승윤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수익성 악화는 요금인하의 영향이 컸다”며 “요금인하로 인한 이익 감소는 예정된 부분이기 때문에 이미 경영계획에도 반영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을 보면 이 같은 주장은 ‘엄살’임이 드러난다.

일반 제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를 겨우 기록하는 데 비해 통신사들은 두자릿수 안팎의 이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가입자 규모가 가장 적은 LG유플러스가 4.1%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SK텔레콤은 11%, KT는 9.9%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악화됐다지만 일반 제조업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통신사들이 ‘폭리’를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한 숫자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수출을 하는 제조업체들이 제품 제작부터 생산, 무한경쟁 속 해외 판로개척, 애프터서비스 등 말 그대로 피땀을 흘려가면서 벌어들여도 영업이익률이 5% 안팎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내수 독과점 산업인 통신업계는 훨씬 수월하게 돈을 벌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업계의 영업이익이 이전보다 소폭 줄어든 것은 통신사들이 주장하는 요금인하보다는 신규투자로 인한 것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경쟁적으로 LTE 전국망 구축에 나서며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늘리며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LTE에 사활을 걸고 있는 LG유플러스는 “LTE 네트워크 집중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들은 1분기 마케팅 비용은 SK텔레콤이 7250억원, KT가 4277억원, LG유플러스가 3506억원을 지출했다.

통신 3사의 1분기 마케팅 비용만 1조5033억원으로 1분기 영업이익을 웃돈다.

◆ 비싸지는 요금제, 좁아지는 선택권

통신사들은 기본료 1000원 요금 인하로 충분히 할 일은 했다는 입장이다.
안승윤 SK텔레콤 CFO는 “고객들이 요금 인하의 효과를 충분히 누리고 있다.

가계통신비 부담은 상당 부분 통신요금이 아니라 비싼 휴대폰 단말기 가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계통신비 부담이 단말기 때문이라는 통신사들은 벌써부터 값비싼 요금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특히 LTE는 통신사들의 효자 상품이다. LTE 가입자당매출(ARPU)이 일반 스마트폰보다 매우 높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가입자의 평균 ARPU는 3만5000원이다.

하지만 LTE 가입자의 평균 ARPU는 5만2000원으로 일반 스마트폰 가입자보다 1.5배 가까이 높다. ARPU는 통신사의 매출에 직결된다.

LTE가 고가요금제로 부각되면서 통신사들은 올 1분기부터 LTE 시장 선점에 목숨을 걸고 있다.

앞다퉈 전국망 구축을 선언하는 한편 각종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통신사들은 현재 500만명 수준인 LTE 가입자를 연말까지 150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범준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TE로 가면서 고가요금제 고객 유치를 강화할 생각이다.

LTE 가입자가 늘어나면 ARPU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전체로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통신사들이 돈 되는 LTE 시장에 집중하는 사이 피처폰이나 3세대(G) 서비스를 원하는 이용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휴대폰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는 피처폰은 구경조차 힘들어졌고, 3G 스마트폰도 구하기 힘들다. 대리점 직원들까지 “LTE 가입자 확대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통신사들도 피처폰이나 3G 스마트폰을 위한 추가적인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결국 통신사들이 고가요금제인 LTE 요금제로 이용자들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은 “통신사들은 내수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스마트폰에서 LTE로 가면서 계속해서 요금을 올리고 있다”면서 “요금인하로 이익이 조금 줄었다고 엄살을 떠는 것은 일반 국민이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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