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간 희비가 교차되는 제조업 경기’
‘업종간 희비가 교차되는 제조업 경기’
  • 박광원 기자
  • 승인 2009.09.2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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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이 2009년 9월 21일자로 발표한 vip리포트 ‘업종간 희비가 교차되는 제조업 경기’ 보고서가 나왔다 .

1. 개 요

2008년 기준 국내 제조업 생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3%로 서비스업 54.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 -3.2%중 -2.7%p가 제조업 생산 침체로부터 직접 유발될 정도로 제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특히 한국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력 수출 산업들이 포함되어 있는 제조업의 향방이 다른 산업 경기는 물론 전체 경제의 방향성을 결정짓는다고 보아도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제조업 주요 업종들이 위치하고 있는 경기 국면을 판단해 보고 그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모색해 보았다.

2. 제조업 경기의 주요 특징

첫째, 전체 제조업 경기는 회복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조업 생산은 2008년 10월 이후 2009년 6월까지 9개월 동안 감소를 지속하다가 7월에 들어 소폭(전년동월대비 0.8% 증가)이지만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한 재고-출하 사이클을 살펴보면 전체 제조업은 2009년 1/4분기 이후 재고증감률은 하락하고 출하증감률이 상승하고 있다. 생산과 재고 출하 사이클을 기준으로 할 때, 제조업은 현재 경기 회복 국면에 위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중공업이 경공업보다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4분기 중공업의 생산 감소폭은 경공업보다 컸으나, 2/4분기에는 경공업보다 생산 감소폭이 낮은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출하의 경우 중공업은 7월에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경공업은 감소세를 지속중이며, 재고의 경우에도 중공업이 경공업에 비해 빠르게 재고가 소진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셋째,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 산업이 제조업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9년 1/4분기 생산 증감률은 ict 제조업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으나, 2/4분기에는 ict 제조업 생산 증감률이 -1.1%, 비 ict 제조업이 -8.7%로 역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월별로도 ict 제조업은 6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비 ict 제조업은 감소세를 지속중이다. 출하도 ict 제조업이 증가세로 전환된 반면 비 ict 제조업은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재고는 ict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더 빠른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넷째, 중소 제조기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월별 생산의 경우 대기업이 6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중소기업은 7월에도 8.1%의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출하 부문도 대기업은 증가세로 전환된 반면 중소기업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재고의 경우는 대기업이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소폭 감소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

3. 주요 제조업종별 경기 국면 판단

(경기 회복 선도 업종-화학, 전자부품, 반도체) 주요 제조업종별 경기 국면을 살펴보면, 화학, 전자부품, 반도체 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판단된다. 평판디스플레이 등이 포함되어 있는 전자부품 업종 생산은 2009년 3월 이후 7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며 전 업종중에서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화학제품 업종의 생산은 2009년 4월 이후 7월까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 생산은 6월과 7월에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전자부품이나 석유화학 업종보다는 경기 회복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 회복 업종-자동차, 식료품) 자동차, 식료품 등은 생산 회복세가 미약하지만 출하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종의 생산과 출하는 모두 7월에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재고는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중이어서 경기 회복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단 최근 경기 회복이 수출보다는 경기부양책(감세정책)에 의한 내수에 의해 견인되었기 때문에 회복세가 더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식료품 업종 생산은 6월에 1.9% 증가에서 7월에 다시 1.3% 감소하였으나, 출하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재고도 소폭 증가하는 데에 그쳐 경기 회복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 불황 지속 업종-석유정제, 철강, 통신·방송 장비, 기계) 석유정제품, 철강, 통신·방송 장비, 기계 등은 생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 불황 국면에 위치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석유정제품 업종의 경우 7월 생산과 출하가 모두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어 아직 불황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철강 및 기계 업종의 경우 재고-출하 사이클상 우하향하는 경기 회복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생산과 출하 모두 두 자릿수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 불황 업종으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통신·방송 장비 업종은 출하 감소율이 둔화되고 있으나, 역시 7월에 들어 생산과 출하가 모두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어 경기 불황 업종으로 간주된다.

(상대적 호황 업종-조선) 기(旣) 수주 물량이 많은 조선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 재고 통계가 존재하지 않은 조선 업종의 경우 현재 생산과 출하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호황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생산과 출하 증가율이 2008년 4/4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하고 최근 수주량도 급감하고 있어 경기 후퇴 국면으로의 진입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

(구조적 불황 업종-섬유, 컴퓨터) 섬유와 컴퓨터 업종은 국제 경쟁력 약화로 구조적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섬유와 it 업종 중에서는 컴퓨터 부문의 경우 최근 출하 감소율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두 업종의 생산 감소세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두 업종 모두 경기 불황 국면에 장기간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4. 정책적 시사점

첫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경우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한 적극적 노력이 요구된다. 화학산업과 일부 it산업의 경우 수출이 업종 경기를 견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들 업종 경기가 보다 활성화되도록 중국 등 신흥 공업국과 최근 유가 상승으로 다시 구매력이 높아진 중동, 중앙아시아 등 산유국에 대해 적극적인 진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시장에 대한 민관 합동 시장개척단 파견, 대기업·중소기업의 수출 공조 시스템 구축, 우리 기업들의 현지 유통·물류 외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지원 등 다각적인 마케팅 및 판로 확대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경기 활성화 정책이 내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극대화해야 한다. 최근 자동차, 식료품 업종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의 파급 효과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자동차 업종의 경우 개별 해외 시장에서 선전 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수출 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제한된 예산으로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 지출의 효율성 점검, 집행률 제고 등이 필요하다.

셋째, 불황 업종이면서 중간재 산업인 철강, 기계 산업 등은 업종 내 자율적인 조정을 유도하여 경기의 추가 침체를 막아야 한다. 철강, 기계 등의 불황 업종들은 중간재 산업이라는 특성으로 다른 완성품 산업 경기가 호전된 이후에나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 업종에 대해서는 업계의 자율적인 생산 조정이 이루어져 과잉 생산 능력이 방치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특히 경쟁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여, 금융권의 우량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대한 독려,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체제 구축 분위기 확산 등에 주력해야 한다.

넷째, 경기 호조 산업의 경우에도 산업 내 과잉투자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점검으로 급격한 경기 침체를 방지해야 한다. 만약 예상을 뒤엎고 세계 경제 침체의 장기화된다면 조선업종과 같이 장기 호황 산업의 경우에도 경기 호조가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현재 호황 국면을 유지하고 있는 산업의 경우에도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업종 경기 급락에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인 기준을 통해 중복·과잉 투자를 조정하는 등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다섯째, 경쟁열위 업종에 대해서는 산업 합리화 정책을 가속화하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의 경우 신속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발생하는 유휴 노동력이 장기간 방치되지 않도록 실효적인 재취업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이 병행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열위 산업군에 있는 기업이더라도 기술력이 있을 경우 r&d 투자 지원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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