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진민퇴(??民退) 중국경제의 향방과 우리의 시사점’
‘국진민퇴(??民退) 중국경제의 향방과 우리의 시사점’
  • 박광원 기자
  • 승인 2009.09.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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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이 2009년 9월 24일자로 발행하는 vip리포트 ‘국진민퇴(??民退) 중국경제의 향방과 우리의 시사점’ 보고서가 나왔다.

1. 개요

(국진민퇴의 정의) 국진민퇴(??民退)는 문자 그대로 경제에서 국유부문(정부)의 비중 확대가 민간부문의 비중 축소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구체적으로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금리상승이 자본조달비용을 상승시켜 민간부문의 투자 수요를 위축시키는 현상인 소위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와 유사한 개념이다.

(문제제기) 개혁개방 이후 중국경제의 발전은 국유부문의 축소 및 민간부문의 확대와 보조를 같이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추세가 역행할 조짐을 보이가 있다. 총생산을 기준으로 국유부문의 비중은 1980년 76.0%에서 2007년 29.5%로 축소되었다.

(국진민퇴의 배경)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후퇴에 대비하기 위해 실시한‘10대산업진흥계획’과‘내수확대10대조치’가 국진민퇴의 제도적 기반이라 할 수 있다.‘10대산업진흥계획’은 주요 산업에 대해 국유기업 주도의 구조조정 실시와 민간기업의 퇴출을 종용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산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주도할 국유기업 리스트를 나열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국유기업에 민영기업 인수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방직 산업과 같은 과당경쟁 분야와 철강, 석유화학과 같은 독과점 분야에 대해서는 민간기업의 퇴출을 강제 종용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내수확대10대조치’에 따른 soc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국유기업에 편중되었으며, 정책성 금융은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에 집중되었다. 국유기업은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포함된 soc 프로젝트의 90% 이상을 수주하였다. 또한 정책성 금융의 대부분이 국유기업에 배정되었다. 이와 같은 국진민퇴 현상은 단기적으로 경기후퇴를 막는 데는 유효할지 모르나,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본 보고서는 국진민퇴가 중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2. 국진민퇴의 현황

최근 중국에서는 ‘국진민퇴(??民退)’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금융자원 배분에 있어 정부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함에 따라 국유기업에 금융자원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기관의 신규대출이 급증했던 올 1/4분기 기준금리 하방구간의 대출 비중이 급증하였다. 이는 민영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국유기업에 대출이 집중되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2009년 들어 국유기업의 투자는 급증한 반면, 민간 투자는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2009년 1월~7월 동안 국유기업의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하였으나 민간부문은 28.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동기간 고정자산투자에서 국유부문 비중은 27.0%에서 42.9%로 증가한 반면, 민간부문은 73.1%에서 57.1%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국진민퇴 현상은 철강, 항공, 고속도로 등 주요 산업에서 두루 감지되고 있다. 철강산업에서는 국유기업인 산동철강이 우량 민영기업인 르자오철강을 강제로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또한 건설부문에서는 정부와 국유기업 소속 업체들이 모기업의 자금력을 앞세워 대도시 지역의 핵심 상업용 부지를 싹쓸이하고 있다. 최근 중량그룹의 멍뉴(중국내 최대 유제품 가공기업) 인수는
국유기업들이 비전략산업에까지 영역을 확장한 사례로 꼽힌다.

3.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국진민퇴는 산업 집중도 강화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등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나,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 집중도의 제고로 인해 과당경쟁에 따른 기업 채산성 악화 국면 개선, 규모의 경제 달성,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 억제 및 에너지와 광물 자원에 대한 가격 협상력 제고 등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국진민퇴는 중국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중장기적으로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예상된다. 그 이유는 민간기업에 비해 국유기업의 효율성이 크게 낮기 때문이다. 2007년 기준 국유기업의 투하자본의 부가가치 창출능력은 58.3%로 민영기업(118.9%)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결과적으로 중국경제는 향후 두 자릿수 대의 성장이 불가능 할 수도 있다.

둘째,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취약해질 우려가 높다. 중국 수출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영기업의 쇠퇴는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 질 수 있다. 중국 수출에서 절대 대부분(2008년 : 82.4%)을 차지하는 민영기업들이 국진민퇴로 인해 투자가 감소할 경우 생산시설 확충과 기술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다.

셋째, 중국경제의 고용창출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경제에서 민간부문은 국유기업에 비해 고용창출능력이 월등하다. 2008년 기준 민영기업의 경우 투하자본 1억 위안 당 1,016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반면, 국유기업은 254명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고용감소는 소비 여력을 약화시켜 소비 주도형 경제로의 전환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넷째, 경제 활력 저하로 정부 세수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 2008년 기준 민영기업(외자기업 포함)은 정부의 세수 수입 중 80% 정도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자원이 국유기업에 집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수 부담률이 낮은 것은 결국 효율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또한 세수 감소는 추진 중인 경기부양책의 지속을 저해할 수 있다.

다섯째, 국유기업의 금융자원 독점으로 인해 자산 인플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유기업에 금융자원이 집중됨에 따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은 투기현상이 가열화되고 있다. 2009년 들어 산업생산 활동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광물 자원의 수입이 급증하였다. 또한 국유 부동산 업체들의 무차별적 투자로 인해 1/4분기까지 조정 기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반전하였다.

4. 시사점

(정책적 측면) 국진민퇴로 인해 중국의 경제성장과 산업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첫째, 중국 민간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세계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물러난 빈자리를 우리 기업들이 대체해 나갈 수 있도록 정보와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중국 민영기업의 쇠퇴로 인해 중간재에 대한 수입 수요가 위축되면, 대 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이 90%가 넘는 우리나라 수출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안시장 발굴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둘째, 중국 정부 및 국유기업과의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우리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의 산업구조에서 대형 국유기업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정부 및 국유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중국 국유기업의 실체는 준 정부기관과 같아 협력을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공기업 차원에서의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산업, 경제적으로 상호 보완관계에 있는 우리나라 자치단체와 중국 지방정부 간의 협력강화를 위해 자율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국의 산업 집중화에 ‘대적’할 수 있는 산업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과 경쟁 또는 우리나라 제품과 대체 관계에 있는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산업에 집중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산업 집중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유기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유기적 네트워크 형성은 규모의 경제는 물론, 민첩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측면) ?中 사업환경 변화에 대비해 기업들도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대 중국 수출입 기업들은 거래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민영 중소기업들과 거래관계가 있는 국내 기업들은 국진민퇴의 부정적인 영향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대중 수출입 기업들은 거래처 선정과 대금 결제에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으며, 부실이 예상되는 거래처는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다섯째, 중국 진출 기업들은 블루오션과 니치마켓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중국이 산업 집중도 제고를 선언한 주요 산업에 우리기업들이 무모하게 도전하는 것은 이득보다 손실이 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만약 중국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면 관련 산업의 연계 산업 및 상부(上部) 산업, 특히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시장지위를 확고히 해야 한다.

여섯째, 경쟁 환경이 보장되는 분야에서는 과감히 인수합병을 추진해야 한다. 제품의 수명 주기가 짧고, 가격 측면에서 마진이 작은 음식료품, 경공업 등 분야는 신속성이 선결 조건이기 때문에 대형 국유기업들의 진입이 어렵다. 대형 국유기업들이 진출에 부담을 갖는 음식료품, 경공업 등 분야에서 신속한 규모 확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서비스업의 현지화를 위한 영역 확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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