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생산자에 제몫을’…음악인들 거리로 나서
‘음악생산자에 제몫을’…음악인들 거리로 나서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2.07.11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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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에게 정당한 공급가를 보장하라" "무제한 스트리밍 덤핑 다운로드 반대한다.



"10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앞. ’스톱 덤핑 뮤직(Stop Dumping Music)’이란 구호가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사람들이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가수 장혜진, 피아니스트 정원영, 록밴드 자우림의 드러머 구태훈 등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띈다.

줄잡아 수백 여명에 달하는 이들은 바로 ’K팝’의 기획·제작·연주·유통을 책임지는 음악인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최종 승인해 내년부터 시행되는 음악 관련 신탁 단체들의 온라인 전송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개정안은 현재의 정액제에 더해 음악을 이용하는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했고, 제작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음원을 일정 기간 정액제 상품에 포함시키지 않는 ’홀드백’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무제한 스트리밍(듣기) 서비스 및 저가 다운로드 패키지 상품이 여전히 허용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음악인들의 견해다.

이날 거리로 나온 음악인들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광장까지 행진하며 음원 정책 개선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낯익은 얼굴들이 줄을 지어 걸어가자 지나가던 시민들은 호기심에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서울광장에 도착한 음악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온라인 음악산업 정상화’를 테마로 한 문화제.

이들은 작곡가 김형석 등의 재능 기부로 탄생한 캠페인 송 ’스톱 덤핑 뮤직’을 합창하는 등 몇 가지 퍼포먼스를 선보인 뒤 "정부 주도의 저가형 음원 정책
때문에 음악 생산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대국민 호소문 낭독을 맡은 가수 장혜진은 "제작자에게 정당한 수익이 보장돼야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고, 그래야 저희 가수들도 더 좋은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다"면서 "음원 정책 개선은 결국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형석 등이 포함된 창작자(작사·작곡가) 모임 ’하이노트’를 비롯해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 한국레이블산업협회, 서교자치회, KMP홀딩스, 한국연주자협회, 한국힙합뮤지션연합 등이 참여했다.

음악인들은 문화제에 앞서 세종문화회관에서 온라인 음악 산업 정상화를 주제로 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 ’하이노트’의 회장인 작곡가 MGR은 "한달에 3천원 하는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달 내내 이용한다고 가정한다면 1만 4천400곡을 들을 수 있다.

이 경우 곡 당 이용액은 겨우 0.2원"이라며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을 폐지하고 다운로드 패키지 상품의 가격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찬 플럭서스 뮤직 대표도 "우리나라의 디지털 음원 가격은 일본의 40분의 1에 불과하며, 그나마 음원 가격이 싸다는 미국과 비교해도 13분의 1에 그친다"고 보탰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이동연 교수는 "중요한 점은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 규정 문제가 창작자와 소비자 사이의 싸움이 아니라는 점"이라면서 현재의 기형적인 음악 시장은 정부 정책의 잘못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을 대중에게 집중 홍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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